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왕 내쫓을 거면 설날 떡국이라도 한 그릇 먹게 하고 내쫓던지 하지, 엄동설한에 이게 무슨 짓들이냐. 광주시장은 피도 눈물도 없는 사람이냐."
경기 광주시는 22일 시유지를 무단 점유하고 있는 목현동 소재 용불사<프레시안 2024년 10월 20일 보도>에 대해 행정대집행을 실시했다.
그러나 설 연휴를 사흘 앞둔 시점에서 행정대집행을 실시한 것도 모자라 철거대상에서 빠진 법당 출입조차 막아 '과잉 집행' 논란이 일고 있다.
23일 <프레시안> 취재에 따르면 시는 이날 오전 8시 용역업체 사람들과 중장비 등을 동원해 용불사 내 2층 규모의 요사채(승려 거쳐)와 창고건물 등을 강제 철거했다.
요사채에 머물고 있던 스님과 그의 가족은 갑자기 들이닥친 용역팀과 공무원들에 의해 건물 밖으로 내쫓겼지만 물리적 충돌은 없었다.
용불사 도원스님은 "생존권을 보장 받을 권리가 있는데, 몸도 아픈 늙은이들을 이렇게 내쫓아도 되는 것이냐"며 "위법한 행정"이라고 항의했다.
앞서 시는 지난해 7월부터 용불사 측에 수차례 걸쳐 불법 시설물 철거 계고를 보내도 이행하지 않자 지난 20일 행정대집행 영장을 발송하고, 이틀만인 이날 강제 철거에 돌입했다.

그러나 이날 오전 철거 현장에서 빠져 나온 도원스님과 스님 가족은 잠을 자기 위해 법당에 들어가려 했지만 용역사 직원들의 출입 저지로 차량에서 밤을 샜다고 주장했다.
도원스님은 "심장약과 간이식 약, 당뇨약을 하루라도 먹지 않으면 안되는 데 어디로 갔는지 알 수도 없고, 옷도 없는데 법당에 못 들어가게 해서 차에서 뜬 눈으로 밤을 새웠다"라면서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다"고 말했다.
도원스님은 약 30년 전인 1994년 산림청 소유 목현동 산 35번지 임야에 자리를 잡은 후 2001년쯤 인접한 산 25번지 광주시 소유 임야 끝자락에 요사채를 지어 기거해 왔다고 주장했다.
광주시는 오는 4~5월께 착공 예정인 탄소중립 목재교육종합센터 건립 장소를 이 일대 8만여평 시유지 중 용불사가 위치한 쪽으로 택했다.
한편, 광주시는 전날 행정대집행에 앞서 용불사의 출입을 원천 봉쇄해 신도들의 항의를 받기도 했으며, 이날 현재까지 도원스님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의 출입을 막고 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