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가 국립의과대학 설립을 순천대와 목포대의 '통합의대' 방식으로 큰 틀에서 합의하기로 했다고 발표한 것을 놓고 순천과 목포 양 지역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노관규 전남 순천시장은 15일 자신의 SNS를 통해 "순천대와 목포대를 통합하고 1개의 의과대학 1개 대학병원에 합의됐다는 보도가 나왔으니 지켜볼 일"이라며 "현장(순천대 강소지역기업 육성 비전 선포식)에서 통합에 대한 발언은 김영록 지사와 김문수 의원 뿐이고, 이주호 교육부총리, 이병운 순천대 총장은 아예 언급이 없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이런 중요한 일이 밥 먹는데서 합의될 정도로 쉬운 일인가?"라며 "지역민들을 무시해 씁쓸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책임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의 말과 행동은 신중하고 사려깊어야 하고 일관되어야 한다"며 "의대 문제는 너무 잦은 말바꾸기로 배가 산으로 가더니, 이제는 자칫 산에서 떨어져 갯벌에 깊숙히 묻힐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든다. 늘 이놈의 선거가 문제다"라고 불만을 표출했다.
통합 논의 당사자인 국립순천대도 '통합의대' 추진에 신중하며 여전히 '중간 과정'인 '연합의대'를 얘기하고 있다.
순천대의 한 관계자는 "통합을 위해서는 최소한 학교 구성원들의 합의 등 내부 의견 조율이 있어야 하는데, 전남도가 성급하게 '합의'를 이야기한 것 같다"며 "장관과 총장 등이 이 문제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 중에 갑자기 '합의'라는 내용의 기사가 나와 의아했다"고 했다.
또 "통합의대 부분은 조심스럽게 앞으로 그런 방향으로 논의를 해보자는 정도로 공유한 것이지, 어떤 합의를 했는지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고 전했다.
목포대 측도 이날 오전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목포대와 순천대가 전남 통합 의대 설립을 위해 큰 틀에서 합의했다고 전한 전남도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했다.
이와 관련 전남도는 전날 오후 언론에 배포한 설명자료를 통해 '순천대와 목포대 총장이 대학 통합으로 의과대학 문제 해결을 위해 큰 틀에서 합의했다'고 밝혔다.
또 이주호 부총리의 말을 인용해 "26학년도 의대 정원을 원점에서 재논의하게 되더라도 통합의대로 추진하게 된다면 의대정원 배정 논의 과정에서 전라남도 국립의대 설립이 보다 원활하게 될 이뤄질 것"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한시간여가 흐른 뒤 전남도가 수정 배포한 설명자료에는 이주호 장관의 멘트가 삭제되면서 전남도 발표 대한 신뢰감을 떨어뜨렸다.
급기야 전남도가 양 대학의 입장과는 달리 무리하게 언론 플레이를 한 것 아니냐는 비판까지 나오고 있다.
한편 전남도는 양 대학 통합을 통한 의대 방식이 여의치 않을 경우 공모를 통해 단독의대를 선정해 정부에 추천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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