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의 오금산에는 산을 둘러싼 성(城)이 있다.
백제왕도의 핵심유적인 이 성은 최근까지 '익산토성'으로 불렸지만 61년 만에 '익산 오금산성'으로 새 이름을 달고 익산시의 역사 정체성 홍보의 선두에 서게 된다.
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는 익산토성의 국가 사적 명칭 변경에 대해 지난 7월 국가유산청 문화유산위원회 회의와 행정절차를 거쳐 '익산 오금산성'으로 지난달 23일 명칭을 변경 고시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명칭 변경은 1963년 국가 사적으로 지정된 이후 61년만이다. 일제강점기였던 1940년 조선총독부가 고적(古蹟)으로 지정된 익산토성에 석표(石標)를 설치했다는 기록을 기준으로 보면 83년 만의 변화다.
'익산 오금산성'이 제 이름을 찾게 된 배경은 학술적 접근의 개가(凱歌)이다.
익산 오금산성은 2016~2022년 발굴조사에서 석축으로 조성된 서성벽과 서문지, 초축을 비롯해 개축된 성벽이 확인됐다.
지난해부터 진행된 발굴조사에서는 직경 9.5m에 깊이 4.5m의 집수시설에서 칠피갑옷편과 목제 봉축편, 인장와 등 백제시대 유물이 집중 출토됐다.
특히 문서를 분류할 때 사용된 봉축편으로 추정되는 목재 막대기에 '정사(丁巳) 금재식(今在食: 현재 남아있는 식량)'이라는 묵서명이 확인돼 익산 오금산성의 성격과 운영시기(丁巳:597년 또는657년)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해발 125m의 오금산을 둘러싼 유적은 1980년대 진행된 발굴 조사로 백제시대 말에 처음 지어져 통일신라 말에서 고려 초까지 사용됐음이 확인됐다.
또 백제왕도 핵심유적 보존관리계획에 따라 2016년부터 연차적으로 진행한 학술발굴조사 결과 토축성이 아닌 석성(石城)으로 확인됐다.
지명이 고문헌과 고지도를 비롯해 현재도 '오금산'으로 표기되는 등 산성 유적의 정체성 확보를 위해 명칭 변경 필요성이 지속해서 제기돼 왔다.
익산시는 "국가사적 명칭이 익산 오금산성으로 변경됨에 따라 각종 안내판 및 홍보물 등을 조속히 교체하고 시민들에게 홍보해 익산의 역사 정체성을 적극적으로 알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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