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이 방심위 회의실 문을 걸어잠그고 기습적으로 연임을 결정한 이유에 대해 "방심위 민원을 하루라도 멈출 수 없다"고 해명했다. 최민희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희대의 코미디"라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류 위원장은 24일 국회에서 열린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인사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어제 급하게 호선을 해서, 그렇게 위원장으로 호선된 이유가 있는가?"라는 국민의힘 이상휘 의원의 질의에 대해 '시급성'을 내세웠다.
윤 대통령은 지난 23일 대통령 추천 몫으로 류 위원장과 강경필 변호사·김정수 국민대 교수를 위촉했다. 이에 다음 달 5일까지 임기인 여권 추천 김우석·허연회 5기 방심위원과 새롭게 위촉된 3인의 6기 방심위원까지 총 5인은 이날 오후 바로 전체회의를 열고 류 위원장을 다시 6기 방심위원장으로 호선했다. 아직 국회의장과 과방위 추천 몫의 위원들이 위촉되기 전인 데다 사전 공지 없이 갑작스럽게 열린 회의라는 점 등에서 언론계는 이번 연임 과정의 적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류 위원장은 "저희 방송통신심의회의 업무는 단 하루도 멈출 수 없는 중대한 사안 국민생활과 중대한 사안들이 있다"며 "하루라도 빨리 위원장 호선이 이루어져야 되고 위원장이 호선되지 않으면 심의 업무가 모두 중단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마치 112 범죄 신고와 119 화재 신고가 잠시라도 멈출 수 없는 것처럼 저희 방심위 민원도 하루라도 멈출 수 없기 때문에 시급하게 위원장을 호선해야 된다는 의견을 갖고 저희들이 보선 절차를 진행한 것"이라고 했다.
회의실을 잠그고 진행해 '도둑 회의'라는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회의장을 방해하려는 움직임이 있어서, 위원장 직무대행이 외부에서 들어오지 못하게 그렇게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고 있다"고 에둘렀다. 그러면서 "저희들은 주어진 규정과 법에 따라서 절차를 진행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 위원장은 "5기 위원들이 6기 위원장을 뽑는 희대의 코미디가 발생한 것"이라며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법적 절차를 밟을 생각"이라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이날 청문회에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준희 언론노조 방심위지부장에게 "방심위는 전체회의 하면 그 회의를 어떻게 공지하고, 이런 내부 규정이나 절차가 없는 위원회인가"라고 묻자, 김 지부장은 "중요 사안은 7일 전에 회의 날짜를 지정해야 하고 일반사항을 이틀 전에 지정을 해야 하는데 어제 위촉된 분들이기 때문에 이틀 전에 지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것 같다)"며 "아마도 긴급한 사안이라고 봐서(보고), 긴급을 요하는 사안이라고 봐서 (회의를 진행한 것 같다")고 답했다.
이에 최 위원장은 "'규정 위반은 아니다'라고 말을 할 수도 있는데 호선이 과연 긴급한 사안이었는지, 저는 동의하지 않는다"라며 "당시 류 전 위원장이 (차기) 위원장으로 뽑히는 게 긴급한 사안이었을까. (어제 회의에서는) 호선 외에 아무것도 한 것이 없다. 어차피 (류 위원장은) 오늘내일 청문회에 나올 건데 아무것도 꼭 긴급하게 처리할 일이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 지부장은 전날 방심위 앞에서 류 위원장의 차량을 맞닥뜨렸던 일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회의가 열린 방송회관 19층) 엘리베이터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계단으로 내려가신 것 같아 급히 내려가서 류 위원장을 만나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으려고 했다"면서 "(류 위원장이) 차량을 타고 나오는데 제가 차량으로 다가가니까, 액셀을 확 밟았다. 그래서 상당히 위협적으로 느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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