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특별자치도 익산시 인화동 골목에 '솜리문화금고'가 최근 개소식을 갖고 방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1920년대 지어진 옛 익산금융조합 건물을 보수해 만든 복합 문화 공간이어서 익산의 '역사문화 정거장'으로 개소 첫날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27일 익산시에 따르면 일제강점기인 1925년 금융기관으로 건립된 익산금융조합 건물은 해방 이후 1957년부터 등기소로, 1969년부터는 전북은행 이리지점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지금도 중앙 현관 출입문에는 옛 전북은행 로고가 남아있다.
100년 된 건물의 외관은 묵은 때를 벗고 밝은 옥색으로 새 옷을 입었다. 실내는 건축 당시 유행했던 근대 건축의 전형적 모습과 현대 과학기술이 어우러진 매력적인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금융'을 주제로 만들어진 공간인 만큼 내부 체험 스탬프 투어 용지는 통장이다. 관람객은 통장 형태의 스탬프 투어 종이를 입장할 때 챙긴 뒤 가지고 다니다 체험 구역마다 비치된 도장을 찍으면 된다.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쉽게 금융에 대해 간단히 공부해 볼 수 있는 공간과 추억에 잠겨볼 수 있는 전시도 있어 가족 단위 관광객의 큰 호응을 얻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솜리문화금고는 옛 금융기관 건물이 간직한 역사성을 적극 활용했다. 상시전시실과 체험 공간에는 △금융미디어 창구 △시간이 보관된 금고 △MR체험(매직월) △열리지 않는 금고 △고지도 속 익산 시간여행 등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매직월에서는 숫자와 그림 자석을 떼었다 붙였다 하며 벽의 화면을 조작해 화폐에 대해 알아본다. 신사임당과 세종대왕, 율곡 이이, 퇴계 이황 등 우리나라 지폐에 등장하는 위인과 유물을 통해 화폐 속 이야기를 깊게 살펴볼 수 있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즉석에서 사진을 찍고 내 얼굴이 찍힌 백 원짜리 지폐를 인쇄해보는 나만의 지폐 만들기 체험을 통해 특별한 추억을 저장해 볼 수도 있다. 과거 조합 직원 숙직실로 쓰이던 공간은 홀로그램 체험 공간으로 변모했다.
또한 솜리문화금고는 익산금융조합 건물뿐 아니라 그 옆에 있던 협립양산 현대식 건물까지 일체형으로 재구성해 공간을 확장했다.
확장된 공간 2층에서는 내년 5월까지 진행되는 기획전시 '솜리 그리고 인화'를 즐길 수 있다. 전시에는 100년 전 익산금융조합이 오늘날 솜리문화금고로 바뀌는 동안 조금씩 모습을 바꿔가며 자리를 지켜온 인화동 골목의 역사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솜리문화금고는 실제 이곳에 살았던 주민들의 참여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집에서 보관하고 있던 옛날 돈이나 통장, 월급 명세서, 자라며 듣고 본 경험 등을 아낌없이 제공했다. 이에 인화동 주민들의 이야기를 기반으로 만든 그림 영상과 책도 전시돼 있다.
오래된 카메라와 타자기, 까까머리 학생들이 교복을 입고 찍은 흑백 졸업 앨범 등 세월의 흔적이 묻은 물품 전시도 함께 이뤄지고 있다. 인화동 시가지가 호황을 누리던 시기의 모습을 미니어처로 만들어 둔 모형을 보며 그 시절을 상상해볼 수 있다.
정헌율 익산시장은 "솜리 근대역사문화공간은 인화동의 황금기를 추억하는 곳"이라며 "오랜 시간을 간직한 솜리문화금고가 근대와 현대를 잇는 역사문화의 정거장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관심을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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