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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깝다"…호남동행의원 첫 설계자의 '탄핵 통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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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깊을수록 새벽이 가깝다"…호남동행의원 첫 설계자의 '탄핵 통증'

정운천 전 의원 '탄핵 국면'에 "무슨 말을 하겠는가"

"이 마당에 무슨 말을 하겠는가? 마음이 너무 아프다."

수레는 두 바퀴로 굴러간다며 '쌍발통 정치'를 주창해온 호남지역 내 여권의 맹주인 정운천 전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가결 국면을 바라보며 이 말만 되뇌였다고 한다.

지역장벽 극복과 동서통합 차원에서 더불어민주당 텃밭을 떠나지 않고 국민의힘 간판을 달고 산전수전 공중전까지 경험해온 그는 16일 "정치가 더 좋은 쪽으로 가야 하는데 그렇지 않을 것 같다"며 "탄핵 국면에 전북정치가 심하게 극단화할까 걱정이 된다"고 토로했다.

▲정운천 전 국민의힘 의원. 그는 국민의힘 불모지인 전북에서 20대와 21대 재선을 역임했다. ⓒ정운천 전 의원

"어느 정당이 잘 하느냐 못 하느냐의 문제 접근이 아니라 지역 정치가 한쪽으로 너무 쏠리면 안 되다는 말이다. 가뜩이나 편중된 전북정치가 계엄 선포와 탄핵 국면으로 극단적으로 쏠릴까 우려된다. 그래서 마음이 아프다"

정운천 전 의원은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지난 15년 동안 어둠 속에서 빛을 바라보는 정치를 했다.

2010년 12월 지금의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최고위원을 시작으로 2012년부터 한나라당의 후신인 새누리당 전북도당위원장을 5년 가량 역임했다.

전통적인 민주당 텃밭에서 보수정당의 지휘봉을 쥔 사람의 정치역정은 결코 쉽지 않다.

정운천 전 의원은 "새는 양 날개로 날아가고 수레는 양 바퀴로 굴러간다"며 "민주당에 편중된 지역정치를 바뀌어야 전북이 살 수 있다"고 끊임없이 주장해왔다.

보수 주자에 높은 장벽을 쳤던 전북도민들의 마음이 조금씩 무너지기 시작했다.

2016년 제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새누리당 당적을 갖고 전주을 선거구에서 당선되는 기적을 일궈내며 정운천 전 의원은 단번에 지역주의 타파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당시 그가 얻은 득표는 4만982표, 37.5%로 민주당 아성에 균혈을 내는 기염을 토했다.

21대 총선에서 미래한국당 비례로 원내 입성에 성공해 재선 배지를 달은 그는 22대 총선에서 함거에 들어가고 혈서까지 썼지만 민주당 이성윤 의원에게 패하고 '정계 은퇴'를 선언하며 전북정치 일선에서 물러났다.

정 전 의원에게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가결 국면은 호남 보수의 궤멸로 이어질 우려를 낳았을 것이다.

정운천 전 의원은 "전북의 보수가 살아남으려면 민주당과의 균형과 조화가 필요한데…"라며 최근의 정국 상황을 안타까워 했다.

▲정운천 전 국민의힘 의원은 22대 총선에서 자신을 함거에 가두고 '오직 전북 사랑'이란 혈서까지 썼지만 패배했고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사진은 22대 총선 당시 함거에 들어가 있는 정운천 전 의원 모습 ⓒ정운천 전 의원

특히 호남동행 의원제를 직접 설계하고 도입한 그이어서 '아픈 마음'이 더 크다는 푸념이다.

정 전 의원은 "호남동행의원제는 전북이 어떤 상황에 처해 있다 해도 전북을 위해 꼭 필요한 제도"라며 "전북이 스스로 손절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정치적 격변기 속에 전북의 내년도 국가예산 추가 확보와 '대도시 광역교통에 관한 특례법(대광법)' 개정 등 현안이 산적해 있어 이런 떄일수록 국민의힘 호남동행의원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안타까움이다.

어떤 상황에서라도 대(對)여 창구는 꼭 필요하다는 정운천 전 의원은 "전북발전을 위해 어떻게 난국을 풀어나가야 할 지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전북의 국민의힘 해체 목소리가 높은 현실과 관련해서는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도 반드시 새벽은 온다"며 "정치에 입문한 후 7년 동안 지역민들의 외면을 받았지만 진정성을 알아줄 것이라는 믿음과 희망을 갖고 버틴 결과 국회에 들어갈 수 있었다"고 술회했다.

지금이 전북 국민의힘에게 깊은 어둠의 시간이지만 '어둠은 어둠만이 아니다'라는 믿음을 갖고 지속적으로 전북도민에 노크를 하면 마음의 문을 열어줄 것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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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홍

전북취재본부 박기홍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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