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를 향해 "오늘이 한 대표에게 해병대원 특검법을 발의하라고 한 시한"이라며 '제3자 추천 방식'의 채해병 특검법'을 발의하라고 압박했다.
박 원내대표는 2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한 대표가 국민에게 대놓고 허언을 한 게 아니라면 오늘 중 말이 아니라 법안으로 보여주길 바란다"며 이같이 밝혔다. 앞서 박 원내대표는 지난 16일 한 대표가 전당대회 기간 동안 약속한 '제3자 추천 방식'의 채해병 특검법의 수용 가능성을 밝히며 이날까지 특검안 발의를 요청했다.
박 원내대표는 "당 대표에 취임한지 한달이 넘었는데 시간이 부족했다거나 10명의 의원을 구하지 못해 법안을 발의하지 못했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며 "민주당은 진지하게 토론과 협상에 응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국의 집권여당 대표가 그 정도 능력조차 없는 바지사장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며 "계속 시간을 끈다면 진정성만 의심받게 될 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한 대표의 특검 발의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친한계인 장동혁 수석최고위원은 이날 아침 SBS라디오에 출연해 "오늘 낼 상황은 아닌 것 같다"며 "10명, 20명의 의원들이 발의할 순 있겠지만 당내 논의를 거치지 않고 그렇게 발의하는 것은 당내 분열만 조장할 것이기 때문에 바람직한 모습도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이어 "당내 다수 의원들의 입장은 달라진 것이 없는 것 같다. 대통령실의 입장도 그렇다"며 "추경호 원내대표도 종전에 계속해서 우선은 공수처 수사를 지켜보는 게 우선이다. 그리고 그때 공수처의 수사결과가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면 먼저 발의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특검 발의 시기에 대해 "날짜를 못 박아서, 시기를 못 박아서 말씀드릴 상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한 대표 본인도 이날 오전 예정에 없던 기자간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민주당이 왜 오늘 하라고 하는지 이상하지 않느냐"고 했다. 한 대표는 "젊은 해병이 의무복무 중에 돌아가셨다는 부분에 대해 더 엄중하게 봐야 한다"면서도 "다만 공수처 수사 결과를 보고 특검을 하는 것도 완전히 틀린 생각은 아니다. 이슈에 대해 다른 생각이 있는 것"이라고 했다.
한 대표는 "(국민의힘) 당내 이견을 좁히는 절차가 필요하고, 저는 그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민주당이) 정 급하면 대법원장 특검으로 (기존) 법안 철회하고 발의할 수 있는 것 아니냐. 그러면 통과 가능성이 더 커지는 것 아니냐"고 역공했다.
한편 박 원내대표는 최근 정부가 발표한 세법개정안에 대해 "상위 1%(퍼센트)도 안 되는 초부자들을 위한 초부자 감세안"이라며 상속세 최고세율 인하는 상위 0.4%를 위한 정책이고, 증여세 최고세율 인하는 상위 0.5%가 수혜층"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정부가 세수 확충을 위한 노력을 하거나 국민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정책을 펴는 게 아니라 초부자들 세금을 어떻게 하면 더 깎아줄까 궁리만 하고 있다"며 "이대로 간다면 초부자 세금은 솜털처럼 가벼워지고 서민과 중산층 부담은 물 먹은 솜처럼 무거워지는 악순환이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원내대표는 또한 "지하철 역사와 전쟁기념관에 설치돼 있던 독도 조형물이 소리·소문 없이 사라지고 있는 상황은 우려에 우려를 더하고 있다"며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주권과 영토, 국민을 팔아먹는 행위를 묵인하거나 용인하는 행위가 반국가 행위이고 이를 행하는 세력이 바로 반국가세력"이라며 "윤석열 대통령과 정부는 반국가세력으로 오인받을 만한 일체의 행동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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