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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구속, 尹 '공천개입' 의혹 번지나…"김태우 뛰게 하라" 증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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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태균 구속, 尹 '공천개입' 의혹 번지나…"김태우 뛰게 하라" 증언도

明의 '공천 영향력' 원천은?…尹 자택방문, 대통령 일정 사전파악, '김건희 돈봉투' 등 눈길

윤석열 대통령 부부 공천개입 의혹의 핵심 인물인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가 15일 새벽 구속되면서, 검찰은 명 씨가 어떻게 국민의힘 공천에 실제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는지 규명하는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명 씨 등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에서는 빠져 있는 '미싱 링크'다. 명 씨는 검찰에서 자신이 윤 대통령과 그 영부인 김건희 전 코바나컨텐츠 대표와의 친분을 과시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것이 단순 과시인지 실체가 있는 내용인지도 확인이 필요한 부분이다.

특히 명 씨의 구속사유 중 핵심적 부분은 2022년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김영선 전 의원이 국민의힘 공천을받도록 하고 그 대가로 수천만 원의 금품을 받아 챙겼다는 것인데, 같은 선거에서 윤 대통령이 일부 공천에 관여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점이 눈길을 끈다. 이는 '김영선 등 공천 희망자→브로커 명 씨→(윤석열 대통령 당선자→)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로 이어지는 공천 관련 청탁의 연결고리가 완성되느냐와 연관돼 있다.

다만 명 씨가 여론조사 업체 대표로 활동하며 여당 정치인들 다수와 폭넓은 교분을 형성해온 만큼, 위의 순서도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 부분이 생략될 수도 있다. 명 씨가 국민의힘 지도부와 '직거래'를 했을 가능성이다. 당시 국민의힘 대표는 이준석 의원, 국회의원 보선 공천관리위원장은 윤상현 의원, 지방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은 정진석 현 대통령비서실장이었다. 용산을 포함해 이들은 모두 자신의 공천 청탁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①명태균과 尹의 관계는?

명 씨가 윤 대통령을 통해 공천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을 가능성과 관련해 주목되는 것은, 윤 대통령이 김영선 전 의원 공천 사안 외에도 지방선거 공천에 영향력을 미치려 했다는 정황 보도다. 윤 대통령의 공천 관여 혹은 '의견 제시'가 여러 건 이뤄졌다면 명 씨 등의 의견을 전해듣고 그와 같은 내용을 당에 전달했을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아지기 때문이다.

14일 JTBC <뉴스룸>은 윤 대통령이 강서구청장 선거에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을 공천해야 한다는 의견을 당 지도부에 직접 피력했다고 보도했다. 방송은 윤 대통령이 "김태우 후보를 뛸 수 있게 하면 경쟁력이 있어서 구청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전했다. 김 후보는 실제로 강서구청장 후보로 공천을 받았다.

일부 언론은 이 전 대표 등 당시 당 지도부 인사 증언을 인용, 윤 대통령이 김은혜 당시 의원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내고 김 의원 지역구에는 안철수 당시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출마시키려는 의중을 당에 전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명 씨가 윤 대통령 취임 후, 대외비인 대통령 지역방문 일정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정황은 윤 대통령 혹은 그 주변과 명 씨가 특수한 관계에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JTBC는 명 씨가 2022년 7월 대통령의 현대중공업 방문 일정을 최소한 6일 전부터 알고 있었다며, 명 씨가 7월 22일 강혜경 씨와의 통화에서 "현대중공업 그거 아마 다음 주에 대통령 갈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윤 대통령은 실제로 같은달 28일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를 방문했다.

명 씨는 같은해 6월 22일 윤 대통령의 두산에너빌리티 본사 방문 이틀 전에도 강 씨와 통화하며 "박완수(경남지사)가 얘기해준 것"이라며 "22일하고 25일 사이에 대통령이 내려온다고 지사한테 연락이 왔다"고 말하기도 했다. 명 씨의 말과는 달리 박 지사 측은 '일정 자체를 몰랐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13일 JTBC 보도에 따르면, 명 씨는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을 앞둔 2021년 6월 윤석열 캠프에 찾아가 캠프 관계자들 앞에서 대선 전략을 30분 넘게 브리핑했다고 한다. 당시 자리에 김건희 전 대표가 참석했다는 전언도 나왔으나, 이 전언의 출처인 함성득 경기대 교수는 보도가 나간 이후 '김 전 대표는 참석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입장을 번복했다.

②명태균과 김건희의 관계는?

다른 경우의 수는 명 씨가 윤 대통령 본인이 아닌 영부인 등 주변 인사를 통해 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을 가능성이다. 14일 한국방송(KBS) <뉴스9>는 명 씨가 구속영장이 청구된 다음날(12일)까지 김건희 전 대표에게 여러 차례 텔레그램 메시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김 전 대표는 명 씨의 메시지를 읽었지만 답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날 문화방송(MBC) <뉴스데스크>는 명 씨가 김 전 대표와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 사진을 공개했다. 명 씨가 김 전 대표에게 "여사님 말씀대로 김해갑 경선도 참여하겠다고 기사를 내지만 김영선 의원이 이길 방법이 없다", "여사님이 이 부분을 해결해주세요"라고 메시지를 보내자, 김 전 대표가 "단수를 주면 나 역시 좋다", "기본 전략이 경선이 돼야 하고, 지금은 김영선 의원이 약체후보들부터 만나서 포섭해 나가는 게 답"이라고 답하는 내용이다.

명 씨가 김 전 대표의 지역 방문 일정에 동행하거나, 그로부터 수백만 원이 든 돈봉투를 2차례 받았다는 보도도 나왔다. 지난 11일 JTBC는 명 씨가 지난 2022년 김 전 대표가 대통령 영부인으로서 가진 첫 지역방문 행사인 봉하마을 방문 당시 김영선 전 의원과 함께 대통령실 특별열차에 동승했고, 찻간에서 만남이 이뤄졌다고 보도했다. 명 씨 측 인사는 방송 인터뷰에서 "명 씨가 김 전 의원을 데리고 (기차에) 올라가 김 여사를 만났다고 했다"며 "열차 안에서 만났고 1시간 정도 걸렸던 것으로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검찰은 강혜경 씨로부터 '명 씨가 김 전 대표에게 500만 원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명 씨도 검찰 조사에서 돈을 받은 사실은 부인하지 않았으나, 구체적 금액은 기억하지 못하고 있고 '일종의 교통비'였을 뿐 여론조사 비용 등 대가성이 있는 금원은 아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14일 JTBC는 명 씨가 김 전 대표에게 돈봉투를 받은 것이 1번이 아닌 2번으로, 2021년 9월과 2022년 4월로 추정된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 중 2022년 4월은 같은해 3.9 대선에서 윤 대통령이 당선된 지 한 달가량 이후 시점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5일 명 씨와 지인 간의 2022년 4월 하순 통화에서 "사모님은 윤상현 의원한테 전화했지"라고 말한 녹음파일을 공개하기도 했다. 사모님, 즉 김 전 대표가 공천관리위원장이었던 윤 의원과 공천 관련 통화를 했다는 정황을 시사한다.

③이준석 폭로는 왜 나왔나

명 씨가 대통령이나 영부인으로 하여금 당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하도록 한 것이 아니라, 이들의 이름을 팔아 당 관계자들에게 공천 관련 특정 방향을 제시했고 이를 당 측이 수락했을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명 씨는 이준석·윤상현 의원 등 당시 핵심 당직에 있던 국민의힘 정치인들과 교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 SBS <8뉴스>는 창원지검 수사팀이 명 씨가 이준석 의원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 내역 다수를 복원했으며, 이 가운데는 이 의원이 성상납 관련 의혹으로 당 윤리위에 제소된 데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는 내용도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는 두 사람 사이에 상당한 친분이나 신뢰관계가 있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 의원이 14일 기자들과 만나 자신이 당시 명 씨에게 '윤 대통령이 김영선 의원은 경선을 하라고 했다'는 메시지를 보낸 데 대해 "명 씨가 공천 상황을 잘못 알고 있어 분위기를 전해준 것"이라고 밝힌 점이나, 이 자리에서 윤 대통령이 지방선거 공천에 구체적으로 간여하려 했다는 폭로를 하기도 한 점은 눈길을 끈다.

윤 의원도 "말도 안 되는 얘기"라며 "대통령 부부와 통화하거나 연락한 적 없다", "이준석 (당시) 대표와 이 문제를 논의한 적 없다"고 부인했다.

▲김영선 전 의원 공천개입 의혹 핵심 인물인 명태균 씨가 지난 14일 오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창원지방법원(창원지법)에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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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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