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교수들에 이어 재학생들도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고려대 학생들은 2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 중앙광장에서 시국선언 기자회견을 열었다. 시국선언문에 이름을 올린 학생들은 총 270명에 달했다.
생명공학부 2학년 노민영 씨는 '침묵을 깨고 함께 외칩시다'라는 제목의 대자보를 학내에 붙인 뒤 "학우들의 응원을 담은 포스트잇이 교수들의 시국선언 대자보 한 켠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며 "포스트잇의 응원을 넘어 이제 우리 고려대 학생의 이름으로 함께 변화를 만들어나가고 싶었다"며 시국선언에 나선 배경을 밝혔다.
학생들은 현 시국에 대해 "반복된 거부권으로 국민의 상식적 요구가 묵살되고 다른 의견을 적으로 간주하며 입을 막는 사회에서 대화와 토론은 설 자리를 잃었다"면서 "더 이상 모든 이들이 법 앞에 평등하지 않다. 법은 정의의 하한선이 아니라 누군가를 제압하기 위한 수단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R&D 예산이 대폭 삭감됐다"면서 "이에 항의하던 카이스트 졸업생의 입을 틀어막고 끌어내는 모습에서, 우리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현 정부의 민낯을 봤다"고 했다.
또 "거리 한복판에서 159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그곳에 국가는 없었다"면서 "나라를 지키러 떠난 우리의 친구가 목숨을 잃었으나 국가는 이를 덮기에 급급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기본 책무조차 다하지 못하는 정부에 더 무엇을 기대할 수 있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대학은 시대에 질문을 던지고, 옳지 못한 것에 분노하고 목소리 내왔다. 오늘 고려대에서 대학가의 단단한 침묵이 깨졌다"며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한다. 우리의 목소리가 역사를 바꾸는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앞서 고려대 교수들 152명은 지난 달 14일 시국선언문을 통해 "이제는 무너진 국민의 자존심과 국가의 품격을 회복하고 우리 사회의 지속적인 안녕과 번영을 위해 현 상황을 좌시할 수 없게 됐다"면서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한 바 있다.
대학가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선언이 퍼지면서 이날 기준 시국선언에 참여한 교수·연구자 등은 5300명을 넘긴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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