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전화를 통해 이번 기회에 여야 정치인들을 싹 정리하라고 말했다고 진술한 이후 경질된 것으로 알려진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에 대해 국정원이 특별감찰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12일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의원은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11일 제보를 받았다면서 "국정원이 홍장원의 작은 비리라도 샅샅이 뒤지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며 특별감찰 지시를 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6일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의원에 따르면 이날 낮 12시경 국회에서 신상범 국회정보위원장 등과 면담을 가진 홍장원 국가정보원 1차장은 비상계엄 선포 당일 오후 10시 53분경 대통령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 의원이 전한 대화 내용은 이렇다. 1차장이 전화를 받자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 발표) 봤지?"라고 말하며 "이번기회에 다 잡아들여 싹 다 정리해. 국정원에도 대공수사권을 줄테니 우선 방첩사를 도와 지원해. 자금이면 자금, 인력이면 인력 무조건 도와"라고 했고 홍 차장은 "알겠다"고 답했다.
이후 홍 차장은 육사 후배인 여인형 방첩사령관과 통화했는데 여기서 여 사령관이 "선배님 이걸 도와주세요, 체포조가 나가있는데 소재파악이 안됩니다"라고 말했고 여 사령관은 홍 차장에게 "이재명, 우원식, 한동훈. 김민석, 박찬대, 정청래, 조국, 김어준, 김명수 전 대법관, 김민웅(김민석 의원의 형), 권순일 전 선관위원과 또 한 명의 선관위원"을 명단으로 불러줬다고 알려졌다.
김 의원은 "홍 차장은 여기까지 듣고 워딩 그대로 말 드리면 '미친X'로구나 라고 생각하고 그 다음부터는 메모하지 않았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홍 차장은 이후 경질조치 당했다. 김 의원은 "홍 차장에 의하면 12월 5일 16시 경에 국정원장으로부터 대통령이 즉시 경질하라는 지시가 있었다, 사직서를 제출했음 좋겠다고 해서 인사기획관에게 제출했다고 한다"며 "다음날인 12월 6일 10시경 차장 이임식을 마쳤는데 원장이 다시 불러서 사직서를 반려하고 예전과 같이 근무했으면 한다고 한단 뜻을 전했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조태용 국정원장은 "이번에 1차장 포함해 작년 11월 정무직 인사했고 1년이 되는 데 얼마 전부터 정무직 인사 관련해 여러 생각하고 있었다"며 "최근에 1차장이 정치적 독립성 관련해서 적절치 않은 말을 제게 한 바 있는데 그런 것도 고려해 봤을 때 지금과 같이 엄중한 시국에서 국정원은 철저하게 본연의 업무를 하고 정치적 중립성을 지켜야 하기 때문에 제가 판단하기에 1차장을 교체하는 것이 제 판단으로서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국정원은 홍 차장에 대한 특별감찰을 하고 있다는 박 의원의 주장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홍 차장의 주장과 유사한 진술이 10일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회의에서도 나왔다. 김대우 방첩사령부 수사단장은 국방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에 참석해 "구금 시설 관련 및 체포 지시는 제가 여인형 사령관으로부터 직접 지시 받았다"며 "(수도방위사령부) B1 벙커 안에 구금할 수 있는 시설 있는지 확인해보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약 30분 정도 지난 시점에 이같은 지시를 받았다고 전했다.
김 수사단장은 "방첩사령관이 저를 직접 호출에서 상황실에서 이야기했다"며 "장관이 직접 명단을 불러줘서 받아 적으라고 해서 명단을 적었고, 체포라는 단어는 쓰지 않았는데 수사관들을 출동시켜서 (명단 적힌 인원을 체포해) 수방사로 이송시키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 명단은 홍 차장이 김 의원에게 전했던 14명의 명단과 매우 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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