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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의정협의? 8일 만찬 참석자가 '尹 고집 모르냐' 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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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의정협의? 8일 만찬 참석자가 '尹 고집 모르냐' 하더라"

'이재명 멘토' 이한주 "여야의정, 25년도 정원도 논의할 생각하고 모여야"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의료계가 요구하는 '2025학년도 의대 증원 백지화'에 대해 열어놓고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와 눈길을 끌었다. 민감한 현안에 대해 여론 향배를 가늠해 보려는 움직임으로 보인다.

민주당 원로 박지원 의원은 10일 한국방송(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엊그제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대통령이) 친윤 의원들하고 만찬했다고 했지 않느냐"며 "그 만찬에 참여한 분을 어제 제가 잠깐 봤다. '의료개혁 어떻게 되느냐'(고 묻자 그 참석자가) '윤석열 대통령 고집 모르냐. 절대 안 한다'는 거다"고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8일 국민의힘 인요한·김민전 최고위원, 윤상현 의원과 비공개 만찬을 했다고 전날 대통령실이 확인했다.

박 의원은 "도대체 대통령, 대통령실에서 해법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오히려 대통령은 '의사들이 해법을 내라' 하는데, 제가 볼 때는 지금 현재 윤 대통령께서 원천무효하고 대국민 사과하고 관계자·책임자들 면직시키고 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가장 큰 문제가 내년 수시 원서 접수가 현재 시작되고 있지 않느냐.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애가 타는 것"이라며 '그것까지 백지화해야 한다고 보느냐'는 재질문에 "(협의체에) 의사들이 안 오기 때문에 안 된다. 대통령실에서 '만약 2025년도에 증원대로 뽑으면 2026년도는 0명이 돼도 하겠다'는 것은 쇼다. 2026년도는 그 교수들, 그 시설 놓고 증원 안 하고 견디겠느냐? 대통령실 견해는 분명히 '굴복하고 시작하면 간다' 이렇게 안이하게 생각하는 것"이라고 했다.

박 의원은 "국민의힘에서 '여야정 개문발차하자'고 하지만 이건 할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다시 시작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멘토로 불리는 이한주 민주연구원장도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여야의정 협의체와 관련 "협의를 한다는 것은 모두 모여서 다 꺼내놓고 얘기를 해야 되는 것이다. 진정성이 없다면 협의가 의미가 없다"며 "그래서 정부도 25년도 입학 정원을 비롯해서 전부 다 다 같이 한꺼번에 논의할 생각이 있다 생각하고 모이셔야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원장은 '내년 입학 정원 문제를 건드리는 것은 시간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그렇기는 한데, 수시하고 정시 분리도 있고, 방법을 찾기로 작정하면 조금 무리는 가지만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은 있다"고까지 했다.

이 원장은 "뭐는 되고 뭐는 안 되고, '정부가 내놓은 안보다 더 좋은 안을 가져와' 이렇게 시작하면 오지 말라는 것"이라며 "지금 의사들이 처음에는 저도 과하다 싶은 느낌이 들었는데, 요즘 들어서 돌아가는 양상을 곰곰이 생각해 보니까 국민 생명을 담보로 기싸움하고 이럴 거는 아닌 것 같다. 이건 정말 열어놓고 하셔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 방해가 되는 조건들이 있다면 정부로서 과감하게 보건복지부 행정 책임자들 물러나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원장은 "그 분들을 물러나게 한다는 것 자체가 대통령께서 국민들한테 과오가 있었다는 진정성을 보이는 것"이라며 "그렇게 해놓고 같이 협의해야 한다. 추석 때 많은 분들이 정말 곤란을 겪기 전에 얼른 결단을 내리셨으면 좋겠다"고 했다.

앞서 시민단체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전날 낸 성명에서 "의사단체와 정치권이 2025년 의대 증원 원점 재검토를 주장하며 이미 결정된 정책을 흔들고 있다"며 "의사협회가 2025년 의대 증원 백지화 입장을 고수하자 민주당은 지난 여야 당대표 회담에서 합의한 2025년 증원 유지방안을 번복했다. 의사협회 주장에 편승해 의대 증원 문제를 정쟁화하려는 무책임한 행동으로 실망스럽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의대 증원 문제는 지난 민주당 정부에서 불법 행동 의사에 굴복해 실패한 정책이다. 당리당략을 위해 또다시 정책을 흔들어선 안 된다"며 "전공의 복귀는 필요하지만 불법 의사에 굴복해 의대 증원을 포기하거나 유예한다면 본말이 전도되는 것이다. 의대 증원 추진 전 국내 최대 병원에도 수술할 의사가 없어 간호사가 사망한 사건을 그새 잊은 것인가. 결국 부족한 필수의료 문제는 영원히 해결하기 어려워진다. 정부와 여당은 합리적 근거없는 의료계와 정치권의 무책임한 압력을 단호하게 거부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정치권도 무책임하게 의사들의 말만 옮길 것이 아니라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며 "최근 여야를 가릴 것 없이 정치권은 의대 증원 추진 유예와 규모 조정, 담당 관료 경질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의대 증원을 비롯한 의료개혁이 구체화되지도 않았는데 의사들의 분풀이를 위해 정책 담당자를 문책한다면 현재 추진하고자 하는 정책의 방향이 틀렸음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민주당을 겨냥해 "자신의 역할과 책임은 방기한 채 정치적 목적으로 입장을 뒤집으며 의사에게 편승해 의대 증원을 흔들려 한다면 국민적 심판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경실련은 "최근 응급실 사태는 필수의료 붕괴를 개선하기 위한 의대 증원과정에서 전체 의사 중 7%에 해당하는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이 장기화되면서 증폭된 측면이 크다. 1차 및 2차 병원들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3차 병원도 중증환자 위주로 진료하면서 진료량이 줄었다. 응급의료와 배후 진료를 위한 일부 수술과에서 나타나는 현상을 의료대란 또는 의료붕괴로 규정하는 것은 국민불안을 가중시켜 의료개혁의 속도만 늦출 뿐이고 이는 병원을 집단 이탈한 전공의들이 바라던 상황"이라며 "대부분의 의료진이 환자와 현장을 지키고 있는데 일부 전공의 이탈로 인한 공백을 의료대란이나 의료붕괴로 몰아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일부 의사의 불법 집단행동이 더이상 자신의 이익을 지키는 무기가 되지 않도록 의료체계도 손봐야 한다"면서 "의사들의 집단행동과 감염병 유행 등 국가 재난상황에도 의료체계가 운영되려면 의대 증원을 조속히 추진하고 공공병원 인프라를 최소 30% 이상 확충하고 재정 지원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8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 붙은 보건의료노조의 전공의 파업 관련 인쇄물.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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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재훈

프레시안 정치팀 기자입니다. 국제·외교안보분야를 거쳤습니다. 민주주의, 페미니즘, 평화만들기가 관심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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