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에는 난리가 났습니다. 공무원이 비키니 입고 보디빌더 대회 나간다는 게 흔치 않았기 때문이죠. 중요한건 한번 대회 나가고 그친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운동을 해오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얻은 별명이 '열정그네'입니다."
박근혜(41) 경기 광주시청 홍보팀장은 2019년부터 보디빌더 운동에 푹 빠졌다. 6년째 보디빌더를 통해 쉬지 않는 운동전도사로, 운동중독자로 살고 있다며 자신을 소개한다.
SNS 프로필 사진도 보디빌더 비키니 차림으로 가득 채운 지 오래다. 그는 "저로 인해 보디빌더 운동을 시작한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 개인적으로 매우 뿌듯하다"며 "앞으로도 보디빌더 하는 열정그네로 살아가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운동에 관심조차도 없던 그가 보디빌더와 인연을 맺게 된 건 운동매니아인 '소방관 남편'의 권유 때문이었다. 어느 날 저녁 남편이 "운동 같이할래? 물었고, 술김에 알았다"고 대답한 것이 입문 계기가 됐다고 한다.
'열정그네'의 몸만들기는 매일 새벽 4시 반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다. 저녁 약속이 많은 홍보팀장이지만 일주일에 4~5일은 미라클모닝을 실천하고 있다는 그다.
보디빌더는 자신의 삶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다 주었다. "사실 대회를 준비하면서 강도 높은 운동을 수행하다보니 공부가 제일 쉽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도전한 것이 생활체육지도사와 공인중개사 자격증 취득이다. 올해는 한국사 심화 2급도 합격했다.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대회 성적도 나쁘지 않았다. 그는 보디빌더를 시작한 2019년도부터 2022년까지 6차례 대회를 나가 총 4회 수상 기록을 세웠다. 꼴등한 적도 있지만 최고 성적은 2등이라고 강조했다.
기억에 남는 대회는 2020년 6월 피트니스 대회로, 코로나 지원근무를 서다가 코로나에 걸렸을 때다. 그는 "2주간 격리된 방안에서 운동을 했고 헬스장도 문을 닫아서 제대로 몸을 만들지 못한 상태로 무대에 올라갔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가까스로 출전한 당시 대회에서 그는 홍보팀 직업정신을 유감없이 발휘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광주시를 사랑해 주십시오"라는 무대 소개가 그것이다. 이와 함께 "당시 홍보담당관실 직원들의 열화와 같은 응원을 받았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고 전했다.
자신이 맡고 있는 업무에 대해서도 열정적이다. 공무원 첫 팀장 보직을 언론홍보팀장으로 받았다는 그는 "홍보 관련 서적을 탐독했고 광주시를 홍보하기 위해 많이 고민을 했고, 지금도 하고 있다"며 "기자분들과의 소통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박한 꿈도 전했다. 그는 "우리나라에는 전라도 광주도 있지만 천년의 역사를 지닌 경기도 광주도 있다"며 "희망찬 변화, 행복도시 경기 광주를 적극 알리고 싶다"고 했다.
박근혜 팀장은 2006년 10월 광주시 오포읍사무소 근무를 시작으로 18년째 공직에 몸 담고 있다. 2020년 2월부터 홍보팀 차석으로 근무한지 2년 7개월 만에 6급 승진한 뒤 현재까지 홍보팀장을 맡고 있다.
4년 이상 홍보 업무만 담당하다 보니 지역 홍보에 대한 애착도 남다르다. 박 팀장은 "2026년 광주에서 처음 개최하는 경기도종합체육대회에 보디빌더 광주시 대표선수로 출전하고 싶다"며 "선발전 준비를 위해 내년부터는 몸을 더 탄탄하게 만들 생각"이라고 말했다.
보디빌더 운동을 통해 자신감과 자존감이 높아졌다는 '열정그네' 박근혜 팀장의 도전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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