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등 야권 정당 소속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들이 유상임 과기부장관 후보자의 장남이 미국에 불법체류하는 동안 마약류인 마리화나(대마)를 흡인한 사실을 은폐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유 후보자 장남이 미국에서 입원 후 귀국하는 과정에서 현지 의사가 작성한 '전원 소견서' 요약본에 대마초를 사용했다는 내용이 적시된 것으로 확인됐다는 것.
야당 과방위원들은 9일 입장문을 통해 "2013년 2월 후보자 아들이 미국에서 불법 체류하던 시기에 현지 병원에 입원했고, 부정기적으로 마리화나를 흡입하고 있었다는 병원 종합기록이 있다"며 "유 후보자는 의혹을 은폐하고 위증한 점을 시인하고 자진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전날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유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에서는 유 후보자의 장남에 대한 병역 회피 의혹 등이 쟁점이 됐다. 후보자의 장남은 2006년 3월 1일부터 2008년 12월 31일까지는 유학을 이유로 병역 판정 검사를 연기했다. 2009~2011년은 24세 이전 출국 사유로 검사를 연기했고 2012년 1월 1일부터 같은 해 12월 31일까지는 단기여행 사유를 들었다.
그러다 2013년 1월 1일부터 2013년 2월 22일까지 국외 불법 체류로 병역판정 검사를 받지 않았다. 이 기간 중 후보자의 장남은 2013년 2월에 미국 내 병원에 2주간 입원했다고 한다. 이후 질병을 이유로 병역 판정 검사를 연기하다가 2014년 5급 전시근로역(현역 면제) 판정을 받았다.
야당 위원들은 장남의 병역면제 사유와 관련된 질병을 추궁했는데 미국 현지 의사가 작성한 '전원 소견서' 요약본에 "부정기적으로 마리화나를 흡입하고 있었다(He was using marijuana off adn on, for a relatively brief period)"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야권은 "(해당 자료 검토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행동으로 주민이 경찰에 신고하는 상황이 생겼고 결국 법원의 판단을 거쳐 강제 입원이 이뤄졌던 것이 확인됐다"며 "그때까지 후보자의 아들은 질병과 관련해 어떤 진단도 받은 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근본적인 문제는 후보자가 자신에게 불리할 수 있는 사안을 아들의 질병으로 다 덮으려 한다는 데 있다"며 "자녀의 불법체류도 질병 때문이라고 했다가 자녀가 여권이 만료된 줄도 모르고 있었다고 말하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 답변을 이어갔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 후보자는 장관직을 수행하기에 매우 부적격"이라며 "전문성, 도덕성 모두 공직에 미달이다. 특히 위장전입과 해외유학이 정말 아픈 아들을 위한 선택이었는지, 공직을 맡을 경우 이런 그릇된 선택을 하게 되는 건 아닌지 스스로 되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한편 유 후보자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아픈 자식을 둔 부모로서 더 잘 챙기지 못한 점에 대해 송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자식이 부모의 바람대로 되지는 않는 점도 널리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당사자인 아들의 의사와 상관없이 개인정보가 공개된 데 대해 아버지로서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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