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새 잠 한숨도 못 잤네요. 말도 안 나오고 막 눈물만 나요"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후 10시25분께 담화를 통해 발표한 비상계엄이 6시간 만인 4일 새벽 4시27분께 해제되면서 이를 지켜 본 한 시민의 첫 일성이다.
충남 보령시 보령공영종합터미널에서 차량을 기다리던 시민들은 터미널대합실에 비치된 TV를 통해 전해지는 속보 화면을 보면서 허탈함과 분노가 섞인 불안감을 표현했다.
터미널에서 만난 A씨(51세, 남, 대천동)는 "전두환시대도 아니고 무슨 비상 계엄이냐"면서 "돌아올 수 없는 강을 윤 대통령이 건넌 것 같다"며 탄식을 쏟아냈다.
그러면서 "이제 국가 권력을 맡길 수 없으니 이후 헌법과 적법 절차에 따라 책임을 묻는 길에 들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시민 B씨(66세, 여, 동대동)도 "아니 세상에 이런 일이 어디가 있느냐? 우리나라 어쩌면 좋아요? 대통령이 어떻게 저럴 수 있느냐"면서 "세상을 이렇게 심란하게 해놓고, 이 마당에 누군가는 수습을 해야하는데 앞이 안 보이니 내 일을 열심히 하면서 나라의 안정을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울먹였다.
C씨(65세, 여, 웅천읍)는 "비상계엄령 선포 소식을 듣고 도저히 가만 있을 수 없어 서울 국회의사당을 향해 출발했다"면서 "국회에 와보니 그야말로 난장판이었다. 군인과 경찰을 향해서 목터져라 소리를 외치며 울분을 토하다 보니 목이 메어 말이 안 나온다"며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해제 등의 일련의 상황을 지켜 본 시민들은 그나마 비상계엄이 해제 된 것은 다행이라며, 자신의 잘못은 전혀 생각하지 않고, (자기와 자신의 가족들을 지키기 위한) 개인적인 사유를 만회하기 위한 비상탈출구로 이런 선택을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씁쓸해 하는 모습이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