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제2공항 건설 사업과 관련 '제주도의 시간'을 공언하며 송곳 검증을 예고했으나, 국토부에 '제주 지역 건설업체 참여’를 요청하는 공문을 보내 파문이 일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24일 국토부 장관(공항건설팀장)에게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제주 지역 건설업체 참여' 제목의 공문을 발송했다.
제주도는 공문을 통해 "국토부가 지난 9월 6일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기본 계획' 고시에 이어 후속 절차로 '환경영향평가'와 '기본 및 실시 설계'를 하느라 수고가 많다"면서 "귀 부에서는 용역 진행 과정에서 도서 지역인 우리 도의 특성을 반영해 지역 주민과의 유대 강화를 통한 제주다운 공항 건설에 제주특별자치도 내 지역 업체가 컨소시엄 형태로 참여할 방안을 적극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
제주도정이 '제주도의 시간'이라고 공언한 환경영향평가 절차에서 제주도민의 자기 결정권을 존중하겠다는 약속은 뒷전으로 미룬 채 이미 공항 건설을 기정 사실화한 것이라는 지적이 뒤따른다.
제주참여환경연대는 26일 성명을 내고 "국토부에 공문을 보낸 제주도의 태도는 도민을 배신하는 행위 그 자체"라며 오영훈 도지사의 사과를 요구했다.
참여연대는 제2공항에 대한 문제점이 전혀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토교통부에 공문을 발송한 것은 도민 결정은 안중에도 없다는 제주도의 태도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이라며 "오영훈 도지사가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를 촉구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던 것이냐"라고 비난했다.
이어 "제주도의 시간이라던 환경영향평가와 제주도의회 절차가 시작되지도 않은 시점에 제주도가 국토교통부에 이러한 공문을 보낸 것은 오영훈 도지사의 속내가 무엇이고, 무엇을 중시하는 자인지 명확히 보여주는 파렴치한 행태라고 판단한다"면서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시점에 이 같은 공문을 국토교통부에 보내는 오영훈 도정의 행태는 흡사 제주 제2공항 사업이 제주도민의 결정을 통해 추진된다 하더라도, 반대하는 도민의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행위"라면서 "도정과 도지사로서는 있어서는 안 될 몰지각한 행위"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오영훈 도정은 결국 제주도민의 갈등과 환경 문제보다는 지역의 건설업체가 제2공항 건설에 참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현안이라 고려해 공문을 발송한 것인가. 그렇다면 오영훈 도지사는 제주도지사로서 매우 부적격한 자가 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있는 것이 아니냐"라고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해당 공문 발송에 대해 "오영훈 도지사는 공개 사과하고, 제주도민을 기만한 점에 대해 깊이 사죄하라"며 "그동안 오영훈 도지사의 제2공항에 대한 태도가 도민의 신뢰를 전혀 얻지 못했지만, 만약 진정성 있는 사과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제주도민의 도지사로 인정할 수 없는바, 오영훈 도지사 퇴진 행동에 돌입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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