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8일 국민의힘 일부 최고위원·중진의원과 만찬 회동을 한 것과 관련, 한동훈 대표와 친한계 의원들이 배제됐다는 논란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친한계에선 '정무적 판단이 아쉽다'는 평가가 나왔다. 반면 친윤계에선 '한 대표가 비공식 회동을 원할지 모르겠다', '한 대표도 대통령과 번개 하고 싶으면 평소에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는 말이 나왔다.
한 대표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장동혁 국민의힘 수석최고위원은 10일 오전 기독교방송(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지난 8일 만찬에 대해 "만나서 여러 의견을 들은 것까지는 저는 큰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면서도 "그러나 대통령께서 누구를 만나고 어떤 식사를 하고 그리고 그 부르는 방식 그리고 그렇게 만찬을 하고 나서 이걸 어떻게 할 것인지는 국민들에게는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장 최고위원은 이어 "그것(만찬)이 언론에 보도된 것 자체 그리고 보도된 경위, 그 모든 것들은 적절치 않다"며 "과연 이것을 누가 언론에 알려줬는가. 만약에 참석한 분이 알려줬다면 그렇게 정무적인 감각이 없나"라고 꼬집었다.
특히 그는 "이게 어떤 식으로든 대통령실에서 흘러나온 것이라면"이라고 가정해 "그것이 공식적인 입장으로 나온 게 아닐 터인데 대통령실에서 그런 참모들이 대통령을 보좌하면서 정무적 판단을 하고 있다고 하는 것에 대해서는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고 대통령실을 겨냥하기도 했다.
비공개 만찬이 언론에 보도된 경위와 관련해 그는 "다른 분들은 '부적절했다', '왜 굳이' 이렇게 (평가)할 수 있겠지만, 만약에 대통령실에서 그런 것이라면 가장 많은 추측과 여러 말들을 낳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지금 상황에서 보면 (윤 대통령과 한 대표) 두 분 간의 소통이 좀 더 원활하고 좀 더 많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친한계 박정훈 의원도 이날 YTN 라디오 인터뷰에서 해당 사안과 관련 "그전에 저도 그렇게 그런 식으로 다녀온 적이 있다", "대통령이 자기가 밥 먹고 싶은 사람들이랑 먹는 것"이라면서도 "원래는 의료개혁 문제에 대해서 인요한 최고위원하고만 얘기한 것처럼 포장을 하고 싶었는데 그게 깨지니까 입맞춤 작업들을 한 거 아닌가 싶다"고 했다. 박 의원은 "그냥 편하게 '나 그냥 이렇게 먹고 싶어서 먹었다' 얘기하면 좋지 뭘 그걸 또 아니라고 하는 것도 웃긴 것 같다"고 꼬집었다.
반면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너무 이게 친한-비한으로 규정돼는 것은 당시 상황과는 좀 다른 것 아닌가"라며 "이런 논란 자체가 오히려 옳지 않은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 자체가 대통령이 정치인들이나 또는 여론의 향배에 민감한 분들로부터 대화를 하고 또 말씀을 듣는 자리 자체를 봉쇄하는 일"이라고도 했다.
특히 김 최고위원은 '윤 대통령과 한 대표가 따로 비공개 만찬을 가져야 된다고 보나' 묻는 질문에 "만찬은 한동훈 대표께서 공식적인 건의, 또 공식적인 형태의 대통령과의 소통을 원하고 있기 때문에"라며 "그런 비공식적인 자리에 대해서 한 대표님이 어떻게 생각하실지 모르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친윤계 외곽에선 원색적인 '한동훈 책임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원조 친윤'으로 분류되는 탈당 인사 장예찬 전 최고위원은 이날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한 대표 및 친한계를 겨냥 "친한계나 이런 분들은 나중에 추석 연휴 끝나고 공식적인 자리가 있겠지만 이 분들도 번개 하고 싶으면 평소에 대통령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면 된다"며 "당정 간에 소통이 뜸해지고 이런 소외 이야기가 계속 나오면 손해는 결국 당 지도부가 본다"고 직격했다.
장 전 최고위원은 이어 "정치인이나 국회의원이 전화했을 때 안 받는 분이 아니다. 바로 못 받아도 콜백을 꼬박꼬박 주시는 게 윤 대통령의 소통 스타일"이라며 "관저 정치를 하고 소통을 하려면 만나고 바로 언론 플레이하고 단독 보도 나오고 하는, 일을 해결하기보다는 언론 플레이에 집중하는 모습을 친한계가 조금 내려놓는다면 당정 간의 소통이나 번개 만찬 같은 경우도 더 많아질 수 있겠다"고 재차 친한계에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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