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통과에 대해 미국과 러시아 등이 발빠르게 입장을 내놨다. 미국은 한국의 헌법 절차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14일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X'의 대사관 공식 계정에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만나 탄핵안 표결 이후 상황을 논의했다면서 "미국은 항상 대한민국과 이곳의 민주적 헌법적 절차를 지지하며 한국 국민과 함께하고 있다"고 밝혔다.
골드버그 대사는 "한반도 및 지역 내 평화와 안보에 대한 우리의 약속은 변함이 없다"며 "조 장관과 저는 한미 동맹이 철통같으며, 앞으로도 이를 굳건히 유지할 것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헌법에 따라 민주적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우리는 정부와 긴밀히 소통을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교부 역시 골드버그 대사와 만나 국내 상황을 설명했다면서 "조 장관은 권한대행 체제 하에서도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하는 우리의 외교‧안보 정책 기조는 변함이 없으며, 한미동맹을 지속 강화‧발전시켜 가고자 하는 정부 의지는 확고하다고 강조했다"고 전했다.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는 텔레그램의 대사관 공식 채널에서 이번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이 한러 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냐는 질문에 "최근에 우리는 안타깝게도 양국 관계가 눈에 띄게 악화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양국 관계는 돌아올 수 없는 지점에 가까워졌다고 말할 수 있으며, 그 지점이란 키예프 정권에 살상무기를 직접 공급하는 결정이 될 것"이라면서도 "다행스럽게도 한국은 이 '레드라인'을 넘지 않았고, 이는 양국 관계가 안정화하고 향후 회복될 가능성을 남겨두었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내 정치에서 일어나고 있는 극적인 사건들이 궁극적으로 이러한 회복 가능성을 방해하지 않고 오히려 이에 기여하기를 바란다"며 윤 대통령 탄핵에 대한 긍정적인 뉘앙스를 보이기도 했다.
한편 외교부는 이날 김홍균 1차관이 미즈시마 고이치 주한일본대사를, 정병원 차관보가 팡쿤 주한중국대사대리를 면담하는 등 일본‧중국과 접촉을 통해 탄핵 상황에 대해 설명하고 앞으로도 협력 관계를 지속적으로 이어갈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이어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에 따른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 관련 상황을 전 재외공관에 알리는 한편, 엄중한 상황 하 복무 자세를 유지하면서 비상한 각오로 업무에 임하고, 주재국과의 우호협력 관계를 지속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을 전 재외공관에 지시했다"고 전했다.
외교부는 "아울러 우리나라에 주재하는 전 주한공관에 외교공한을 발송, 탄핵소추의결에 따라 국무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 업무를 수행하게 되며, 권한대행 하에서도 외교 일정을 계획대로 추진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통보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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