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한국의 농업 생산성이 낮다'는 한국은행 지적을 반박했다.
19일 송 장관은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한은이) 농업분야 전문가가 아니고 물가를 중심으로 봤기 때문에 복잡다기한 농업 분야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못한 것이 있다"며 "(그로 인해) 혼란을 야기할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한은은 지난 18일 BOK이슈노트 '우리나라 물가수준의 특징 및 시사점' 자료에서 국내 농산물 가격이 비싼 원인으로 농업 생산성 저하를 꼽았다. 인구당 경작지가 매우 작고 영농규모도 영세해 농업 부문 노동생산성이 OECD 회원국에서 27위에 머무를 정도로 하위권이라는 게 한은의 지적이었다.
한은은 이 보고서에서 한국 물가 수준을 설명하는 자료로 영국 경제 분석기관인EIU(Economist Intelligence Unit) 통계를 이용했다. EIU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3개국 주요 도시의 물가 수준을 비교했다.
이에 관해 송 장관은 "EIU (조사)로는 우리나라의 물가가 과대추정될 수 있다"며 "우리나라 국내총생산(GDP)의 53%가 서울(수도권)에 집중돼, (도시 물가 수준을 비교하면 실제보다) 굉장히 수준이 높게 나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송 장관은 "농식품은 55개 품목 조사를 했는데, (예를 들어) 사과는 두 개를 뽑고 평균을 내 비교하는 식이다. 여기에 많은 허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각국마다 엥겔계수, 소득수준 등 여러 여건이 다른데 이걸 '퉁치고' 동일선상에서 비교했기 때문"이라고도 송 장관은 말했다.
송 장관은 한국 농업 생산성에 관해서도 오해가 있다고 밝혔다.
송 장관은 "데이터가 맞는다 해도 보고서에 동의가 어렵다"며 "(한국 농업은) 고령농이 많기에 생산성이 굉장히 낮게 나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만큼 토지 생산성이 높은 나라가 없다"고 강조했다.
송 장관은 또 "보통 경제학자들은 총요소 생산성을 쓰는데, 기술, 자본, 토지, 노동 등을 다 통합한 생산성으로 비교해야 한다"며 "농지 대비 영세농가가 많아서 생산성이 낮다는 건 굉장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송 장관은 한국의 농산물 개방도가 낮아 물가가 높다는 한은 지적 역시 반박했다.
그는 "(한은 보고서에 나온) 개방도는 그냥 수입량인데, 보통은 GDP 중 교역량 같은 자료를 개방도로 본다"며 "이걸 고려하면 오히려 우리는 개방도가 너무 높아서 문제"라고 강조했다.
송 장관은 이어 "(개방도가 높더라도 한국은) 시장이 세분화돼 있어 단순히 수입이 많다고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다"며 "다만 그럼에도 정부는 글로벌 공급망 확보 차원에서 그 부분에 동의하고 (시장 개방을) 다각도로 준비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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