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독재 옹호' 지적을 받은 한국학력평가원의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한 고등학교가 지금까지 전국 한 곳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전국 17개 시·도교육청으로부터 받은 고교 한국사 교과서 채택 현황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기준 내년 한국사 교과서를 채택한 고등학교 1960곳 중 한국학력평가원 <한국사 1·2>를 고른 학교는 경기 소재 고등학교 한 곳뿐이라고, <경향신문>이 전했다. 한국사 교과서 채택 여부가 아직 취합되지 않은 전남 소재 고등학교 10곳은 수치에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학력평가원 교과서는 친일 인사를 옹호하고 일본군 '위안부' 문제는 축소해 논란이 일었다. 이승만 독재도 '장기 집권'으로 표현해 독재 정권을 옹호한다는 비판을 받았다. 제주 4.3사건과 여수·순천 10.19사건 희생자를 '반란군'으로 서술해 문제가 되자, 반란군 표현을 삭제하기도 했다.
또 한국학력평가원이 출판 실적 기준에 맞추기 위해 2007년도 문제집 표지를 바꿔 2023년에 제출했다는, 이른바 '표지갈이' 의혹과 교육부 직원인 부총리 청년보좌역이 교과서 집필에 참여하고도 겸직 신청을 하지 않다가 검정 결과 발표일이 즈음에야 필진에서 사퇴하는 등 여러 구설에 휘말렸다.
민족문제연구소(민문연)는 지난 9월 5일 한국평가원 역사 교과서를 현직 역사 교사 등 총 13명에게 의뢰해 검증한 결과, △연도나 단체명 등 기본적인 사실관계 오류 △일관성 없는 용어 사용 등 300건이 넘는 오류가 발견됐다고 발표했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그러나 같은 달 24일 국회 교육위 현안질의에서 "(한국교육평가원 교과서에 대한) 절차상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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