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구덕운동장 재개발 사업 계획안에 포함된 아파트 건립 반대 움직임이 심화되자 부산시에 이어 관할 지자체장도 입장문을 내고 진화에 나섰다.
공한수 부산 서구청장은 2일 입장문을 통해 "100년 가까운 세월이 흐르면서 시설 노후화로 인해 이용하는 시민들의 안전이 위협받고 있고 운영상에도 많은 어려움이 생기면서 구덕운동장 재개발은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된 지 오래됐다"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수십 년 동안 우리 구민들의 숙원인 구덕운동장 재개발을 위해, 다양한 방안들이 제기되고 논의되어 왔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었다"라며 "이런 가운데 부산시가 이번에 구덕운동장 재개발을 위해 도시재생혁신지구 사업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저는 부산시의 이번 사업이 오랜 기간 방치되다시피 한 구덕운동장 재개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라며 "우리 서구 전체의 균형 발전을 가져오는 하나의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서구 미래 발전을 책임져야 하는 구청장으로서 원칙적으로 찬성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구덕운동장 재개발과 관련해 일부 주민들이 제기하고 있는 우려와 반발은 저도 잘 알고 있고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안정적인 재정 지원 속에 추진되는 이번 사업이야말로 서구 발전을 위해서는 놓칠 수 없는 절호의 기회라고 저는 판단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공 구청장은 "이번 구덕운동장 재개발은 부산시가 추진하는 사업이기는 하지만 우리 구에서 진행되는 사업인 만큼 구민들의 의견이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반영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 구청장으로서의 당연한 생각"이라며 "구민 여러분께서도 서구의 발전이라는 대전제 하에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을 위해 지혜를 함께 모아주시기를 간곡히 당부드린다"라고 말했다.
한편 부산시는 구덕운동장 도시재생 혁신지구 공모 신청서를 이미 국토교통부에 제출했으며 신청서에 따르면 7990억원을 투입해 구덕운동장 일대 7만1577㎡ 부지에 1만5000석 규모 축구전용 구장을 비롯해 문화·생활체육시설과 상업·업무시설 등을 건립한다.
그러나 해당 부지에 800가구 규모 아파트 4개 동이 들어선다는 사실이 공개되자 인근 주민들은 "구덕운동장과 체육공원 일대의 '아파트, 오피스텔' 건설과 관련된 모든 부동산 투자 사업을 현 시간부로 즉각 철회하고 정상적인 도새재생 사업 계획이 될 수 있도록 예산부터 확보하라"며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구덕운동장 아파트 건립 반대 주민협의회'라는 단체까지 구성한 주민들은 1만7000명이 넘는 반대서명을 받아 부산시에 전달했고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시민 토론회에 이어 다른 난개발 반대 단체들과 연대 행동까지 계획하는 등 반발이 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박형준 부산시장은 지난 1일 열린 민선8기 출범 2년 기자간담회에서 "시민들을 위한 체육시설을 포함해서 문화복합시설을 더 넓히고자 하는 게 저희의 본질적인 기획이고 그 계획이 다 반영되어 있다"라며 "아파트를 500세대를 짓느냐 800세대를 짓느냐 하는 것은 앞으로 논의 과정에서 얼마든지 조율할 수 있는 문제"라고 향후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최종적인 계획안을 조율해 나갈 수 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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