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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없는 거리 행사, 빛바랜 성료... '환호, 불만 뒤엉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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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없는 거리 행사, 빛바랜 성료... '환호, 불만 뒤엉켜'

공휴일 공무원 동원, 식대 지급, 행사 준비 부족 등 논란으로 빛이 바랜 차없는 거리 행사가 28일 오전 제주시 연북로 일대에서 개최됐다.

▲차없는 거리 행사.ⓒ프레시안

제주도는 이날 오전 제주문학관에서 메가박스에 이르는 연북로 2㎞ 구간에서 ‘걷는 즐거움, 숨 쉬는 제주!’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제주도민, 관광객, 공직자, 동호회 회원 등 사전 접수된 4000여 명과 당일 참여한 6000여 명을 포함해 총 1만 여명이 참가했다.

군악대의 연주와 청소년 치어리딩팀의 식전 공연을 시작으로 기념식과 함께 걷기행사가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서는 ‘일상 속 발걸음에 나눔을 더하는 걷기 기부 캠페인’ 업무협약도 체결됐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제주도개발공사, 네오플, 카카오, 제주드림타워복합리조트, 제주동화마을, NH농협 제주본부, 제주은행 등 8개 기관 및 기업이 업무 협약을 맺었다.

캠페인은 이날 걷기 행사를 기점으로 11월 말까지 2개월 동안 진행되며, 도민 10억 걸음 달성 시 2억 원의 기부금이 조성된다. 모바일 앱인 워크온(Walkon)을 통해 도민의 걸음 수 1걸음당 0.2원의 기부금이 적립된다.

범도민 걷기 실천 다짐 선언식에서는 오영훈 지사와 10대부터 60대까지 도민 대표 5명이 참여해 일상 속 걷기 생활화를 위한 5개 실천 강령이 발표됐다.

오영훈 지사는 “도로를 차량만을 위한 공간이 아닌,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상징적인 장소로 만들기 위해 다각도로 고민해 왔다”며 “지난 1년간 여러 차례 원탁회의와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이번 행사의 방향과 시기, 장소를 결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차없는 거리 행사.ⓒ프레시안

이어 “행사 준비 과정에서 어려움과 불편을 호소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건강한 제주와 탄소중립 실천이라는 대의를 위해 도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동참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행사장을 찾은 임상현 씨(제주시 조천읍)는 “평소에 연북로를 걸어볼 기회가 없었는데 아이들과 함께 차 없는 거리를 걸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며 “이런 행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만족감을 표했다.

하지만 연북로를 지나는 8개 버스 노선 운행이 통제돼 이 지역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또한 걷기 행사로 인해 손님을 못 받게 된 일부 연북로 주변 상점들이 행사 주최 측에 항의하는 상황도 연출됐다.

특히 부민장례식장을 찾은 일부 조문객과 상주들은 "하필 차량 통행이 잦은 이곳에서 행사를 해야 하나? 장례 절차 등으로 애민한 차도를 막고, 시민들이 거리를 활보하는 게 말이 뭐냐"라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장례식장을 찾은 A 씨는 "사전 행사 정보를 알지 못해 차량 진입이 제지된 후, 주변에서 맴돌다 겨우 주차하고 도착하는 데까지 1시간 넘게 걸렸다"며 "인척분이 돌아가시고 가뜩이나 힘든 상황에 이런 일까지 당해 무척 당혹스럽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번 차없는 거리 행사는 시작부터 "굳이 교통량이 많은 대로를 막아 걷기 행사를 해야 하느냐"는 부정적인 의견이 제기됐다. 또한 제주도가 휴일 휴식을 취해야 하는 제주도의 모든 부서와 산하 기관에 행사 참가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 '공무원 총동원령'이라는 비판과 함께 ‘걷는 즐거움, 숨 쉬는 제주!' 슬로건 의미를 퇴색시켰다.

특히 제주도청 행사 참여 공무원에게만 1인당 1만원의 식대를 지원하기로 했다가 형평성 논란이 나온 데 이어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까지 더해지며 부정적인 여론이 크게 높아진 상황이다.

한편, 제주도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도민 건강지표 개선을 위한 다양한 정책을 발굴하고, 걷기 활성화와 보행환경 개선에 노력을 기울일 방침"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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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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