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親) 윤석열계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당내 당원게시판 논란과 관련해 친 한동훈계 인사들이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기류 변화를 언급하고 나선 데 대해 "야당이 흔드는 술책에 말려들면서 부화뇌동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공개적으로 제동을 걸었다.
추 원내대표는 1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친한계 측에서 김건희 특검법에 대한 기류 변화가 있다. 특검 이탈표 가능성이 나온다'는 기자들의 지적에 "당의 무슨 계, 무슨 계, 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 불편하다"면서도 "의원들이 개별적으로 (특검에 대한) 의견이 다르면 공개적으로 표출했으면 좋겠다. 실제로 확인 안 된 이야기를 이렇게 저렇게 가십성 이야기를 양산하는 건 국회의원으로서 그렇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추 원내대표는 이어 "본인이 당당하게 필요한 의견을, 자기 견해를 논리적 근거를 갖고 당당하게 제시하라"며 "남의 이야기하듯이 야당이 흔드는 술책에 말려들면서 부화뇌동하는 건 적절치 않다"고 했다. "우리 국회의원 중에 (특검에 찬성한다는 등) 그렇게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앞서 국민의힘에선 한동훈 대표의 가족과 같은 이름으로 올라온 당원게시판 내 윤석열 대통령 부부 비방 글로 인한 논란이 불거졌고, 이에 대한 친윤계 측의 공세가 계속되자 '한 대표 측이 특검 이탈표를 반격 카드로 활용할 것'이란 정치권 전망이 나왔다.
이 같은 전망은 특히 '한 대표가 당원게시 논란에 특검법 문제를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가속화됐는데, 한 대표는 지난 29일 해당 보도와 관련한 막후 사정을 묻는 기자들에게 "제가 그런 말을 했다고요? 제가 한 말은 아니다"라고 답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친윤계에선 "굉장히 다양한 해석을 낳을 수 있는 모호한 발언"(조정훈 의원)이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당내 갈등이 커져감에 따라 29일 추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당분간 공개적 발언이나 논쟁은 자제하고 차분히 상황을 지켜보자", "당 지도부에서 상황을 정리하고 생각할 시간도 필요하니 냉각기를 갖자"고 진화를 시도했지만, 이후에도 한 대표를 겨냥한 친윤계 측 '당원게시판 압박'은 계속됐다. (☞ 관련기사 : 국민의힘 '당게 논란'이 김건희 특검법에 미칠 영향은?)
이에 친한계에서도 실제적인 '특검 압박' 움직임이 시작됐다. 친한계 김종혁 최고위원은 추 원내대표의 '냉각기' 제안이 나온 직후인 29일 저녁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당게 논란이 김건희 특검법 이탈표에 영향을 미칠 것인가' 묻는 질문에 "영향을 안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특히 "한 대표가 7월 23일 당 대표 당선됐더니 그쪽에서 떨어진 쪽에 있는 분들을 중심으로 '한동훈은 대표가 돼도 오래 못 간다', '김옥균처럼 3일은 아니다 하더라도 3개월 못 견딜 것이다', 내지는 '3개월이 지나고 나니까 6개월을 못 견딜 것이다' 이런 얘기들이 실제로 오갔다"면서 '당게 논란'을 두고 "그런데 그런 것들이 실제로 실행되고 있는 것인가라는 그런 광범위한 의문을 갖게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를 지켜보면서 주변에 있는 분들이 '그렇다면 한동훈 대표도 가만히 있지 않을 거 아니냐 저런 식으로 자기를 죽이려고 하면 그러면 특검이라는 걸 가지고 반격을 할 것이다'라는 추측 내지는 그런 생각을 할 수가 있다"며 "당연히 그게 하나가 베이스에 깔려 있다"고 했다. 당원게시판 논란이 한 대표 주변인들의 '특검 이탈표'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는 취지의 전망이다.
이날 추 원내대표의 메시지도 이 같은 당내 흐름에 대한 경고성 메시지로 읽힌다. 추 원내대표는 29일 원내대책회의 직후 기자들과의 백브리핑에서도 '일부 친한계 당직자들의 대표 옹호 발언이 사당화를 낳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는 질문을 듣고 "당직자들도 언행에 신중해야 한다"며 "도를 넘으면 적절한 조치를 취해나갈 것"이라고 말해 눈길을 끈 바 있다. 친한계 당직자들인 정성국 조직부총장, 신지호 전략기획부총장 등을 겨냥한 말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날 추 원내대표는 한 대표의 '특검 카드' 발언 의혹과 관련해서도 "정확하지 않은 내용이 전달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한 대표는) 집권여당 당 대표다. 엄중한 사안을 카드로 활용한다 안 한다 그렇게 말씀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 생각을 (한 대표가) 꿈에서라도 생각했다고 상상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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