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방관한다면 또 다시 5·18 같은 역사가 반복될 것입니다!"
28일 오후 광주 5·18 민주광장에서 열린 8차 광주시민 총궐기대회는 윤석열 정권 퇴진과 민주주의 회복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외침으로 가득했다. 찬바람이 부는 추운 날씨에도 1000여 명이 넘는 시민들이 광장에 모여 민주주의를 지키겠다는 굳은 결의를 다졌다.
행사 시작 직후 '임을위한 행진곡' 멜로디가 울려퍼지자 시민들은 전남도청을 향해 묵념을 시작했다. 묵념 후 '임을위한 행진곡'을 다함께 제창하며 행사를 이어갔다. 정은채 고등학생의 '다시만난 세계' 대중가요 안무 등 문화공연 시간도 이어졌다.
이날 광주시민 총궐기대회는 최근 농민단체들의 전봉준 투쟁단 트랙터 행진으로 경찰차 벽을 뚫어냈던 소위 남태령 대첩을 이뤄낸 시민들의 발언으로 시작했다.
한 발언자는"남태령에서 경찰이 막아선 것은 단순한 트랙터가 아니었다. 그것은 우리 모두의 자유를 가로막는 행위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셀 수 없이 많은 시민들이 새벽 어둠 속에서 모여들었다. 저는 평범한 시민이지만, 그 순간 더 이상 두렵지 않았다. 우리의 연대로 차가운 새벽을 견뎌냈고, 결국 승리의 아침을 맞이했다"며 "우리는 남태령에서 승리했고, 자유를 다시 한 번 지켜냈다"고 말했다.
한 중학교 학생은 "윤석열은 사퇴해야 한다"며 "국회와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대통령을 파면하고 김건희 여사를 구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민들이 끝까지 행동에 나설 때만이 민주주의를 지킬 수 있다"고 촉구했다.
이날 발언에서는 지난 12·3 계엄 상황과 과거 5·18 민주화운동이 연결되기도 했다.
한 청년은 "저는 5·18을 겪지 않은 세대지만 12월3일 국회 앞에 가 있었다"며 "이번 12·3 계엄 상황에서 공권력이 헌법과 법률을 부정하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왜 경찰과 군이 상부의 명령을 무조건 따랐는가? 왜 공권력이 국민의 자유를 억압하는 수단이 되었는가?”라고 규탄했다.
이어 "민주주의 국가에서 불법 계엄이란 있을 수 없다며 "우리가 방관한다면 또다시 5·18 같은 역사가 반복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현장에 모인 시민들도 뜨겁게 호응했다. 참석자들은 '내란수괴 윤석열 탄핵'과 '내란의힘 해체하라'는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며 야광봉을 흔들었다. 정치·노동·사회 단체 깃발을 든 구성원들과 온몸에 태극기를 두르고 태극기를 흔드는 시민도 눈길을 끌었다.
김규남씨(30대·광주 남구)는 "나라 꼴이 너무 기가 막혀 참을수가 없어 나왔다"며 "연말 같지도 않고 정치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우리 국민은 이번에도 반드시 이겨낼것"이라고 결의를 다졌다.
행사 후 시민들은 5·18 민주광장에서 아시아문화전당까지 약 1㎞를 행진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거리는 시민들의 함성과 구호로 가득 찼고, 주변에서는 시민들을 응원하는 박수와 지지의 표현도 이어졌다.
갑진년 마지막 주말을 맞은 28일 전국 곳곳에서는 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요구하는 집회가 벌어졌다. 광주비상행동은 윤 대통령 탄핵 될 때까지 광주시민 총궐기대회를 다음해에도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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