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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10월 참상의 기억, '동백' 그리고 '김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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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8년 10월 참상의 기억, '동백' 그리고 '김지회'

여순 사건 모티브 영화와 소설의 만남

1948년 남한 단독정부가 수립된 지 두 달이 지나지 않은 10월 19일, 전라남도 여수에 주둔한 군인들이 제주 4·3 항쟁 토벌 명령을 거부하며 무장봉기했다. "조선인민의 아들인 우리는 우리 형제를 죽이는 것을 거부하고 제주도 출병을 거부한다."

이렇게 시작된 '여수·순천 10·19 사건'으로 봉기한 군인들도 죽었고 민간인들도 죽었다. 봉기군이거나 부역혐의자로 지목돼 희생된 이들이 2269명(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 위원회 통계)을 족히 넘는다. 피해자가 2만5000여 명에 이른다는 분석도 있다.

해방 정국에 벌어진 이 '학살'의 참상은 오랜 세월 '여순 반란'이란 멸시를 받았다. 73년 후인 2021년 6월 '여수·순천 10·19 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여야 합의로 제정됐다. 그런데도 봉기한 이들을 '폭도'라고 일컫는 사람들이 아직도 있다.

특별법이 제정된 직후인 2021년 10월 여순 사건을 최초로 다룬 영화가 개봉됐다. 신준영 감독이 연출한 <동백>. 그로부터 3년 뒤인 지난 10월 책 한 권이 나왔다. 소설가 최산 작가가 집필한 역사소설 <김지회>(목선재 펴냄).

▲영화 <동백> 좌, 소설 <김지회>

신 감독과 최 작가가 오는 13일 '여순 10·19 연말특별전'에서 만나 여순 사건을 논한다. 독립영화극장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에선 박근형 씨가 주연을 맡은 <동백>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다.

여순 사건으로 아버지를 잃고 평생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노인과 그의 아버지를 총살당하게 만든 가해자의 딸 사이의 세대를 이은 악연, 화해와 용서를 담은 작품이다. 희생자들의 넋을 붉은 동백으로 상징해 기리는 이 영화는 현대사에서 감춰진 '그날의 이야기'를 휴머니즘으로 드러내 위로한다.

소설 <김지회>는 봉기군의 주역 김지회 중위를 정면으로 다뤘다. 진압군에 맞서 싸우다 처참하게 죽어간 김지회의 생애를 입체적으로 재구성했다. 국가폭력의 흔적을 생생하게 재현하며 그의 연인 조경진과의 사랑과 항쟁, 죽음과 구원을 담이냈다.

문화법인 목선재가 주최하는 '여순 10·19 연말특별전'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13일 오후 6시 30분부터 진행된다. <동백> 무료 감상에 이어 신 감독과 최 작가의 대담이 이어진다.

주최측은 여순 사건을 다룬 대표적인 두 작품을 통해 이제 첫발을 뗀 진상규명 여정에 보탬이 되기를 기원했다.

여순 10·19 연말특별전 제9회 '독립영화, 시(詩)봤다!'

일시 : 2024년 12월 13일(금) 오후 6시 30분 ~ 9시 30분

장소 : 아트하우스 모모(1관) (서울 이화여대 내) 138석 무료상영

진행 : 1부 영화상영(109분) / 2부 시(詩)네토크(60분)

​ 출연 : 신준영 감독 / 최산 작가 / 사회 : 윤중목 시인, 영화평론가

주최 : 문화법인 목선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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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구

2001년에 입사한 첫 직장 프레시안에 뼈를 묻는 중입니다. 국회와 청와대를 전전하며 정치팀을 주로 담당했습니다. 잠시 편집국장도 했습니다. 2015년 협동조합팀에서 일했고 현재 국제한반도팀장을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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