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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오염수 '입틀막'한 尹 정부, 문제는 어용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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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오염수 '입틀막'한 尹 정부, 문제는 어용학자들

[후쿠시마오염수 해양투기를 둘러싼 진실]

일본 후쿠시마핵오염수 해양투기가 1년 4개월이 넘었다. 이 문제에 윤석열 정부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오히려 일본 입장을 우리 정부가 대변하고 반대의견을 '괴담' 운운하며 입틀막했다.

문제는 이러한 핵오염수 해양투기에 대한 막연한 맹신, 나아가 과학적 이름의 포장을 통해 '무해하다'고 주장하는 소위 친원전 전문가들이 언론을 통해 끊임없이 '원전의 안전신화', '방사선 안전론'을 퍼트리고 있다는 것이다. 명확한 근거 제시 없이 이들이 나서 "문제가 없다"고 선전하는 상황이 계속돼 일반 시민들은 그렇게 믿어 버리는 상황이다.

이에 '원전안전신화'나 '방사선안전론'의 문제점을 제대로 알아차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지금 대한민국은 내란 대통령 탄핵정국이지만 지구 차원에서 보면 일본의 핵오염수 해양투기야말로 지구생태계에 대한 '내란' 행위다. 일본 정부는 생태계 내란 주범, 소위 친원전 어용학자들은 '내란 주요임무 종사자'라 할 것이다.

미국 주니어대 교수를 역임한 생물무기화학의 권위자인 오치아이 에이치로(落合栄一郞)는 <방사능은 인류를 멸망시킨다(放射能は人類を滅ぼす)>(2017)에서 원전의 안전신화, 나아가 방사능안전신화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소개했다.

과거 핵무기의 악(惡)을 불식시키고 핵이용기술의 계속과 그 경제효과 유지를 위해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이 미 대통령을 비롯해 원자력 기업군에 의해 선전되었다. 그 기술의 기초는 원폭 이외 또 하나 군사용 원자력잠수함의 개발에 바탕을 두고 있다. 핵분열의 열을 발전에 이용한다는 평화적 이용은 원리적으로는 핵분열 제어에 바탕을 두지만 이 제어는 매우 어렵기에 원자로는 사고위험이 상존하며, 그 때문에 중첩해 안전책을 강구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는 원자력발전은 안전하다고 하는 신화를 국민에게 침투시켜왔다. 1978년 3월 15일자 일본 후쿠시마민우(福島民友)의 기사를 보면 이 시기의 원전반대운동은 철저히 무시하고, 원전의 안전성을 과대선전해 시민을 납득시키려 했는데 그러한 분위기는 전력회사로 하여금 안전대책을 소홀하게 했고, 그 결말이 후쿠시마원전사고이며 현재 재가동과 관련해 충분한 안전책을 강구하고 있지 않는데 이런 것은 범죄에 상당한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실제로 사고가 난 후쿠시마원전의 원자로인 비등수형(BWR)의 개발회사인 GE에서는 개발 당시 몇몇 기술자로부터 구조적 결함이나 미비점이 지적돼왔지만 그러한 기술자들은 회사로부터 해고돼왔다. 후쿠시마 제1원전의 경우 매우 높은 쓰나미의 위험성이 기술자로부터 지적됐지만 고위 간부급에서 무시됐다.

체르노빌 사고가 일어났을 때 일본을 포함한 구미(歐美) 측 원자력산업은 소련과 달리 자기들의 원자로(BWR, PWR)는 절대로 사고가 일어나지 않는다고 선전했지만 이 신화는 후쿠시마원전사고에서 완전히 뒤집혀 버렸다. 그 이전 미국 스리마일섬원전(TMI)사고는 그렇게 자랑하던 비등수형(PWR) 원자로에서 일어난 것이다.

원전은 구조의 복잡함으로 인해 원리적으로 제어가 어려워 본래 매우 위험한 것이기에 사고는 가끔 일어났지만 대부분 공개되지 않았다. 원전안전신화는 완전 거짓이다. 그 전형적인 예가 옛 소련(현 우크라이나)의 체르노빌원전사고다. 이것은 핵분열반응이 제어되지 않아서 발생한 핵폭발로 인한 중대사고다. 당시 정치적으로 냉전상태에 있었음에도 즉시 IAEA(국제원자력기구) 관할 하에서 방사능의 영향은 공식적으로는 거의 드러나지 않았다. 일본 정부도, 후쿠시마·후쿠이원전 등이 있는 지자체도 후쿠시마사고 처리를 IAEA 관할 하에 두는 데 동의했으며 이에 따라 원전에 불편한 정보의 은폐가 의무화됐다고 한다.

체르노빌사고는 옛 소련체제가 붕괴 위기에 있을 때 일어난 것이기도 해 옛 소련 정부는 대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에 편승해 IAEA가 관여해 사후처리를 IAEA 관리하에 두게 했는데 그때 나온 것이 '사고 후의 건강이상은 방사능 그 자체의 영향이 아니라 방사능을 두려워하는 스트레스에 기인한다'라고 하는 설명이었다. 방사능의 물리적 또는 생리적 악영향을 완전 부정하는 것이다. 유감스럽게도 현재 후쿠시마에서도 그러한 거짓의 목소리가 크다. 원전주의자들은 "웃으며 살고 있는 사람에게는 방사능의 악영향은 없다"라며 사람들을 안심시키고 있다. 이는 방사능의 영향을 머리부터 발끝까지 부정하는 태도이지만 ICRP(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는 약간의 과학적 포장을 해 방사능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하도록 하는 조직적 운동을 이어간다.

원자로에 사용하는 연료(우라늄, 플루토늄)와 반응은 원폭과 마찬가지로 운전 결과 방사성 물질을 대량 만든다. 100만kW 원자로를 1년간 운전하면 히로시마원폭 100발 분량의 방사성물질이 나온다. 일본에 있는 50기 정도의 원전이 지난 40년 간 가동해 어느 정도 대량의 죽음의 재를 만들어냈는지는 이에 바탕을 두면 추산이 가능할 것이다. 이들 방사성물질은 원폭에서의 죽음의 재와 마찬가지 작용을 한다. 이러한 핵분열에 따른 방사성물질의 영향을 핵마피아는 어떻게 취급해 왔을까?

방사능은 생체 내 분자를 파괴해 암, 기타 질병 등 생리적 장애를 일으킨다. 방사능은 본래 생명과 공존할 수 없다. 이러한 사실을 핵마피아 측은 확실히 알고 있다. 그러기에 방사능의 부(負)의 영향을 은폐하려고 필사적이다. 인류 전체가 이 기본적 진실을 인식한다면 원폭·원전과 같이 방사성물질을 만들어내는 장치는 지구상에 존재해서는 안 된다는 결론에 이를 것은 자명하다.

그런데 핵마피아는 방사선에 부수되는 문제에 대해 사회적으로는 그 방호를 깃발로 내세운 조직들을 만들어왔다. 1928년 X선에 대한 관심에서 나온 IXRPC(국제X선·라듐보호위원회)는 히로시마원폭을 제조한 맨하탄 프로젝트 조직에서 파생된 NCRP(미국방사선방호측정위원회)와 손잡고 1950년 ICRP로 조직을 대체했다. 원폭병 치료 목적이 아닌 원폭이 인간에 미친 영향 조사를 위해 발족한 ABCC(원폭상해조사위원회)가 원폭피폭자에 관한 데이터를 끌어모았다. 이 데이터는 1950년 이후부터 축적돼, 제2차대전 당시 피해자는 대상에 들어가 있지 않다. 이것이 RERF(방사선영향연구소)로 이어졌고 그 위에 유엔의 권위를 빌린 UNCSEAR(유엔방사선영향 과학위원회)가 있으며, 이와 함께 핵산업 전체를 조망하며 호위하는 IAEA가 있다. 이들 관련 조직에 연결된 인맥과 기업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현재 세계 대부분 국가는 방사선의 안전기준으로 ICRP가 설정한 것을 따르고 있다. ICRP가 인간의 생명보다도 핵산업의 이익우선을 염두에 두고 그 안전기준을 설정해왔음은 그들이 내세운 안전기준이 어떻게 변해왔는가를 보면 알 수 있다. 허용선량 수준이 1954년에는 '가능한 한 낮게', 1956년에는 '실현가능하며 가능한 낮게', 1965년에는 '쉽게 달성할 수 있는 낮은 수준', 1973년에는 '그다지 무리 없이 달성할 수 있는 수준'으로 후퇴했다.

이와 같이 그들의 허용기준에 과학적 근거는 없다. 비용편익의 값을 가능한 낮춰야만 하는 경제적 근거에 바탕을 두고 있다. 생명이나 건강하게 사는 것을 희생하는 비용도 포함은 되지만 매우 과소평가되고 있다. 가령 10만 명에 1명이 암으로 사망하는 것은 허용해도 좋다고 하여 사람 1명의 목숨에 값을 매기고 있다.

이들은 기본적 사실을 은폐해 어떻게든 과학적 근거에 바탕을 두고 논의하는 것처럼 가장하는 데 목숨을 건다. 그 근본으로 방사선이 인체에 미치게 될 영향(흡수선량)을 우선 인체 전체에 미치는 방사선에서 나오는 에너지값(물리량)으로 표현한다. 이는 J/kg으로 표시되고 이를 Gy(그레이)로 정의한다. 1Gy=1J/kg이다. 생물에 미치는 영향은 같은 에너지값이라도 방사선의 종류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이 팩터 Wr(방사선가중계수)을 Gy로 곱해 WrXGy=Sv(시버트)로 정의하고 이를 등가선량(상당선량)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값의 단위가 애매모호하다.

실효선량당량(實效線量當量)이라는 개념도 있다. 이는 방사선이 각 인체 장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가 하는 계수(Wt)를 곱한 것의 전 장기·조직에 대한 총계이다. Wt는 히로시마·나가사키의 사망자수(각 장기당 사망률)로 나눠 나온 것이다. 이들은 어느 정도 과학적으로 의미 있는 정의이기는 하지만 Gy, Sv의 정의 그 자체가 방사능이 생체에 미치는 영향의 실질을 표현하지 못한다. 방사선이 외부에서 와서 모든 세포에 작용한다고 가정하지만 현실은 세포 모두에 한꺼번에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부위에 보다 많은 방사선이 작용할 가능성이 있기에 방사선 피해를 입은 부위의 세포는 이러한 계산값보다도 훨씬 많은 파괴를 받게 될 것이고 그 부위의 생리적 변화는 전체에 한꺼번에 작용하는 경우보다 훨씬 심각해진다. 그런데 ICRP는 히로시마·나가사키의 사망원인(암)의 통계값에서 방사선량을 각 장기로 나눈 수치만 발표하고 있다.

이들은 내부피폭도 고려한다고 하여 예탁선량값도 논의돼 상세한 계산에 바탕을 두어 대량의 환산수치(Bq값을 평생에 걸친 Sv값으로 변환하는 계수)를 제공하고 있다. 이 계산을 위해서는 각종 방사성물질의 생물적 반감기(연령에 의한 차이 등도 포함해)를 가정하고 있지만 방사성물질의 체외로의 배출은 반감기를 가정할 수 있는 정도의 현상이 아니다. 따라서 이 가정을 바탕으로 산출된 대량의 수치는 실제상 큰 의미가 있는 수치가 아닌 데다, 대부분의 경우 과소평가 된다. 방사성물질의 배설은 대부분의 경우 잠재해 있는 것이 아니라 비교적 신속하게 배설되는 부분도 있기에 그 뒤 남는 부분은 배설이 매우 늦어지는 사례도 많기 때문이다.

▲ 후쿠시마 핵발전소의 오염수가 방류되기 시작한 모습. ⓒAFP=연합뉴스

이러한 다양한 수치가 정의돼 있지만 과학적으로 엄밀하게 측정할 수 있는 값은 Bq값 뿐이다. 또 선원(線源)을 컨트롤할 수 있는 기기(X선 발생장치 등)에서 나오는 Gy값는 정확하게 결정할 수 있다. 그러나 환경에 방출된 선원에서 나오는 방사선이 개인에 미치는 선량(Gy, Sv)은 공간선량과 그 개인의 조사기간에서의 행동에서 추측될 뿐이다.

공간선량은 지상 1m에서의 값으로 정의되고 있지만 인간은 지상 1m의 장소에서만 방사선을 받는 게 아니다. 특히 어린아이들은 훨씬 낮은 위치에서 조사(照射)된다. 방사선원이 지상 또는 지중에 있는 경우에는 지상 밀착(5cm)의 선량률은 1m에서의 값보다 몇배 큰 것이 보통이다. 어린이들이 야외에서 노는 장소에는 지장 밀착에서부터 지상 50cm 정도의 선량이 문제가 된다.

가장 기본적인 선량을 낮게 보이게 하는 방법은 공간선량 모니터 그 자체에 손을 대, 실제보다 낮게 표시하는 것이다. 실제로 행해지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대부분의 개인이나 조직이 실제로 모니터 주변에서 선량을 측정해 모니터 표시의 수치와 비교하는 것을 시도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례에서 50% 정도 낮게 표시되도록 설정되어 있다. 모니터 근처는 제염을 열심히 해 선량이 낮게 나오도록 하고 있지만 조금만 떨어지면 선량은 높아진다.

특히 내부피폭량이 되면 현재는 의미 있는 수치를 얻는 수단이 거의 없다. 방사선량에 대해 다양한 수치(당량, 실효, 예탁 등)를 정의해 어떻게 하든 과학적으로 가장하고 그 위에 보통 시민이 어느 수치가 어떤 의미인지 어떻게 돼 있는지 확실히 이해할 수 없도록 만드는 모양새다. 사람들은 수치를 보여주면 '과학적'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방사능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관해서는 대부분의 경우 관련된 수치(선량) 그 자체는 추측치 역(域)을 내지 않는다. 따라서 그것에 반론하기에 충분한 근거를 얻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리고 원자력 측의 과학자·전문가는 이러한 ICRP의 이론이나 수치를 과학적 진실이라고 주장한다. 그것이 시민에게는 권위 있는 선언으로 받아들여지는 근거가 되고 있는 것이 문제다.

오치아이 교수는 또한 이처럼 방사선의 건강장애 사실을 말하는 과학자를 철저하게 배척해왔다고 폭로한다. 현재 가장 기본적인 문제의 하나가 경제적 정치적으로 권력을 가진 측의 범죄적 행위를 폭로하는 사람(소위 공익제보자, 내부고발자)은 어떤 형태든지 배척·말소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예 가운데 원자력 방사선 관계에서의 몇 가지를 들 수 있다.

우선 비근한 예로 교토대 원자로실험소에 속하는 소위 '구마토리(熊取)6인조'가 있다. 교토대 원자로실험소 소속으로 반원전을 일관되게 연구한 연구자들로 고이데 히로아키(所出裕章), 이마나가 데쓰지(今中哲二) 등 6명을 말한다. 이들은 원전의 위험성, 방사능의 위험성에 대해 평생 사회적 발언을 해왔다. 이들은 대학교수로서의 통상 승진코스로부터 멀어지고 퇴임할 때까지 조교수에 머물렀다. 진지한 과학자라도 다소 과격한 발언을 하면 연구비도 받을 수 없게 되고 제 소리를 낼 수 없게 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미국의 원폭·원전개발 과정에서 건강장애 문제를 인식하게 된 어느 과학자가 그 사실을 상사에게 보고하면 그들은 "지금 당장 위험이 있다고는 말할 수 없다. 계속 부정(否定)할 수밖에 없다"는 견해를 표했다. 이런 태도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사실을 은폐를 위해서는 사실을 말하고 공표하는 과학자로부터 연구를 포함해 사실을 알 기회를 빼앗아 버려 공개적으로 발표할 기회를 주지 않으면 된다. 경우에 따라서는 그러한 과학자를 핍박해 시민들로부터 불신을 사도록 획책할 수도 있다.

미국의 저명한 과학자 중에도 이러한 일을 당한 사람이 많다. 1965년 토마스 맨큐소(T. Mancuso) 피츠버그대 교수는 AEC(원자력에너지위원회)의 요청을 받아 핵무기산업 노동자 50만 명을 대상으로 저선량방사선의 영향을 연구하는 팀을 지휘하게 됐다. 그 결과 1970년에 워싱턴주립대의 역학자가 발견한 핸포드의 플루토늄제조소 노동자 중 암을 앓고 있는 사람이 많다는 결론에 대해 반론하는 것을 거부했다. AEC는 1977년에 충분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그를 해고했다. 그러나 그는 과학적 진실을 왜곡하기를 거부했다.

엘레스터 스턴갈라스(E. Sterngalass) 박사의 사례는 이러하다. 미국 피츠버그대학은 대기권핵폭발실험의 금지협약 성립에 한 역할을 했다. 연구진은 핵실험이 행해질 때 미국 국내에서 신생아 사망률이 상승한 사실을 밝혀내 발표했다. 스턴갈라스 박사는 1979년 11월 펜실베이니아 주도 해리스버그에서의 기자회견에서 이러한 결과를 발표하도록 초대됐다. 그는 스리마일섬사고원전 주변의 기초지자체에서 신생아 사망률이 급상승한 사실, 또 그 영향이 멀리 피츠버그 주변까지 미치고 있다는 사실을 발표했다. 이 발표의 결과 일어난 사실을 그의 저서 <비밀의 방사성 강하물>(1972, 1981)에서 인용한다.

"주요한 뉴스네트워크의 TV 카메라가 갖추고 있었고, 뉴스 기자 몇 사람은 기자회견 뒤에 나를 인터뷰했다. 그러나 그날 밤, 다음날도 피츠버그 지방판에도, 전국 TV 뉴스에도 신생아 사망률의 증가라고 하는 나의 발표는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다. 라디오에서 정말 짧은 보도는 조금 있었지만 피츠버그, 필라델피아에서는 이 기자회견이 한마디도 언급되지 않았다. 그것은 마치 해리스버그를 둘러싼 '철의 장막'이 내려져 저선량방사선으로 인한 심각한 영향에 대한 뉴스를 미국 전국, 세계로부터 차단한 것 같았다. 원자력에 관계하는 산업, 군부, 주 및 국가 정부 등이 이러한 사실을 국민에게 알리지 않도록 하고 있다. ……"

그 뒤 미디어나 행정 측은 발표내용을 오류라고 주장하며 이 발표자의 인격을 폄훼하는 듯한 공작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그를 '늑대소년'에 비유하기까지 했다(NYT, 2014). 그러나 그가 내세운 것과 그 결론의 정당함을 지적하는 연구자도 있어 권력 측이 데이터를 조작해 차이가 확실히 나지 않도록 공작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사람도 나왔다. 그러나 '스리마일섬사고에서 중대한 건강장애는 없었다'라고 하는 공식견해가 바뀌는 일은 없었다.

벨라루시 고메리의과대학장이던 유리 반다제프스키(Y. I. Bandazhevsky) 교수의 사례는 가혹하다. 그는 체르노빌사고의 피폭문제 연구에 많은 공헌을 했다. 세슘137에 의한 내부피폭의 실태를 피폭희생자 사후 해부로 각 장기의 방사능(Bq값)을 측정해 사인과의 인과관계를 검증했다. 내부피폭을 직접적, 실체적으로 증명한 최초의 결과이다. 그 결과는 '저선량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심리적인(공포에 의한 스트레스) 것'이라는 권력의 주장을 정면 부정했다. 이로 인해 그는 의대 학장시 입학 관련 수뢰를 받았다는 엉터리 혐의로 인해 1999년부터 8년간 투옥됐다.

시마조노 스스무(島薗進) 도쿄대 대학원 교수는 <만들어진 방사선 안전론>(2013)에서 방사선 건강영향을 둘러싼 과학자·전문가의 책임에 대해 심각한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후쿠시마원전사고 당시 방사선의 건강영향을 둘러싼 정보에 대한 일본 <국회사고조사보고서>는 '리스크를 어떻게 전했는가'가 큰 문제라고 하면서 그것을 '정부나 전력회사' 측의 문제로 보았다. 그러나 시마조노 교수는 실제 방사선의 건강리스크에 관한 정보 제시에 주도적인 역할을 맡은 것은 그 영역의 전문가라고 하는 과학자들이었으며 피해지역 주민이나 일반 시민으로부터 질문에 답하지 못하고 불신을 계속 불러온 것 또한 이들 전문과학자였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들을 '어용학자'라고 말한다. 원자력공학 등 원자로의 안전성이나 에너지문제에 관해 원자력이 우수하다고 말해온 과학자 전문가를 가리키는 것임과 동시에 방사선의 건강영향에 관한 과학자·전문가 거의 대부분이 그렇다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사람으로 시마조노 교수는 야마시타 슌이치(山下俊一)를 든다. 야마시타에 대한 불신은 방사선의 건강영향에 관한 과학자·전문가에 대한 불신을 상징하는 것이 됐다고 그는 지적한다.

야마시타는 후쿠시마현 방사선건강리스크관리 어드바이저, 후쿠시마의대 부학장, 후쿠시마현 현민 건강관리조사의 중심인물으로 수상 관저의 원자력재해전문가그룹의 일원으로 중요한 직책을 맡아 사고후 방사선피폭대책 입안에 큰 역할을 해왔으나 방사선피해와 관련해 실언을 많이 했다. 그는 사고 직후 후쿠시마현내 강연에서 다음과 같은 발언을 계속했는데 그것이 인터넷이나 자료 등을 통해 널리 퍼졌다(고발된 의사-야마시타 슌이치 교수, 그의 발언기록(1부) DAYS JAPAN 제9권 11호, 2011년 10월).

"방사선의 영향은 실은 방긋방긋 웃고 있는 사람에게는 오지 않습니다. 인상을 찌그리고 있는 사람에게 옵니다. 웃음이 여러분 모든 분의 방사선공포증을 제거해줍니다. 앞으로 후쿠시마라고 하는 이름은 세계에 널리 알려집니다. 후쿠시마, 후쿠시마, 후쿠시마. 몇 번이라도 후쿠시마……"(2011년 3월 20일)

"과학적으로 말하면 환경 오염의 농도, 마이크로시버트(mSv)가 …5나 10, 20이라고 하는 레벨에서 밖에 나가도 좋은가 하는 것은 명확합니다. 어제도 이와키시에서 답이 나왔어요. 지금, 이와키시에서 밖에 나가 놀아도 좋습니까. '점점 놀아도 좋아요'라고 답했습니다. 후쿠시마도 마찬가지입니다. 염려할 것 없습니다."(3월 21일)

그런데도 야마시타는 책임 있는 지위에 계속 있었다. 방사선건강영향이나 핵의학 전문가 중에 그를 비판하는 사람은 적고, 오히려 대부분 그의 입장을 지지하는 과학자가 많았다. 2011년 9월 그가 '아사히 암(癌)대상'을 수상한 것 또한 많은 전문과학자가 원전사고 후 야마시타의 활동을 사실상 지지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사례다. 나가사키대 홈페이지에는 그의 수상 이유가 다음과 같이 나온다(2012년 11월 14일).

'방사선과 건강리스크의 최전선에서의 글로벌한 연구실적이 평가된다. 또한 올해 3월에 발생한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사고 현지에서 저선량만성방사선피폭에 의한 발암리스크의 평가와 장기에 걸친 현민 건강관리 프로젝트에서 건강리스크를 조사연구하는 동시에 새로운 방사선의료과학 체제 만들기의 중심적 존재로 주목된다.'

야마시타와 같이 '전선량방사선에 의한 피폭리스크는 100mSv/년 이하에서는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는다'고 하고 '아이들이라 해도 20mSv/년이라면 허용될 수 있을 정도로 낮다'는 입장의 과학자란 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그러한 입장에 서는 과학자집단은 어떻게 해서 형성됐을까에 대해 시마조노 교수는 2011년 3월부터 4월에 걸쳐 나름의 자료조사를 계속해왔다고 한다.

시마조노 교수는 가장 도움이 된 책으로 과학기술사전문가였던 나카가와 야스오(中川保雄) 고베대 교양학부 교수의 <방사선피폭의 역사(放射線被曝の歴史)>(1991)를 든다. 이 책은 ICRP(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와 UNSCEAR(유엔방사선영향과학위원회)가 핵개발의 이익에 따른 입장에서 방사선방호기금을 정하기 위한 회의를 열어 그 방향에서의 정보를 권위 있는 것으로 제시해 온 역사를 밝히고 있는데 특히 이들 기구 소속 전문가가 비판적인 과학자의 견해를 배제하는 입장에 서온 사실도 폭로하고 있다. 이 책은 미국에서의 상세한 자료조사를 거친 것으로 1990년경까지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적 동향을 밝히고 있지만 일본 과학자의 역할은 거의 다루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시마조노 교수는 일본의 전력중앙연구소, 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 나가사키대학 의학부 등의 동향을 추적한 결과 일본의 관련 분야의 과학자·전문가는 결국은 ICRP 이상으로 낙관론에 경도돼 그러한 입장에서의 발언을 계속 반복해오게 됐다고 밝히고 있다.

이들 양심적인 외국 과학자들은 강조한다. 은퇴해 권력으로부터의 영향을 받을 염려 적은 과학자, 그리고 그러한 과학자나 환자를 만나 관찰할 기회가 많은 의사들이 용기를 갖고 발언해 원전마피아 측이 은페한 진실을 파내 거짓을 드러냈으면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언론인이 이러한 진실을 시민에게 알리는 역할을 해줬으면 한다는 것이다. 작금과 같은 현실에서 영향력 있는 언론인들이 용기를 갖고 행하지 않는다면 인류에게 미래는 없다. 이는 일본에 한하지 않는다. 바로 지금 우리 대한민국의 문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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