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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희비 엇갈린 부산 가덕신공항과 전북 새만금국제공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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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1년 만에 희비 엇갈린 부산 가덕신공항과 전북 새만금국제공항

정치적 변수에 오락가락하는 공항 건설 사업

정부의 공항 건설 사업이 '정치적 변수'에 의해 예측 불가능할 정도로 오락가락, 널 뛰면서 정상적인 사업 추진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부산엑스포 유치를 전제로 공사 기간까지 앞당기면서 추진됐던 가덕신공항.

엑스포 유치 실패 직후인 지난해 12월 6일 윤석열 대통령은 부산을 방문해 "부산은 다시 시작한다"면서 확실한 재추진을 약속했다.

윤 대통령은 "가덕도신공항을 비롯한 인프라 구축은 부산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부산을 축으로 영호남 남부권 발전을 추진하고 전국 균형 발전을 통한 우리 경제의 도약을 위한 것"이라며 "''부산 이즈 비기닝(Busan is beginning)'"이라고 강조했다.

부산엑스포 유치에 실패한 부산시민들을 위로하기 위한 차원에서 마련된 '부산시민의 꿈과 도전 격려 간담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한 말이다.

여기에 이재명 민주당 대표도 지난해 12월 13일 부산을 방문해 "민주당은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가덕신공항이 온전한 글로벌 공항으로 개항할 수 있도록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거들었다.

이 대표는 "엑스포 유치 실패 뒤 부산을 위한 각종 기반시설 확보 사업도 혹시 중단되지 않을까 많은 부산 시민들이 우려하는 걸로 안다"며 "북항 재개발, 광역교통망 확충 같은 현안 사업들이 중단 없이 추진될 수 있게 하겠다"고 맞춤형 공약 실행을 약속했다. 누가 봐도 지난 4월에 치러진 총선을 앞둔 포석에 다름 아니었다.

새만금국제공항은 어땠을까?

지난해 8월 초, '새만금잼버리대회'가 파행으로 끝나면서 새만금국제공항은 된서리를 맞았다.

2024년 부처 예산은 580억 원이었으나 잼버리대회 직후 어찌된 영문인지 89%나 삭감된 66억 원만 반영됐다.

이를 두고 새만금국제공항은 이제 동력을 잃었고 다시 추진될지 여부조차 불투명하다는 여론이 전북에서는 돌았다.

당시 정부는 새만금의 '빅피처'를 다시 그리겠다면서 새만금국제공항을 비롯한 2024년도 새만금 주요 10개 사업의 부처 반영액 6626억 원 가운데 무려 78%인 5147억 원을 삭감했다.

당시 정부는 긴축재정을 얘기했는데, 전북을 제외한 다른 지역 언론에서는 '2024년도 정부 예산안에 부산 현안사업 대거 반영' '울산 내년 국가예산 사상 최대인 2조5268억 원 반영', '올해 정부안 2조2254억 원보다 13.5%(3014억 원) 늘어', '국고보조사업 1조8285억 원 국가시행사업 6983억 원' 등의 환영 일색 표현이 지면을 장식하고 있었다.

그렇다면 새만금에서 잘려 나간 예산은 어디로 흘러갔을까?

가덕신공항의 예산을 살펴보면 대충 흐름을 짚어낼 수 있다.

가덕신공항의 처음 2024년도 부처 요구액은 1648억 원이었으나 정부 반영액은 이보다 3배가 훨씬 넘는 5363억 원이었다.

가덕신공항 뿐 아니다. 대구경북 신공항건설 사업 100억, 예타를 통과하지 못한 충남서산공항에도 10억 원 등 대부분 사업들이 각 부처 요구안의 100%가 반영됐다.

가덕신공항은 예산에서만 혜택(?)을 받은 것이 아니다. 2030년 부산엑스포 유치를 앞두고 공사 기간도 당초 2035년 완공예정이던 것을 5년 앞당겨 2029년을 개항 목표로 잡았다. 공사 기간이 무려 5년이나 단축된 것이다.

유독 새만금 관련 사업만 미운 털이 박혔는지 예산을 빼았겼던 것이다.

그런데 최근 가덕신공항 건설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언론 보도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국비 13조 4913억 원이 투입되는 대규모 공항건설사업에 건설업체들이 등을 돌리고 있다는 것이다.

조선일보는 지난 6월 11일 "건설업계에서는 '공사 기간, 방식, 비용' 등 가덕도 신공항 계획 전반에 심각한 경고등이 들어왔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8월 20일 '시공사도 못 찾은 가덕도신공항'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2030 부산엑스포 유치 실패로 사실상 추진 동력을 잃은 부산 가덕도 신공항 부지조성 공사가 시공사를 찾지 못하고 표류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은 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은 지난 2016년 '김해공항 확장'으로 결론이 나면서 폐기된 사업이었다.

그런데 2021년 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의 선거 공약사업이 되면서 특별법이 발의되고 그해 2월 국회를 통과했으며 국토부는 2023년 12월 가덕도 신공항건설기본계획을 고시했다.

폐기됐던 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이 다시 추진된 이유는 무엇일까? 근접한 이유로 설명할 수 있는 논리 가운데 하나는 "각종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표심을 사로잡기 위해 각종 지역개발사업과 해묵은 국책사업을 다시 끄집어 내 정치적으로 이용하기 때문"이라는 것이 가장 설득력이 있다.

잼버리대회로 된서리를 맞아 죽은 듯했던 새만금국제공항은 최근 확실하게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새만금잼버리대회 이후 동력을 상실해서 재추진 여부조차 불투명했던 새만금국제공항은 국토부의 적정성 검토를 최종 통과해 2025년 착공해 2029년 개항을 목표로 추진될 수 있게 됐다.

실은 잼버리대회 실패를 빌미로 새만금국제공항이 된서리를 맞을 이유는 전혀 없었다.

그런데도 정부는 새만금잼버리대회가 마치 전북도의 준비와 관리 부재로 파행된 것 마냥 온갖 책임을 떠넘기면서 엉뚱하게도 새만금 예산을 난도질했던 것이다.

2022년 6월 29일 당시 원희룡 국토부장관은 "새만금국제공항 건설 가시화...30일 기본계획 고시, 하반기 설계 착수, 2029년 개항 목표로 총 8077억 투입"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낸 바 있다.

보도자료에서 "새만금국제공항은 항만,철도와 함께 새만금지역의 육.해,공 물류 트라이포트를 구성하는 핵심 기반시설인만큼 새만금지역의 민간투자 유치 촉진과 전북권 경제활력 제고 등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그랬던 새만금국제공항이 1년여 만인 2023년 8월 중순, 잼버리대회가 파행으로 종료되고 나서 영문도 모른 채 된서리를 맞았던 것이다.

잼버리대회 파행책임을 가리겠다며 착수된 감사원 감사는 1년이 다 되도록 감사결과가 발표되지 않고 있지만 세계스카우트연맹이 지난 4월에 발표한 '새만금잼버리 대회관련 독립검토패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열린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에서 ''한국 정부의 과도한 개입'으로 문제가 많았다'고 공식 비판했다.

세계스카우트연맹은 홈페이지에 올린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보고서'에서 "한국 정부가 사실상 대회 주최자 자격에 오르면서 한국스카우트연맹이 소외돼 버렸다"며 "공무원들을 중심으로 이뤄진 조직위는 여러 차례 인원이 교체됐으나 그 과정에서 제대로 인수인계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구체적으로 전북도의 책임 여부는 기술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정부는 애꿎은 새만금사업의 예산만 난도질했다가 지난해 연말에 여야합의로 삭감 예산의 60% 가량만 복원시켰으며 그나마도 수시예산배정예산으로 묶어뒀다가 지난 총선을 앞두고 슬그머니 풀어주는 꼼수를 썼다.

이런 우여곡절을 거친 후 1년 여 만에 가덕도신공항과 새만금국제공항은 또다시 희비가 엇갈리고 있는 셈이다.

▲사진왼쪽 새만금국제공항 위치도, 오른쪽 가덕신공항 조감도 ⓒ국토교통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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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

전북취재본부 최인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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