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원 리플러스 추진단이 운영하고 있는 '월광포차'는 90년대 스타일로 포장마차에서 즐기는 야간 먹을거리와 공연이 어우러진 콘텐츠다.
이름의 '월광(月光)'은 말 그대로 달빛이다. 남원의 밤하늘에 둥실 뜬 달이 온 누리를 비추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지만 '월궁'과 '광한루'에서도 그 연원을 찾을 수 있다.
월광포차의 출발은 지난해 춘향제에서 턱없는 '바가지요금'으로 전국적인 논란이 되자 이를 일신하기 위해 '더본코리아'와 협업을 하는 과정에 나왔다.
물론 청년들의 아이디어 뱅크인 남원관광협의회 리플러스 추진단의 일원들도 힘을 보탰다.
회색 구름이 하늘을 반쯤 가린 20일 오후 남원 광한루원 서문 일대는 청년들과 주민들, 관광객들의 부산한 움직임으로 활기를 찾아가고 있었다.
주무대 앞의 광장에는 대형 텐트를 설치해 따가운 햇빛과 갑작스런 호우에도 끄떡없이 행사가 이어질 수 있도록 했으며, 객석 뒤에는 광한루원 담장을 따라 길게 네온사인과 청사초롱의 은은한 조명이 불을 밝힐 준비를 하고 있다.
오전 11시부터 시작된 먹거리 포차를 위한 음식 준비가 한창 진행되는 와중에 월광포차의 명물인 일명 '백종원 통닭'도 숯불위에서 지글지글 고소한 향을 풍기며 지나는 길손들의 입맛을 당기고 있었다.
이날부터 월광포차와 ㈜더본코리아는 종전의 춘향제 메뉴에 여름철에 선호도가 높은 먹을거리 메뉴를 추가해 첫선을 보였다.
춘향제 메뉴로는 춘향닭바베큐(1만5000원)를 비롯해 다슬기부침개(1만원), 다슬기비빔밥(8000원), 백향과 크림새우(7000원), 철판 돼지곱창볶음(6500원), 김부각타코플래터(6000원), 몽룡이 돼지수육(6000원), 추어어죽(6000원) 등으로 일반식당보다 저렴하게 푸짐한 24가지의 음식들이 제공됐다.
여름철을 맞아 추가되어 새롭게 선보이는 메뉴 또한 ㈜더본코리아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개발됐다.
관광객들의 요구를 반영한 오징어볶음(1만원)과 한돈육전(8000원), 닭똥집볶음(6500원) 등을 비롯해 소시지철판볶음밥(6000원), 안주제격 떡갈비구이(5000원), 감자핫도그(4000원)가 메뉴판에 이름을 올렸다. 또한 여름철 대표메뉴인 팥빙수(5000원)와 냉국수(5000원), 냉모밀(4000원)도 손님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월광포차 인기를 끌고 있는 '삼두마차'는 다양한 먹을거리와 함께 관객들의 높은 호응을 받고 있는 '94노래방', 90년대 레트로열풍을 선도하고 있는 초대가수들의 화려한 무대가 있다.
'94노래방'은 미리 신청을 접수한 주민이나 관광객이 무대에 올라 노래방 기기의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른 뒤 94점이 나오면 10만원의 상품권을 지급하는 이벤트다. 오히려 100점을 받으면 3만원권이 상품권으로 나오고 90점만 넘어도 1만원을 받을 수 있다.
'94'라는 숫자는 올해가 제94회 춘향제라서 그렇다고 한다. 이 노래방은 이미 주민과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며 '단골' 도전자들이 생기고 있으며 '빠른 템포'의 노래를 '비교적 부정확하게' 불러야 94점에 이를 수 있다는 나름의 노하우가 공유되고 있다.
이날 현장 신청을 하고 무대에 오른 주민A(남원시 왕정동·60)씨의 경우 수준높은 가창력으로 관객들의 호응을 얻었지만 실제로는 90점을 밑돌아 상품을 챙기지 못해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진 초대가수의 무대에는 2000년대 초반 절정의 인기를 누렸던 남성 듀오 '캔'의 배기성이 등장해 자신의 히트곡을 선보여 관객들과 혼연일체의 무대를 꾸몄다.
그에 앞서 남원 월광포차의 분위기를 한껏 끌어올린 가수로는 김장훈, 민경훈, 김종서, 박상민, 고유진(플라워), 김현정, 소찬휘 등이 이름을 올렸다.
월광포차의 감성과 맞는 초대 가수들은 관객들과 한 몸이 되어 매주 토요일마다 남원의 주말밤을 '찢었'다.
조국형 남원 리플러스 사무국장은 "제94회 춘향제 기간 흥행과 호평을 동시에 받았던 월광포차의 연장 운영을 통해 남원 야간 관광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서 "금요일에 진행됐던 '별멍달멍'과 일요일에 커플과 함께 영화를 즐기는 '별별커플 달달시네마'도 상반기 큰 인기에 힘입어 하반기에도 성공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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