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와 경북 고령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가야고분군 통합관리기구 유치에 대한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객관성 확보를 위해 실시한 연구용역 공정성이 훼손됐다는 논란이 가열되는 양상이다.
앞서 <프레시안>은 이 연구용역 착수 직후 발주처가 통합관리기구의 입지를 "경남"을 못박은 보고서를 공개적으로 발간한 바 있다고 보도했는데, 이 보고서에 참여한 연구진이 연구용역 관리감독 관계자인 것이 추가로 드러났다.
유치 희망 지자체 간의 갈등이 더 커지기 전에 의혹에 대한 사실여부 조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경남 입김 있었나… 공정성 논란 명명백백히 해야
19일 유네스코 세계유산 가야고분군을 보유한 경남 5곳의 자치단체장들이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통합관리기구 '김해' 설치를 지지하는 공동건의문을 채택해 국가유산청에 전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야고분군 소재 10개(광역 3개, 기초 7개) 지방자치단체가 공동으로 설립한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통합관리지원단(이하 '지원단')>으로부터 받은 연구용역에서 '경남 김해'가 통합기구 설립 입지 1순위로 나타난 데 따른 것이다.
하지만 '경남 김해'를 최적지로 지목한 해당 용역 진행 과정에 객관성과 공정성에 의심스러운 정황이 드러나 논란이다.
특히 서로 다른 이해관계 속 공동으로 설립돼 중립을 지켜야 할 '지원단'과 현재 이 지원단이 소속된 <경남연구원> 이 용역의 객관성과 공정성 의혹에 직·간접적으로 관계된 것으로 드러나며 파장이 커지고 있다.
앞서 <프레시안>은 "[심층] 가야고분군 통합기구 위치 '김해'… '답정너' 결과 논란"(2024년 8월 16일) 제하의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경상남도 씽크탱크이자 이 연구용역의 발주처인 <경남연구원>이 "(통합관리기구는) 경남에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함"이라고 결론을 못박은 공개보고서를 용역착수 직후 공개 발간한 것이다.
사실상 발주처가 원하는 용역 결론을 공표한 것이다. 논란은 이뿐이 아니다.
용역의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결론'을 담은 이 보고서에 참여연구진 중 하나가 '지원단' 직원 A씨로 드러났다.
A씨는 객관성·공정성 훼손 논란으로 도마에 오른 이 용역의 관리감독 관계자이자, <경남연구원>에서 '지원단'으로 파견된 직원이다.
경남연구원 연구 관계자는 "관련 내용을 상의한 부분이 있지만, 민간기관 용역과는 별개로 진행된 사안이다"고 답했다.
이어 "연구를 하는데 있어서 전혀 다른 방향으로 갈 수는 없지 않느냐. 저희(경남연구원)가 생각하는 부분과 지원단에서 생각하는 부분도 알아야 되기 때문에 A씨가 참여를 했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A씨는 "용역착수 기간 등을 보니 충분히 그렇게 오해가 생길만한 이야기고, (민간기관) 연구에 대해 영향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은 타당한 것 같다"고 일정 부분은 인정하듯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당시에는 전혀 그런 생각 자체를 못했다. 제가 볼 때는 너무 오버(과한 억측)한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고 해명했다.
이어 "아마 그 팀(민간기관)에 물어보면 이런 (경남연구소 보고서)의 연구가 있나, 이런 결과물(통합기구 위치는 경남이 바람직하다)이 있는지도 모를 것이다"고 덧붙였다.
가야고분군 의사결정기구인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통합보존활용추진 위원회' 현 위원장이 경남도지사인 까닭에 더 의혹을 명명백백히 밝혀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윤번제, 경남·경북·전북 순)
앞서 홍태용 김해시장은 "객관성 확보를 위해 공정하게 실시한 연구용역 결과를 무색하게 하는 것은 시간적으로나 예산 낭비와 행정력 손실을 초래할 뿐이므로 용역에서 제시한 대안을 따르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는 입장으로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경북 고령군은 연구용역 결과에 대해 위치 선정 지표 점수에 따라 순위가 기재돼 있는데 분석 방법이 부당해 신뢰도에 문제가 있는 만큼 이를 근거로 한 통합관리 기구 설립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 용역 결과가 가야 고분군 세계유산 통합관리 기구 설립에 절대적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되고, 법적 구속력도 없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고 덧붙였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