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광산구 평동농협이 벼 자동화 육묘장 시설을 짓기 위해 토지를 매입하는 과정에서 그린벨트 지역의 토지를 시세보다 2배 높은 가격에 구입해 20억원 이상의 손실을 초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벼 육묘장은 농민에게 모를 제공하기 위한 위한 시설이다.
29일 평동농협과 조합원 A씨 등에 따르면 평동농협은 지난 2021년 4월 광주 광산구 동산동 일대 2필지의 토지 7294㎡를 9억7296만원에 매입했다. 하지만 해당 토지는 육묘장 시설 허가를 받지 못하는 국토계획법상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현재까지 3년 넘게 방치되고 있다.
A씨는 "해당 토지는 당시 5억5100만원으로 매입할 수 있었으나, 평동농협과 전임 조합장 B씨가 4억2100만원을 더 주고 매입해 조합비를 낭비했다"고 주장했다. 땅을 메꾸는 복토비용과 이자 등을 고려하면 손실 규모는 더 커진다는 설명이다.
결국 육묘장 허가를 받지 못한 평동농협은 같은 해 12월 광산구 연산동 일대 3041㎡의 토지를 23억원에 추가 매입했다. 다음해인 2022년 4월 7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벼 자동화육묘장을 준공했다. 하지만 A씨는 이마저도 당시 시세보다 ㎡당 약 30여만원을 더 지불해 약 10억원의 추가 손실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2021년 3월 육묘장 조성을 위해 매입했던 광주 광산구 동산동 인근의 토지는 ㎡당 7만4080원에 거래됐다. 이를 단순 환산하면 5억4033만 원에 이른다. 평동농협은 다음달에 9억7296만원에 구입했다.
추가 매입했던 광산구 연산동 역시 인근에서 2020년 11월 기준 ㎡당 42만3605원에 거래되던 땅을 평동농협은 ㎡당 75만6330원에 구입했다. 이 역시 환산하면 12억8818만원으로, 평동농협 구입 금액 23억원과 10억원 이상의 차이를 보였다.
이처럼 평동농협은 벼 자동화 육묘장 건축을 위해 개발제한구역인 동산동 토지 2필지 매입으로 약 10억원, 대체지인 연산동 토지도 시세 대비 고가로 매입해 약 10억원으로 총 20여억원의 조합비 손실을 초래한 셈이다.
이에 대해 평동농협 관계자는 "건축사 등이 육묘장 건축이 가능하다는 조언을 해 매입했다. 당시 부동산 경기가 좋아 토지 가격 자체가 높았고 농협에서 구매한다고 하니 더 비싸게 매입할 수밖에 없었다. 대의원 총회를 걸쳐 구입한 만큼 절차나 법적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토지를 지금도 보유하고 있어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 해당 부지에 벼 육묘녹화장을 조성할 계획이었으나 경기침체기라 어려워 매각을 준비 중이다. 그 손해가 크다면 농협중앙회에 감사를 요청할 계획이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현재 연산동 육묘장은 공단 한가운데 있다. 농민들을 위한 시설이 농사를 짓는 그린벨트에 있어야 마땅한 것 아닌가"라며 "광산구청 도시계획과에서 제동을 걸어 육묘장을 짓지 못하게 됐을 뿐, 제기된 의혹은 사실무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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