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김해가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통합관리기구의 입지 최적지라는 연구용역 결과를 두고 발주처인 '경남연구원'이 결론을 '유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경남연구원이 전문기관 연구용역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통합관리기구는) 경남에 설치하는 것이 바람직함"이라고 공표한 정황이 <프레시안> 취재로 드러나 의심의 눈초리가 쏟아지고 있다.
"사실상 원하는 결론을 도출해달라는 압박…" 지적도
16일 기자의 취재에 따르면, 유네스코 세계유산 가야고분군이 있는 광역·기초지자체 10곳은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통합보존활용추진 위원회'를 두고 있다.
이 위원회는 윤번제(경남·경북·전북 순)로 현 위원장은 경남도지사이기 때문에, 사무기구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통합관리지원단(이하 '지원단')'은 '경남연구원' 내부 조직으로 설치·운영되고 있다.
'지원단'은 지난해 8월 유치경쟁이 치열한 '통합기구 설립 위치'를 포함한 연구를 전문기관에 의뢰해 용역에 착수했다.
공교롭게도 '지원단'이 속한 경남연구원은 같은 시기 '통합기구의 설립 위치'는 "경남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못박은 <가야고분군 세계유산 관리활용 방안 연구>(이하 '경남연구원 보고서')를 공개·발간했다.
즉 전문기관에 용역 의뢰한 결과가 나오기 전, 가장 민감하고 분쟁의 소지가 있는 '통합기구의 설립위치'에 대한 "결론"을 발주처가 공표한 것이다.
경남연구원이 용역기관에 '사실상 원하는 결론을 도출해달라는 압박'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나오는 지점이다.
앞서 논란의 용역 보고서가 '불합리'하다고 주장했던 경북 고령군 관계자는 "용역 수행사가 발주처의 연구보고 결과를 신경쓰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취재 내용이 사실이라면, 고령군의 이의제기 사항이 반영되지 않은 것에도 영향이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경남연구원 내 타부서 연구보고서로 '억지주장'이라는 의견도 있다.
'경남연구원 보고서' 관계자도 "(지원단 연구용역과) 전혀 별개로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원단 용역수행업체와 함께 연구한 것은 아니라며, 연관성에 대해 선을 그었다.
한편 경상남도가 가야고분군 통합기구 설립 위치의 결론을 미리 알려주고, 연구기관이 그 '가이드라인'을 무시하지 못했다는 의혹에 대한 추가 정황이 드러나고 있어 그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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