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무안공항 여객기 사고 원인과 관련해 "활주로 길이 탓이 아니"라고 밝힌 가운데, 무안공항의 짧은 활주로가 이번 사고를 대형 사고로 만든 키운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주종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29일 국토부 브리핑에서 '무안국제공항의 활주로 길이가 짧아 사고가 발생했다'는 주장에 대해 "사고가 난 C급 항공기들이 계속 운항을 해왔다. 활주로 길이에 의해 사고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주 실장은 뒤이은 브리핑에서도 거듭 "활주로 길이가 충분치 않아 사고가 났다고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반면 공하성 우석대학교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이날 YTN 방송 <뉴스와이드>에 출연해 "무안공항은 활주로 길이가 상당히 짧다"며 "인천공항이 4000미터(m) 정도, 김포국제공항도 3600m 정도 되고, 김해공항도 3200m 정도 되는데 (무안공항은) 2800m 정도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공 교수는 "동체 착륙(착륙 장치가 작동이 안 되는 상황에서 비행기 동체를 직접 땅에 대 착륙하는 방식)을 시도하면 착륙 길이는 그만큼 길어질 수밖에 없다. (활주로가 짧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방호벽에 부딪혀서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밝혔다.
그는 "혹시나 엔진 한 개로 운항할 능력이 어느 정도 추가로 있었다고 하면 무안공항이 아닌 활주로가 조금 더 긴 곳으로 이동을 해서 비상착륙을 시도했으면 좋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동체 착륙은 마찰 저항이 상당히 많이 발생하면서 거기에 대한 불꽃이 발생할 수 있고 그로 인해서 화재가 날 수 있다"며 "활주로를 이탈해서 방호벽까지 가지 않고 잔디 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착륙했으면 어땠나 이런 생각도 할 수 있는데, 이번 같은 경우는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았기 때문에 동체로서는 방향을 틀기도 쉽지 않은 그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공 교수는 이번 사고의 1차 원인이 '버드 스트라이크', 즉 조류 충돌로 추정되는 것과 관련해 "조류가 항공기 엔진으로 들어가면 불완전 연소가 발생하면서 불꽃이 발생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어 조류에 의한 엔진 손상으로 볼 수 있다"며 "엔진에서 불꽃이 발생하면 전기적인 신호가 손상되면서 랜딩기어에 신호를 주는 장치가 고장 일으켜 랜딩기어가 내려오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고기를 취항한 제주항공이 기체 자체 결함 가능성은 일축한 것과 관련해선 "조류 영향으로 엔진에 불꽃이 발생한 것이 아니라면, 엔진 자체 결함으로도 볼 수 있다고 판단한다"며 엔진 자체 결함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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