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정리해고에 맞서 장기 파업을 벌인 쌍용자동차(현 케이지모빌리티) 노동자들이 가입한 전국금속노동조합에 사측이 낸 손해배상 소송이 15년 만에 마무리됐다. 쌍용차는 애초 100억 원 대 손해배상 소송을 냈지만 배상액은 최종적으로는 20억여 원으로 확정됐다. 지연손해금을 포함하면 노조가 갚아야 할 돈은 35억 원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등법원 민사 38-2부(재판장 박순영)은 13일 쌍용차 손배소송 파기환송심에서 "금속노조는 케이지모빌리티에 20억 9220만 원과 지연 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앞서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조합원들은 2009년 5~8월 77일간의 정리해고에 반대하며 파업 농성을 벌였지만, 이를 막지 못했다. 이후 노사정 합의를 거쳐 2020년까지 복직을 요구한 해고자 119명이 회사로 복귀했지만, 사측이 금속노조에 제기한 손배 소송은 유지됐다.
1심 재판부는 사측 손해액을 55억여 원으로 산정하고 금속노조의 배상 책임을 60%로 제한해 금속노조가 사측에 내야 할 배상액을 33억여 원과 지연손해금으로 정했다. 2심도 원심 판결을 유지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55억여 원의 손해액에서 2009년 12월 파업 복귀자에게 지급한 급여 18억여 원은 제외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파업과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손해라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였다. 이 판결이 이날 파기환송심에서 확정됐다.
금속노조는 이날 입장문에서 "그동안 너무 많은 노동자의 희생이 따랐다"며 "2009년 쌍용자동차 정리해고에 맞선 77일간의 파업, 그 이후 노동자에게 손배 폭찬이 떨어졌고, 30명이 넘는 노동자와 가족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노동자가 겪은 손배가압류는 살인이었다"고 했다.
금속노조는 이어 "이대로 살 순 없지 않습니까"라는 구호를 외치며 2022년 파업을 벌인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 하청노동자들에게 제기된 470억 원대 손배소송,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340일째 고공농성 중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해고자들에게 제기된 수억 원대 손배소송을 언급한 뒤 "쌍용자동차 손배 판결 이후 한국사회는 달라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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