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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활동 침해로 숨진 교사 추모공간,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곳에 설치?"… 경기지역 교원단체들 경기교육청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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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활동 침해로 숨진 교사 추모공간,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곳에 설치?"… 경기지역 교원단체들 경기교육청 비판

교원단체들 "도교육청, 1층 정문 앞 추모공간 설치 요청에 지하공간만 고수" 반발

경기교육청 "주출입구에 설치 제안한 것" 해명

▲경기도교육청이 남부청사 1층 로비에 설치된 미디어월을 통해 교육활동 침해에 시달리다 사망한 서울 서이초·의정부 호원초 교사 등 순직교사들을 추모하는 모습. ⓒ프레시안(전승표)

교사들의 교육활동 침해 문제의 공론화에 결정적인 계기가 된 서울 서이초 교사의 사망 1주기를 앞두고 이뤄진 교원단체들의 추모주간 운영 및 추모공간 마련 요청에 대한 경기도교육청의 소극적인 태도가 도마에 올랐다.

17일 도교육청과 경기도내 교원단체 등에 따르면 최근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와 경기교사노동조합 및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 등 도내 교원단체 3곳은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1주기’를 맞아 도교육청에 추모주간의 운영을 비롯해 교육청 청사에 추모공간 마련 등을 요청했다.

이는 서이초 교사와 의정부 호원초 교사 등 악성민원과 업무과중으로 시달리다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한 교사들을 추모하고, 교사의 정당한 교육활동이 보호받을 수 있는 교육환경의 조속한 안착을 다짐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 교원단체들은 △경기도교육청 청사 내 추모공간 마련 △경기도교육청 추모주간 운영 및 학교 안내 △임태희교육감 협의회 개최 △추모제 공간 협조 등을 요청했다.

그러나 도교육청이 이 같은 교원단체들의 요청을 사실상 거부하면서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경기지역 교원단체들에 추모공간 장소로 제시한 지하 1층 출입구 앞. ⓒ프레시안(전승표)

추모공간 장소로 남부청사 1층 정문(1번 게이트) 앞을 요청한 교원단체들과 달리, 도교육청은 지하 1층 출입구(4번 게이트)를 제시했기 때문이다.

교원단체들은 추모공간의 1층 정문 앞 설치 요구 이유에 대해 어둡고 음습한 지하공간이 아닌, 밝은 공간이자 교육청의 정문이라는 상징성이 있는 공간인데다 숨진 서이초 교사가 생전에 ‘교실이 어둡고 무서워 개선해달라’고 요청했던 점 등을 들었다.

하지만 도교육청은 지난해의 경우도 지하 1층 공간에 분향소가 마련됐던 점과 교육공무직노조 등 타 단체와의 형평성을 이유로 1층에 추모공간을 설치하는 것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교원단체들은 이 같은 도교육청의 제안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서울·인천·강원·세종·대전·울산·경남·제주·광주·전남 등 10개 시도교육청에 추모공간이 마련돼 운영 중인 것과 달리, 경기교육청에는 추모공간이 마련되지 않았다.

특히 추모공간에 대한 협의 과정에서 도교육청 관계자가 "서울지역 교사의 일인데 괜히 우리(경기교육청)가 정치적으로 이용당할 수 있다. 차라리 경기교육청 소속인 호원초 교사 만을 위한 공간이면 원하는 곳에 공간을 마련해 주겠다"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이 같은 도교육청의 태도는 그동안 교사들의 교육활동 침해 문제 해결을 위해 ‘여·야·정·시도교육감 4자 협의체’ 구성을 통한 ‘교권보호 4법(유아교육법, 초·중등교육법, 교원지위법, 교육기본법 개정안)’과 ‘학교폭력예방법’의 개정을 신속히 이끌어내는데 이바지한 노력을 스스로 깎아내리는 행동으로 비춰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경기전교조가 경기도교육청 남부청사 지하 1층 출입구 앞에 임시 분향소를 설치했던 모습. ⓒ경기전교조

앞서 도교육청은 서이초 교사의 사건이 알려진 지난해에도 경기전교조가 당초 지하 1층 공간에 마련했던 임시 분향소를 1층 정문 앞으로 옮기자 철거 및 퇴거 요구와 행정대집행 계고서를 전달하며 마찰을 빚은 바 있다.

교원단체들은 "서이초 교사의 사망으로 교육활동 침해 문제가 공론화된 지 어느덧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교육현장에는 교사를 보호하는 제도가 안착되지 않은 실정"이라며 "이 같은 상황에서 그동안 교육활동 침해 문제에 대한 즉각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등 누구보다 앞장서서 교사들을 보호한다고 주장해 온 경기교육청은 정작 교사를 보호하기 위한 행동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며 이념화 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서이초 교사의 1주기 추모는 이념의 대상이거나 특정 이해 또는 요구를 위한 것이 아니다"라며 "교육현장의 변화를 통해 동일한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하나의 실천으로, 교원 3단체는 실질적인 교권 보호 효과를 거둘 수 있도록 행동하고 실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도교육청 관계자는 "서울 교사이기 때문에 추모공간 마련은 불가능하다거나 호원초 교사의 경우는 가능하다 등의 발언을 한 기억은 없다"며 "1층 정문 앞 공간은 경기도청 및 경기도의회와의 공용 공간이고, 스마트오피스로 운영되고 있는 도교육청 남부청사의 특성상 건물 내부 내 설치도 불가능한데다 다른 단체들과의 형평성으로 인해 교원단체들에만 해당 공간들을 내주기는 어려웠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교원단체들과 입장 차는 있겠지만, 교육청 직원들의 주 출입구가 1층이 아닌 지하 1층 4번 게이트인 점 등을 토대로 보다 많은 분들이 추모에 참여하실 수 있도록 지하공간에 추모공간 설치를 제안했던 것"이라며 "도교육청에서는 순직교사들의 사건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교육청 홈페이지와 교육청 청사 1층 로비에 설치된 미디어월을 통해 추모의 글을 올리는 등 추모에 동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경기전교조는 서이초 교사 사망 1주기인 오는 18일 도교육청 남부청사 1층 앞 공간에서 ‘순직교사 1주기 추모문화제’를 열고 서이초 교사와 호원초 교사 등 모든 순직교사들을 추모할 예정이다.

경기교사노조도 오는 24일 도교육청 아레나홀에서 도교육청 관계자와 국회의원 및 도의원, 현장 교사 등과 함께 ‘교사대투쟁 이후 1년, 무엇이 변했나’를 주제로 토론회를 진행한다.

▲경기교사노조가 오는 24일 개최 예정인 ‘교사대투쟁 이후 1년, 무엇이 변했나’ 토론회 포스터. ⓒ경기교사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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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표

경기인천취재본부 전승표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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