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경기도교육청이 과학고등학교 신설 추진 계획을 밝힌 가운데 경기도내 교육·시민사회단체들이 교육 불평등 및 교육 양극화 양산 등을 이유로 즉각적인 추진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와 경기교사노동조합 및 경기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등 도내 74개 교육·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특권교육저지경기공동대책위원회는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과학고는 차별과 불평등 교육을 심화하고 학생과 학부모의 사교육을 증폭시킴은 물론, 학생들의 건강권을 침해하고 일반고를 황폐화시키는 만큼, 임태희 교육감은 과학고 신설·확대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들은 "임 교육감은 최근 ‘도내 과학고는 1곳 뿐으로, 과학고 전국 입학경쟁률이 평균 3.9대 1이지만 경기도 유일한 과학고인 경기북과학고는 10대 1에 육박한다며 오히려 경기도 학생들이 역차별 당하고 있다며 과학고의 신설 확대 또는 기존 학교의 과학고 전환 계획을 밝혔다"며 "그러나 이는 공교육에 대한 이해 없이 차별과 경쟁을 심화시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과학고 확대 추진의 문제점으로 △교육 불평등 및 교육 양극화 양산 △학교 서열화 심화 등을 제시했다.
공대위는 "학생 개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시키기 위해서는 모든 일반고를 지원·향상시켜 각자가 가지고 있는 재능을 키워야 한다"며 "과학고는 중등 교육과정을 왜곡하고 속진교육을 실시해 혜택을 받는 학생들에게만 특화된 교육이 이뤄지면서 학생 개개인이 가진 능력 발휘는 일부 특권층에 한정된 학생들에게만 국한되는 반면, 그 외 학생들은 교육받을 기회를 박탈당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특목고는 과학·예술·외국어 등 각 분야의 전문가를 키우는 것이 주 목적이지만, 과학고는 이 같은 당초의 목적과 달리 입시 경쟁과 차별 교육의 대명사가 된지 오래"라며 "과학고 학생들의 입시는 의대 및 소위 SKY 대학 진학에 매몰된 상태로, 소위 엘리트라고 하는 상위 1%만 살리고 나머지 99%의 교육은 방치될 수 밖에 없는 차별교육의 대명사"라고 주장했다.
이어 "임 교육감은 경기도내 학생들이 역차별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하지만, 실제 역차별을 당하는 학생은 누구인지 살펴야 한다"며 "통계에 따르면 과학고에 진학하기 위한 중3 학생들은 월 평균 150만 원 이상 고액 사교육비 지출이 일반고(7.2%)에 비해 5.9배(42.9%)에 달하며, 과학고 1학년은 월 평균 150만 원 이상 고액 사교육비 지출이 일반고 학생들(7.1%)보다 5.4배(38.5%)나 많은 것이 현실로, 과학고 입시는 고액 사교육비 지출 학생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상황에서 대다수 일반 학생들은 오히려 경쟁에 낙오되었다는 자괴감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이 밖에도 과학고 설립과 운영에 들어가는 비용은 천문학적 수준(창원과학고 신설 비용 490억여 원, 부산일과학고 신설 비용 479억여 원 등)으로, 일반고와 확연한 차이가 있다"며 "과학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라면 평등하고 보편적인 교육을 통해 모든 학생들에게 이익이 될 수 있도록 교육비가 사용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대위는 "입시 경쟁과 차별 교육의 대명사가 된 지금의 과학고는 일대 혁신이 필요한 상황으로, 과학인재 양성이 목표라면 특혜를 받는 일부 학생을 키우는 것보다 별도로 과학 관련 오후반이나 주말반의 운영을 통해 심화교육을 진행하는 등 모든 중등 학생은 일반교육을 통해 기회의 평등과 과정의 공정을 겪어야 한다"며 "사교육비 폭탄과 불평등·차별 교육을 강화하고, 학생들의 건강권과 인권을 침해하며 공교육을 황폐화 시키는 과학고 신설 및 확대는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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