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철 잦은 비로 비교적 저렴한 조사료인 볏짚마저 품귀현상이 우려되고 있어 한우 사육 농가들이 울상이다.
5일 기상청에 따르면 광주는 올해 10월, 13일이나 비가 내렸고 강수량은 98.2㎜에 달했다. 지난해 10월 강수일수 7일에 강수량 11.5㎜에 불과했던 것과 비교하면 8.5배에 달한다.
이는 전국적으로도 비슷한 상황이다. 가을 장마에 한우농가들이 먹이로 사용하는 볏짚을 거둬들이지 못해 비상등이 켜졌다.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볏짚 등 조사료는 호남에서 70% 이상 생산되고 있다.
사료용으로 쓰이는 곤포 사일리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논에 기계가 들어가 벼를 수확하고 남은 짚을 말고 발효제 처리 후 비닐감기를 하고 45일 이상 발효·숙성 해야 한다. 곤포 사일리지는 볏짚을 비닐포장해 발효시킨 것으로 가을철 논에서 흔히 보이는 마쉬멜로우 모양의 그것이다.
하지만 올 가을은 잦은 비로 이같은 작업이 어려워 볏짚 품귀현상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주로 수입에 의존하는 고품질 사료인 볏과 목초 티모시는 20㎏ 프리미엄 기준 1만 4800원의 고가에 팔리고 있다. 500㎏ 볏짚이 8~10만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농가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볏짚이 부족해지면 한우농가들은 사료에 의존할 가능성이 크다. 광주 한우농가에 사료 공급에는 이상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광주 축협 사료배합공장 관계자는 "사료 주문이 들어오는 대로 처리할 수 있도록 준비되어 있다"며 "물량공급에 이상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우농가 관계자 A씨(60대)는 "몇 년 전만해도 개당 4~5만 원하던 볏짚 가격이 배나 올랐고, 올해는 가을 장마 때문에 더 오를 것 같아 걱정이다"며 "소값은 폭락하는데 사료 부담은 커지면서 소농들은 못 견디고 규모가 있는 농가들만 겨우 버티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광주시 관계자는 "안정적인 조사료 공급을 위해 조사료 생산기반·사일리지 제조·조사료 종자 구입비 지원 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시의 경우 지난 1월 집계 기준 133개 농가에서 4020마리의 한우를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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