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력충원, 임금인상 등을 요구하며 준법운행 투쟁을 진행 중인 전국철도노동조합이 다음 달 5일 무기한 파업 돌입을 예고했다.
철도노조는 21일 서울 용산 서울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히며 "한국철도공사와 그 뒤에 숨은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의 입장 변화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했다.
철도노조의 주 요구사항은 △안전·운전·역무 등 노동자 1566명에 대한 인력감축, 외주화 진행 중단, △정부 공공기관 총인건비 인상 가이드라인대로 2.5% 기본급 인상 및 성과급 임금체불 해결, △4조 2교대 도입, 타 공공기관과 동일한 성과급 지급 등 기존 노사 합의 이행, △운전실 감시카메라 시행 중단 등이다.
철도노조는 인력충원과 관련 "올해 서해선을 비롯해 중부내륙선, 동해선 등 9개 노선과 51개 역이 개통한다. 새로 교통을 확대하면 일자리도 늘어나야 하지만 안전인력은 늘지 않는다"며 "'인력이 없어 외주화라도 해야 한다'는 그들의 푸념에 철도 노동자는 동의할 수 없다. 필요한 안전인력 충원은 열차 안전을 위한 전제이자, 시민의 생명을 책임져야 하는 정부와 철도공사의 의무"라고 주장했다.
임금 문제에 대해서는 "철도공사는 작년 성과급을 7개월 간 체불하고, 올해 다시 231억 원을 체불했다"며 "대통령이 임금체불 사업자를 엄벌하라 지시하고, 노동부 장관까지 임금체불 근절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지만, 반복하는 철도공사의 임금체불을 보면 결국 말장난에 불과하다. 공기업조차 임금을 체불하는 현실에서 민간사업장과 영세사업장 문제가 제대로 해결될리 만무하다"며 체불임금의 연내 지급을 강조했다.
최명호 철도노조 위원장은 "철도노조의 요구는 소박하다. 다른 공기업과 동등하게 대우하고, 정부 기준 그대로 기본급 인상하고, 노사합의 이행하고, 신규노선 운영에 필요한 인력을 충원하고, 정부도 특단의 대책을 마련한다고 했으니 임금체불 좀 그만하라는 것"이라며 "12월 5일 철도노조는 안전없는 일터와 신뢰가 무너진 철도 현장을 바꾸기 위해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어 "철도노조는 마지막까지 문제해결과 원만한 타결을 위해 대화와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다시 한 번 정부와 철도공사의 결단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철도노조는 지난 7월 사측과 2024년 임금단체교섭을 시작해 2번의 본교섭, 8번의 실무교섭을 거쳤지만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중앙노동위원회 조정 절차를 거쳐 지난 9월 쟁의권을 획득했다. 지난 15~18일 철도노조가 2만 1102명의 조합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도 참여율 93.7%에 찬성률 76.6%로 가결됐다. 철도노조는 이번 쟁의행위 찬반투표 참여율과 찬성률이 2019년 이후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철도노조는 이에 지난 18일부터 '안전한 일터 지키기'라는 명칭으로 준법운행 투쟁을 시작했다. 준법운행 투쟁의 내용은 철도공사 작업 매뉴얼에 규정된 대로 업무 중 뛰지 않고, 역 정차시간과 휴게시간을 지키고, 운전 중 생리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화장실을 이용하고, 선로변 작업 시 안전 감시자를 배치하는 것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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