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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집적화는 시대역행, 분산 이전으로 국토균형 발전 효과 거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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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집적화는 시대역행, 분산 이전으로 국토균형 발전 효과 거둬야

[제2중앙경찰학교 최적지 남원] ⑨집적화는 수도권 편중화 더욱 심화시킬 것

공공기관이 지역에 이전할 때 나타나는 효과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또 그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경찰청이 미래치안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핵심 인재양성을 목표로 신임경찰 교육훈련 강화를 위해 추진한 제2중앙경찰학교 설립 공모전에 전국 48개 기초자치단체가 뛰어 들었던 이유를 살펴 보면 그 효과를 대략 짐작할 수 있다.

제2중앙경찰학교는 한 해 5000명이 명 넘는 신임 경찰관이 교육을 받게 되는 훈련 기관이다.

따라서 유치전에 뛰어든 자치단체마다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에 성공할 경우 한 해 300억 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와 함께 300여 명의 상주 인력이 유입돼 인구 증가와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2015년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는 당시 '공공기관 이전의 지역발전효과 분석 및 극대화 방안'이라는 제목의 연구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2015년 4월 1일 부터 8개월 동안 진행된 이 연구의 배경과 목적은 공공기관의 이전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구체적 효과와 영향을 분석해 향후 이전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안과 혁신도시 정책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진행됐다.

연구는 대덕연구단지 이전사례와 정부 대전청사 이전 효과, 오송생명과학단지 등 국내 사례를 비롯해 프랑스와 스웨덴,아일랜드,일본,영국 등 국외 사례까지 망라했다.

연구의 활용 방안은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지역발전정책의 지속적 추진의 근거와 홍보자료로 활용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또한 아직 지방으로 이전하지 않은 기관과 당시 이전 대상에서 누락된 기관들에 대한 향후 정책추진에 대한 근거로 활용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공공기관 지방이전 목적은 '국토균형발전'

국외 사례 연구에서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을 추진했던 대부분 국가는 우리나라의 경우처럼 수도권에 인구와 산업이 집중된 국가들로 대체로 수도권 인구분산과 낙후지역개발 및 인구감소 방지, 중심과 주변 간 균형 도모, 지역격차 해소를 통한 국가정책의 효율화, 국토균형발전이 주요한 목적이었다.

공공기관의 지방이전을 처음 시작했던 참여정부 역시 공공기관의 지방이전과 혁신도시 조성 사업을 통해 이를 지역성장의 거점으로 삼아 국토균형발전을 꾀하고자 했다.

연구의 국내외 사례 시사점 분석에서 '지자체 유입인구 및 전입인구 현황'에 따르면 혁신도시가 조성됐던 강원도 원주시와 전라북도 완주군, 제주도 서귀포시에서 2014년 인구가 전년도에 비해 각각 3400명에서 3000명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제주도 서귀포시는 2012년에서 14년까지 3년 간 7200여 명이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적 효과에서도 이전 공공기관들은 2014년에 1976억 원을 지방세로 납부했으며 이는 전년 대비 4배 가량 증가한 금액으로 파악됐다.

사회문화적으로도 효과가 큰 것으로 나타났는데 지방의 교육여건 개선과 인재양성 효과, 지역 내 고급 일자리가 창출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공공기관은 전국적 인지도가 높고 사회공헌활동을 추진함으로써 지역이 홍보되고 지역 매력도가 동시에 높아지고 지역의 이미지도 좋아지는 이중, 삼중의 효과를 거두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방에 애들은 없고 강아지만~"

그렇다면 제2중앙경찰학교를 유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던 48개 지자체는 어떤 절박한 이유를 내세우며 유치전에 뛰어 들었을까?

당시 유치전에 나섰던 해당 지역 언론에서 보도했던 내용으로 살펴보면 각 지자체마다 '인구절벽' '지방소멸' '균형발전' 등 '3대 화두'가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전에 나선 목적이다.

그만큼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가 직면해 있는 '인구절벽에 따른 지방 소멸 위기감'이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며 수도권 집적화가 낳은 국토 불균형 발전과 지역 낙후가 개선되기는 커녕 해소되지 않고 갈수록 심회되고 있음을 여실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중 한 지자체에서는 유치원생과 초등학교 아이들이 경찰청에 손편지를 보낸 내용이 언론에 보도됐는데 손편지에는 "'제2중앙경찰학교 00으로 보내주세요', '00에는 애들은 없고, 강아지만 있어요. 00으로 꼭 오세요'"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충남 부여군은 "백제고도, 유네스코 세계유산도시로서 찬란한 역사·문화적 자원을 보유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역발전에는 상대적으로 소외되어 지방소멸위험에 직면해 있다"며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를 희망했다.

10개 시군이 유치전에 뛰어 들었지만 안타깝게도 1차 후보지에 한 군데도 들지 못한 전남도 역시 "지역 균형 차원에서 영호남을 아우르는 남부권에 경찰교육기관이 들어서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집적화'와 '분산이전'

다시 2015년 연구 보고서를 들춰본다.

공공기관 지방 이전은 국토균형발전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해 필요했고 추진됐다.

경찰 관련 기관이 이미 서너개가 들어와 있기 때문에 '제2중앙경찰학교'까지 유치해서 경찰종합타운을 만들고 집적화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것은 해당 자치단체의 희망 사항일 뿐이다.

그러나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를 원했던 전국 48개 지방자치단체가 원했던 목소리를 들어 보면 '집적화'가 이 시대에 걸 맞는 해답은 아니며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가 펴낸 '공공기관 이전의 지역발전효과 분석 및 극대화 방안'에도 정면으로 역행한다.

경찰청은 후보지 선정 1차 평가 항목으로 접근성 및 교통여건, 자연 및 환경영향, 부지 개발 가능성 및 연계성 그리고 경제성을 꼽았다.

1차 후보지 선정에 지원했던 자치단체들 모두 접근성 측면과 교통 여건에서는 고속철도와 공항, 고속도로망으로 연결돼 접근성 측면에서는 모두 부족함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이제 남은 1차 후보지 3곳(충남 아산,예산. 전북 남원) 가운데 어느 지역이 국토균형발전을 꾀할 수 있고 공공기관의 지방이전 효과를 충분히 거둘 수 있으며 그동안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져 있다는 이유로 균형 발전에서 소외돼온 남부권 영,호남을 아우를 수 있는 지를 살펴 보는 것은 국가 기관이 가장 우선해서 살펴봐야 하는 '책무'이기도 하다.

제2중앙경찰학교의 입지 후보지 결정은 또다시 시대적 요구를 거슬러 수도권 편중화를 결정하면서 국토 불균형 발전을 더욱 심화시킬 것인지 아니면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효과를 톡톡히 거두면서 국토균형 발전을 꾀할 것 인지를 가늠하게 하는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 것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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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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