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정당법에 따른 당 부설 정책연구소 '여의도연구원' 원장과 당 중앙윤리위원회 위원장, 사무처 산하 홍보본부장 등 남은 당직 인선을 마쳤다. '한동훈 지도부' 진용이 완성된 셈인데, 한 대표의 정치·정책적 색채가 짙어진 인선인 동시에 당 장악력이 더 강해졌다는 평이다.
국민의힘은 14일 오후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여의도연구원장에 유의동 전 의원, 중앙윤리위원장에 신의진 전 의원, 당무감사위원장에 유일준 변호사, 홍보본부장에 장서정 전 비상대책위원을 임명했거나 할 예정이라고 호준석 당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밝혔다. 당 중앙위 의장에는 3선 송석준 의원이 임명됐다.
호 대변인은 "여의도연구원장은 최고위 의결 사안은 아니고 당 대표가 여연 이사장을 겸임하게 돼있기 때문에 대표가 추천하면 1주일 공고 후에 이사회를 열어 의결하고 그 뒤에 최고위가 승인하게 돼있다"며 "오늘은 당 대표가 추천 전에 (대상 인사를) 최고위원들에게 설명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호 대변인에 따르면, 한 대표는 비공개 최고위에서 "홍영림 현 여연 원장은 국내 여론조사 분야에서 대단한 식견과 경험을 가지고 있고 저희 당이 어렵게 모셨지만, 지금 당이 새출발하는 상황에서 새롭게 출발하는 게 좋겠다면서 본인이 강력하게 물러나겠다는 의지을 전달했다"며 "본인의 의지·역량과 무관하게 유임하지 말아달라는 간곡한 요청을 받아들여 여연 원장을 새로 선임하는 절차에 들어가게 됐다. 같이가고 싶은 마음이 있었지만 본인 의지가 완강했기 때문에 받아들이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유의동 신임 원장 지명자에 대해 호 대변인은 "다른 최고위원들께서도 이의가 없었다"며 "원래부터 한동훈계였던 분이 아니고 사실 유승민계로 알려졌던 분이다. (한 대표와) 공적인 관계에서 호흡을 맞추며 일했던 것이고 지금도 친한계로 분류되지 않는 분인데 역량을 인정받아 다시 일할 기회를 받게 된 것"이라고 했다.
호 대변인은 "(유 지명자는) 수도권·원외라는 특징이 있다. (한 대표가) 중·수·청(중도·수도권·청년층)을 강조하는데 그런 부분에 부합한다"고 했다. 그의 말대로 유 지명자는 과거 바른정당·새로운보수당 등에서 유승민 전 의원과 함께 활동하며 '개혁 보수' 가치를 강조했던 인물이다. 수도권·중도 표심을 강조하며 당의 변화를 주장하고 있는 한 대표의 노선과 통하는 면이 있다.
유 지명자는 다만 총선 당시 당 정책위의장으로 '한동훈 비대위' 일원이기도 했다. 당 홍보전략을 총괄하게 된 장서정 신임 홍보본부장도 역시 한동훈 비대위에서 비대위원을 지냈다. 유일준 당무감사위원장도 총선 당시 비대위원장이 임명하는 당 공천관리위원을 맡았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당무감사위원장과 함께 중앙당 윤리위원장을 새로 임명한 부분이다. 신의진 신임 윤리위원장은 19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지난 총선 당시 당무감사위원장을 맡았다. 중앙윤리위는 지난 2022년 7월 이준석 당시 대표에게 당원권 6개월 정지 중징계를 내려 윤석열 대통령과 친윤계의 눈밖에 난 그를 사실상 축출했다. 한 대표 역시 4월 총선 이후 당정 간 긴장관계가 해소되지 않은 상황인 만큼, 윤리위 등을 통한 흔들기 시도를 원천봉쇄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국민의힘은 중앙위 의장에 친한계 3선 송석준 의원을, 국가안보위원장에 강선영 의원, 디지털정당위원장에 이재영 전 의원, 재외동포위원장에 김석기 의원, 국제위원장에 김건 의원, 국민통합위원장에 김화진 전남도당위원장, '약자와의 동행' 위원장에 김미애 의원을 임명했다. 국민의힘 중앙위는 당 최고의결기구인 민주당 등의 중앙위와는 달리 직능·종교단체와의 연락 및 조직을 담당하는 기관(국민의힘의 정당법 29조 규정 대의기관은 전국위원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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