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나주 빛가람 혁신도시 한 지식산업센터 사기분양 피해자들이 23일 광주지법 앞에서 신속한 재판을 촉구하는 단식투쟁을 펼치고 있다. 이들은 형사재판 장기화로 인한 경제적인 부담과 신체·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전날부터 이틀째 폭염 속 집회를 진행 중이다.
'나주지식산업센터 사기분양 피해자대책위'에 따르면 지식산업센터 건설사와 분양대행사는 주거가 금지된 '아파트형 공장'을 주거용으로 홍보해 분양했다.
이들은 지식산업센터 분양이 빠른 시일에 이뤄지지 않자 일반 주거용 오피스텔처럼 모델하우스를 꾸몄고, 분양가 대비 높은 비율의 대출과 저렴한 산업용 전기‧수도세 및 정부 지원 등을 내세워 분양에 나섰다.
또 지식산업센터에 입주하려면 적격심사를 거쳐야 하지만 분양업체 측은 바로 분양 계약을 맺고 수분양자에게 입주승인비 명목으로 50만 원을 받아, 사업자 등록을 대리하고 입주승인서를 받도록 하는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이후 분양업체 측은 피해자들에게 입주승인서를 사진 파일로 전송했는데 이를 확대해서 봐야 비주거용이라는 문구를 확인할 수 있었고, 이로 인해 사기 분양 피해자만 100여 명, 피해액은 2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서 건설사 대표 A씨가 녹취 자료‧진술서 등 모든 증거에 대해 부인으로 일관하면서 증인신문이 길어져 1심 선고마저 2년째 '지지부진'하다는 것이 피해자들의 설명이다.
이 때문에 피해자들은 오는 25일로 예정된 재판 기일에 맞춰 광주지법 앞에서 신속한 재판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사기 분양 피해자 대다수는 경제적 여력이 없는 고령자인 상황에 재판까지 장기화되면서 이자 등 부담에 따른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화순에서 농사를 짓던 한모씨(80대)는 집회에 꾸준히 참석했으나 이자 등에 대한 스트레스로 지난 4월 돌연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으며, 23일 단식투쟁을 하던 김모씨(70대‧여)가 집회 도중 쓰러져 응급실로 실려 가기도 했다.
이용재 나주지산피해자대책위원장은 "지지부진한 재판부 규탄과 신속한 재판을 위해 단식 릴레이 투쟁을 시작한다"며 "재판에서 전혀 반성하지 않고 오히려 피해자들에게 등기치라고 협박하는 건설사 대표와 분양대행사들에게 합당한 처벌과 분양계약 취소 판결이 내려지기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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