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유산에 대못질한 '남주의 첫날밤' 촬영팀

KBS "이유 불문 피해 확인 및 수습대책 논의, 머리 숙여 사과”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병산서원이 드라마 촬영으로 인해 훼손됐다는 주장이 나온 가운데, 현장 조사를 마친 안동시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2일 안동시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오후 3∼4시께 KBS 드라마 제작팀이 병산서원에서 만대루와 서원 나무 기둥에 소품용 모형 초롱 여러 개를 매달았다.

건축가 민서홍씨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드라마 스태프들이 소품 등을 달기 위해 나무 기둥에 못을 박고 있었다는 내용의 게시글을 올렸다.

이 과정에 망치와 못이 사용됐다는 목격자들의 주장에 따라 안동시에 문화재 훼손 신고를 접수했다.

안동시 문화유산과관계자는 “드라마 촬영 허가는 했지만 문화재 기둥에 못을 박는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라며 “현장을 확인을 통해 추가조치를 위해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촬영 허가 조건으로 문화유산에 훼손 행위를 금한다고 명시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유산청과 복구 절차를 위해 소통하고 있으며, 학계 전문가들의 자문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후 KBS는 입장문을 통해 “이유 불문하고 현장에서 발생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현재 정확한 사태 파악과 복구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 무엇인지 논의 중이다”고 밝혔다.

한편 해당 드라마 촬영팀과 사실 확인을 위해 통화를 시도 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KBS 드라마 촬영팀이 안동 병산서원에서 소품 설치를 위해 건축물 기둥에 못을 박았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건축가 민서홍씨가 KBS 드라마 제작팀이 병산서원에 못을 박고 있다며 찍은 사진. 민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갈무리. (좌측) 기둥에 못 자국이선명히 남아 있다. (우측) ⓒ 안동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