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인시 47.5㎝, 수원시 43.0㎝ 등 이틀동안 최대 40㎝ 이상의 폭설이 내린 경기지역 내 대다수 학교가 휴업을 결정했다.
그러나 일부 학교의 늦은 휴업 결정으로 인해 학부모들과 학생들의 피해가 잇따랐다.
28일 경기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 30분께 25개 교육지원청과 일선 학교에 ‘학교장 재량에 따라 휴업을 적극 검토하라’는 내용의 공문이 전달됐다.
이는 전날(27일)부터 도내 31개 시·군 전역에 대설특보가 내려진데 이어 이날도 많은 눈이 예보되자 긴급 협의를 가진 경기도와 도교육청이 폭설에 따른 사고 위험 예방을 위해 휴교·휴원을 긴급 권고하기로 결정한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도내 1258개 유·초·중·고등학교가 이날 휴업(634개 유치원, 447개 초교, 108개 중학교, 95개 고교, 1개 특수학교·정오 기준)했으며, 256개 교(91개 유치원, 48개 초교, 68개 중학교, 49개 고교)가 등교시간을 조정했다.
또 119개 교(35개 초교, 50개 중학교, 33개 고교, 1개 특수학교)는 하교시간 조정에 나섰다.
하지만 휴교 또는 등교시간 조정을 결정한 일부 학교에서는 해당 내용이 늦게 결정되면서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수원 권선구의 A초등학교는 기존 등교시간인 오전 9시보다 40여 분 앞선 오전 8시 18분께 ‘재량휴업’을 최초 공지했지만, 학부모에게 직접 안내되는 학교 알림장 등에서는 오전 8시 32분께 안내되는 등 학년별·반별 공지시간이 달라 이미 등교했던 학생들이 교문 앞에서 휴교 안내를 받고 귀가하는 일이 벌어졌다.
수원의 B중학교와 C중학교도 오전 8시 40분께 및 오전 8시 47분께 재량 휴업이 공지되면서 등교길에 나섰던 많은 학생들이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 때문에 해당 지역 학부모들의 메신저 단체 대화방에서는 △오전 7시 40분께 재량휴업이 공지된 인근 초등학교와 달리, A초교는 학교와 담임선생님에게 어떠한 안내도 받지 못했다. 단체 대화방이 없었으면 아이를 그냥 학교에 보낼 뻔 했다 △출근길에 아이를 학교에 내려주고 왔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 싶다 △이미 전날부터 많은 눈이 예고돼 있었는데 당일 오전에서야 휴교를 결정하면, 맞벌이 가정에서는 아이를 어디에 맡겨야 하느냐 △웬만하면 학교 행정에 불만을 갖지 않는데, 오늘은 이해할 수 없다. 학교 관계자들은 일기예보를 확인 안하는건가 등 뒤늦게 휴교 소식을 접한 학부모들의 불만이 가득했다.
특히 C중학교는 학부모들의 잇따른 휴교 요청에 대해 "사전 논의를 통해 이미 정상등교를 결정한 상태여서 갑작스러운 휴업은 불가하다. 늦게라도 등교해 달라"고 답변해 원성을 자초했다가 뒤늦게 휴교를 결정하기도 했다.
도내 다른 지역에서도 이 같은 상황이 발생하면서 도교육청 홈페이지 민원게시판에는 교육당국의 늑장대응을 성토하는 학부모들의 비판글이 쇄도하고 있다.
한 학부모는 "학교에서 자율적으로 휴업이나 등하교 시간을 조정하도록 한 도교육청의 결정의 목적은 이해하지만, 정작 필요할 경우엔 의사결정이 늦어져 학생과 학부모들만 혼란을 겪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천재지변 등의 상황에 대해서는 도교육청에서 일괄적으로 지침을 내려주는 것이 맞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계속되는 예보상황에 딸 전날(27일) 오후 2시40분부터 상황관리전담반을 구축·운영하며 일선 학교의 휴업 및 등교시간 조정 등 상황을 파악하고 있었다"며 "당초 오늘 휴업 및 등교시간 조정이 결정돼 있던 학교는 1곳과 31곳이었지만, 새벽시간 많은 눈이 내림에 따라 학교 측에 휴업을 적극 권고하는 공문을 시행한 것으로, 앞으로 학생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적극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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