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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고가 아파트 외벽 대리석을 접착제로 붙여…입주예정자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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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억 고가 아파트 외벽 대리석을 접착제로 붙여…입주예정자들 '반발'

광주 서구청, 당초 재시공에서 보강공사 '선회'로 사용승인

▲건물 외벽 대리석을 접착제로 붙여 논란이 된 광주 서구 쌍촌동의 한 아파트 신축 모습.2024.12.16ⓒ프레시안(김보현)

광주에서 분양가 10억 원대에 달하는 고가 아파트의 외벽이 접착제를 사용해 시공된 사실이 드러나 입주 예정자들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입주예정자들은 관할 행정청인 광주 서구청이 부실시공으로 판정하고 재시공 명령을 내렸음에도, 시공사가 이를 보강공사로 대체한 점에 대해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16일 <프레시안> 취재 결과 문제가 된 아파트는 광주 서구 쌍촌동에 위치한 지상 20층, 144세대 규모의 고급 아파트로 2021년 5월 착공해 올해 12월 준공됐다. 분양가는 저층 기준 약 9억 2600만 원, 고층은 최대 10억 2300만 원에 달한다.

문제는 지난 7월 입주예정자 사전점검에서 외벽 석재가 8층까지는 철제 고정핀으로 시공된 반면, 9층부터 20층까지는 접착제(에폭시)로 시공된 사실이 확인되면서다.

광주 서구청은 시공사가 표준시방서를 준수하지 않았다며 부실시공으로 판정, 지난 9월 4일 재시공 명령을 내렸다.

표준시방서란 건설 전반에 적용되는 일반적인 시공 기준을 정리한 문서다.

이에 대해 시공사 측은 서구청의 재시공 명령에 불복해 행정심판을 제기하며 긴급안전진단 보고서를 제출했다. 지난 9월 진행된 1차 행정심판에서는 정밀안전진단을 추가로 실시할 것을 명령했다. 이후 지난 10월 열린 2차 행정심판에서 이 진단보고서를 토대로 관할 관청이 결정할 수 있다는 재결이 내려졌다.

정밀안전진단 결과, 기존 에폭시 시공 부분의 내구성 및 접합 강도에 일부 우려가 제기되면서 보강공사 방안으로 파라본드 사용이 제시됐다. 이에 따라 시공사는 지난달 보강공사를 마무리했으며, 서구청은 지난 9월 29일 임시사용승인을, 지난 2일에는 사용승인을 완료했다.

외부석재 안전진단 보고서에서는 "외벽석재 조사결과 상가 1층 석재부 탈락·시공미흡 2개소 석재 보수가 필요하다"라고 지적하며 "외부 충격·수분 침투 등으로 결함이 생길 수 있어 정기적인 유지보수와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적시됐다.

▲신축중인 광주 서구 쌍촌동 아파트의 모습.2024.12.16ⓒ프레시안(김보현)

하지만 입주예정자들은 행정심판 과정이 지나치게 빠르고 재시공 대신 보강공사와 사용승인 과정이 석연치 않아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입주예정자는 "재시공을 하면 타워크레인 설치 등으로 수십억이 들고 4~6개월 시간이 소요된다는 안내를 받았다. 결국 비용절감을 한 것"이라면서 "보강공사를 하고 안전진단을 한 것도 아니고 외벽 석재가 떨어질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데, 어떻게 이런 집에서 평생 살 수 있겠느냐"며 불만을 표했다.

또 다른 입주예정자는 "어떻게 고층석재를 주기적으로 관리 하겠냐"며 "재시공 외에는 답이 없다"고 주장했다.

특히 일부 입주예정자들은 서구청이 초기에 재시공을 명령했다가 보강공사로 선회한 이유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며, 관련 행정심판 속기록 등 정보공개를 요구했다. 서구청이 이를 거부하자 이들은 형사고발까지 검토 중이다.

입주예정자 P씨는 "당초 서구청에서는 중대한 하자를 넘어 부실시공으로 재시공 외에는 답이 없다. 사용승인은 커녕 임시사용승인도 안된다고 했다"면서 "관련 행정심판 속기록 등 정보공개를 요구해도 이해관계인이라며 거부하니 형사고발로 대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구청 관계자는 "표준시방서대로 공사하지 않은 에폭시 시공을 문제로 판단해 재시공을 명령했으나, 이후 정밀안전진단 결과와 구조기술사의 설계 변경을 검토한 끝에 보강공사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며 "보강에 사용된 파라본드는 국내 고층건물에도 사용된 검증된 자재"라고 설명했다.

또한 시공사 측은 "일부 민원인들이 악의적인 행동을 하고 있어 민형사상 소송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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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보현

광주전남취재본부 김보현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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