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한 아파트 상가 화장실에서 출산한 아이를 유기·살해한 혐의로 기소된 20대 여성에게 징역 20년의 중형이 구형됐다.
광주지법 제12형사부(박재성 재판장)는 16일 아동학대 살해 혐의로 기소된 A씨에 대한 결심공판을 열었다.
A씨는 지난 5월 광주 서구 광천동 한 아파트 상가 화장실에서 자신이 출산한 29주 미숙아를 변기에 유기해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다른 남자와 잠자리로 아이를 갖게 된 A씨는 어느날 산통을 느껴 상가 화장실에서 출산 후 인접 장애인 화장실 변기에 영아를 넣은 후 뚜껑을 닫고 떠났다.
A씨는 이날 자신이 낳은 영아를 유기한 채 남자친구와 극장에 가서 영화를 관람했다. 숨진 아이는 상가 관계자가 발견했고 A씨는 범행 닷새 뒤 검거됐다.
검사는 "임신·출산을 알리고 싶지 않다는 이유로 신생아를 유기·살해하고 남자친구와 영화를 보러 가는 등 생명을 경시한 죄책이 무겁고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며 "징역 20년과 아동·청소년 기관 취업 제한 10년을 내려달라"고 구형했다.
A씨 측은 최종 변론에서 "공소 사실을 모두 인정하나 홀로 예상하지 못한 출산을 하는 과정에서 영아가 변기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며 "임신 사실을 모르는 남자친구가 곧 올 수도 있다는 생각에 혼란한 상태에서 건져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미필적 고의로 인한 우발적 범행인 점과 형사 처벌 전력이 없는 초범인 점을 고려해 선처해 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돌이킬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고, 깊이 반성하겠다"고 고개를 떨궜다.
A씨에 대한 선고 재판은 오는 9월11일 오후에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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