이번 설 명절은 6일간의 긴 연휴였으나 분위기는 예전같지 않았다.
모처럼 오랜 휴식을 가진 기회를 틈타 해외로 나가는 사람들로 인해 공항만 북적였을 뿐 오히려 고향마을은 한적했다.
한 달여 전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가족과 친지를 잃은 유가족들은 무안공항에서 합동 차례를 지내며 슬픔을 나누고 눈물을 삼켰다.
무안을 지역구로 둔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무안·영암·신안)은 이번 설에 대해 "설렘도 기대도 없는 초라한 명절"이라고 표현했다.
서 의원은 30일 <프레시안>과 통화에서 "긴 연휴로 양극화가 극명하게 드러났다"며 "인천공항만 북적일 뿐 춥다는 핑계로 고향에 내려오지도 않는다"고 전했다.
또한 "시골에는 어르신들이 다 돌아가시고 세배받을 사람도 없다"며 "완행열차 타고 선물꾸러미 짊어지고 고향 오는 모습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무안 출신으로 이 지역에서 전남도의원과 무안군수 3선을 거쳐 국회에 진출해 어느덧 3선 중진의원이 됐다.
이번 연휴 지역 선출직 공직자들과 가진 간담회에서는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인한 지역민들의 노고에 대해 정부의 서운한 점들도 토로됐다고 한다.
서 의원은 "우리 지역에서 사고가 발생해 주민들과 사회단체, 자원봉사자들이 모두 발벗고 나서 여러 궂은 일들을 마다하지 않고 고생했으나 정부에서는 아무런 언급도 없었다"며 "하지만 자연재난이 아닌 특정 기업이 일으킨 사고로, 정부에 무엇을 요구할 입장도 아니였다"고 말했다.
또한 "이번 사고로 인터넷상에 무안공항에 대한 악의적인 글들이 지역민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다"면서 "정부에 조속한 대책 마련과 함께 특별교부세 지원 방안 들을 건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재래시장을 찾았을 때 주민들은 정치뉴스에 파묻혀 농업과, 민생 현안 등이 외면되고 있다고 분노했다"며 "정부에 의해 거부당한 양곡관리법·농수산물가격안정법·농어업재해대책법·농어업재해보험법 개정안 등 농업민생 4법을 하루빨리 통과시켜야 한다는 주문이 많았다"고 알렸다.
특히 민생 경제 어려움의 원인으로 계엄을 지목하며 이구동성으로 "윤석열을 당장 끌어내리지 못하고 뭐하고 있냐는 질책을 많이 받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서 의원은 "대지도 민심도 좀체로 풀리지 않는 얼음장 같았다"며 "정치는 무엇을 해야 하고 저는 어떤 답을 써내야 할지 답답한 설 명절이었다"고 지역민들과 마주한 소감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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