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이재명 징역형, 국민의힘 정신차리고 특검 받아야"

국민의힘 유승민 전 의원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선거법 사건 1심 유죄판결로 반사이익을 기대하는 듯한 여권 분위기에 일침을 가했다.

유 전 의원은 20일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국민들의 시선이 있지 않느냐"며 "이재명 대표가 1심에서 징역형을 받았다면 국민들은 그 다음에 누굴 쳐다보겠느냐. '윤석열 대통령 부부와 국민의힘 당신들은 떳떳하냐' 이렇게 지금 당장 묻고 있다"고 꼬집었다.

유 전 의원은 "김건희 여사와 관련해서 특검도 거부하고, 모든 게 검찰 단계에서 불기소되고, 명태균이라는 이상한 사기꾼이 나타나서 막 휘젓고 다닌다"며 "(이 대표의 유죄판결로 인해) 국민들께서 윤 대통령 부부와 국민의힘에 대해 더 엄격하고 더 가혹한 시선으로 바라보지 않겠나. 국민의힘이 그런 점에서 정신 차려야 될 때"라고 했다.

그는 "당장 국민의힘의 한동훈 대표나 국회의원들이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해서 생각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며 "채상병, 김건희 여사 특검법 다 받고, 김건희 여사는 수사 받고, 대통령은 남은 임기 동안 대통령 업무 열심히 하시라"고 촉구했다.

그는 '특검법은 탄핵으로 가는 길'이라는 여당 내의 반대 정서에 대해 "김건희 여사 특검법이 김건희 탄핵으로 가지 왜 윤석열 탄핵으로 가느냐"며 "대통령의 권력을 호가호위해서, 남편 권력을 사유화해서 만약 공천 개입을 하고 국정 개입을 하고 인사 개입을 했으면 잘못된 것이고 그것을 묵과한 대통령이 공범 비슷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지금 상황에서 그럼 김건희 여사 특검법을 안 받고 남은 2년 반 임기를 계속 갈 수 있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또 대대적 인적 쇄신을 촉구하며 "총리, 부총리, 특히 경제나 의료, 교육, 노동, 복지 싹다 바꿔야 된다. 남은 절반의 임기를 제대로 하려면 용산 비서실도 다 바꿔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그동안 윤석열 대통령 인사하신 걸 보면 사람을 보는 눈, 선구안이 한심하지 않았나. 대통령 본인이 바뀌지 않고 그냥 자기 말 잘 듣고 자기가 격노할 때 찍소리 못 하고 있을 그런 사람을 쓰면 아무리 사람 바꿔도 국정이 바뀌는 건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며 "이제는 정말 내각을 중심으로 김건희 여사 비선 라인에 의존 안 하고, 또 주술적인 데나 명태균, 천공에 의존 안 하고 '우리 대통령이 진짜 바뀌어서 남은 임기 동안 일만 열심히 하려나 보다' 그런 평가가 나올 인사(를 해야 한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한편 여당 내 이슈인 당원게시판 문제에 대해 한동훈 대표를 겨냥하고 나서 눈길을 끌기도 했다. 그는 "자기가 했는지 안 했는지 자기가 아는 거고, 가족들이 했는지 안 했는지는 어머니, 장모, 장인, 처와 딸한테 물어보면 되는 것"이라며 "이것은 한 대표가 더 이상 혼란스럽지 않게 오늘이라도 바로 밝혀야 한다"고 했다.

이어 "만약 가족 중에 일부라도 거기에 연루가 됐다면 그게 법적인 문제는 전혀 아니지만 가족을 동원해서 비판하는 건 정치판의 금기를 깬 거기 때문에 심각하게 사과를 해야 될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는 "제가 윤석열 대통령이 싫다고 제 아내와 아들, 딸한테 '야, 들어가서 윤석열 욕해' 이게 말이 되느냐"며 "국민들이 김건희 여사 문제 때문에 골치아파 죽겠는데 한 대표도 가족 문제 때문에 그러면 안 된다", "그거 당무감사하고 경찰 수사할 일 아닌 것 같다. 한 대표가 빨리 밝힐 일"이라고 했다.

민주당을 향해서는 "검찰이 불공정한 데 대해서는 문제 제기를 하는 건 저는 정당하지만 판사가 판결하는 것은 건드리지 않는 게 우리가 삼권 분립을 존중하는 태도이고, 그게 또 민주당한테 별 도움도 안 되는 것 같다"고 그는 충고했다.

그는 "검찰이 불공정하다라는 문제는 제기할 수 있다. 누가 봐도 검찰 불공정하지 않나. 왜 디올백하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은 불기소 처분하나. 불공정하다"며 "그렇다고 이재명 대표가 저지른 온갖 불법 의혹이 없어지느냐. '당신들 더러우니까 우리도 더러워도 돼' 이런 말밖에 안 되지 않나. 그건 옳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는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한테 질질 끌려 다니면 민주당은 망하는 길로 가는 것"이라며 "이 대표는 민주당을 위해서라도 자기의 사법리스크가 정리될 때까지는 대표직에서 빨리 물러나는 게 맞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