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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종 태백시당구연맹회장 “당구는 매력과 품성을 기르는 훌륭한 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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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종 태백시당구연맹회장 “당구는 매력과 품성을 기르는 훌륭한 스포츠”

“지역화합과 청소년 선교목회에 당구가 최고”

3만 8200명에 불과한 태백시가 그보다 10배 가까운 원주, 7.5배나 많은 춘천을 압도하는 당구실력을 갖고 있다면 누가 수긍할 수 있을까.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연속 강원특별자치도민체육대회에서 금메달 5개가 걸린 당구종목의 금메달을 싹쓸이 한 태백시 당구선수단은 올해 제59회 대회에서는 금메달 3개, 동메달 1개로 약간 부진했지만 종합 우승을 놓치지는 않았다.(1부 리그)

▲당구를 통해 새로운 인생을 배웠다는 권오종 회장은 청년당구선교 신문 칼럼에 감동해 당구의 세계에 빠져들었다고 밝혔다. ⓒ프레시안

이처럼 ‘기적’같은 태백시의 4년 연속 당구종목 종합우승에는 권오종(64) 태백시당구연맹회장의 8년에 걸친 당구사랑 때문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

권오종 회장은 당구 입문과정을 거쳐 당구에 매료된 뒤 ‘당구전도사’겸 ‘당구선교목회’에 빠진 것은 청년당구선교를 처음 개척한 한 원로 목사 때문이다.

권 회장은 “지난 2013년께 강원관광대학교에서 관광경영학을 공부하던 당시 어린 학생들과 어울리며 당구를 자연스럽게 접했다”며 “이후 청년당구선교를 하는 목사님의 칼럼에 감동받아 당구를 본격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그는 “당구는 집중력과 손기술이 많이 들어가는 진정한 의미의 멘탈 스포츠”라며 “특히 당구는 신사적인 경기를 하는 종목이라 모두 매너가 뛰어나고 건강에도 좋아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다”고 예찬했다.

또한 “당구의 매력에 빠진 뒤 당구인맥을 구축하고 당구를 좀 더 배우기 위해 전국대회에 열심히 참가하고 교분도 쌓았다”며 “이러한 과정에서 동호인들이 태백당구연맹 설립 필요성이 제기됐고 이듬해 당구연맹을 만든 것”이라고 부연했다.

태백시당구연맹이 설립되기 전, 지역 당구장은 ‘깍두기 머리’스타일의 청년들이 내기 당구나, 도박판을 펼치고 중국집에서 짜장면을 시켜 술이나 먹는 분위기가 팽배했고 당구실력은 도내 최하위였다.

▲당구를 통해 집중력과 인내를 배우고 있다는 권오종 태백시강구연맹회장이 쓰리큐션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의 당구실력은 거의 프로 수준에 가깝다. ⓒ프레시안

권 회장은 “2016년 1월 당구연맹을 만들었지만 실력을 갖춘 선수는 전무했고 당구장은 술과 담배, 도박에 찌든 이미지가 강했다”며 “당구가 청소년들에게 건전한 스포츠로 취미활동과 레저생활을 하는 곳이라는 이미지를 만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러면서 권 회장은 뜻을 같이 하는 동호인들과 당구장 분위기와 이미지 개선에 나섰고 때마침 당구가 강원도민체육대회 시범종목에 이어 정식종목으로 채택(2021년)돼 선수층을 넓혀 나갔다.

또한 강원랜드 직원 가운데 당구실력이 뛰어난 동호인들이 많은 점도 태백지역 당구동호인들의 실력이 향상되는데 일조했고 당구장들도 최고 수준의 당구대를 경쟁적으로 설치한 점도 긍정 요인으로 꼽았다.

이후 코로나 팬데믹이 덮치며 막 자리를 잡기 시작하던 태백당구연맹에도 집합금지로 어려움이 찾아왔지만 동호회원들이 의기투합하면서 실력을 꾸준히 연마해 2021년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권 회장은 “인구와 선수층이 상대가 안 되는 태백에서 막강한 원주나 춘천, 강릉을 제치고 2021년부터 3년간 당구 전체 금메달을 석권한 것에 도내 당구계가 이변으로 받아 들였다”며 “태백당구문화의 승리”라고 강조했다.

강원도민체육대회 당구종목은 ▲남자 개인 원쿠션 ▲남자 개인 쓰리쿠션 ▲남자 개인 포켓볼 ▲여자 개인 포켓볼 ▲남녀 혼합 포켓볼 등 5개 금메달이 걸려있다.

그는 태백지역 당구동호인들의 실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당구인력 저변확대 ▲청년당구목회 ▲건전한 당구문화 확산 등에 주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역당구발전을 위해 강원도당구연맹 부회장과 태백시체육회 부회장을 자원해 맡았다”며 “전국의 유명 선수들을 초청해 동호인들과 교류시합을 했고 전국대회도 여러 차례 유치했다”고 말했다.

또한 “8년 전 교회장로가 당구연맹회장을 하자 일부에서는 이상한 장로라는 눈으로 보기도 했지만 아랑곳 않고 선한 영향력 행사에 앞장섰다”며 “당구선교를 통해 청소년들이 체육활동으로 몸과 마음이 건강해지고 빛과 소금 역할을 하는데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아울러 그는 “지도자로서 어려운 이웃을 도와주고 힘든 사람들을 이끌어 주는 것이 교회 장로의 역할이라는 생각”이라며 “초창기 선수층이 얇았지만 이제는 최고 기량의 선수들이 30여 명에 달할 정도”라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스포츠재단 갈등을 안타깝게 생각하며 조속한 봉합을 기대하고 있다.

권 회장은 “민간주도 체육회가 정착되는 상황에서 지난해부터 스포츠재단 갈등으로 관선시대로 회귀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며 “폐광과 폐교 등 협치와 상생이 시급한 마당에 체육회와 함께 공존하면서 지역발전을 위해 태백시는 조속히 정치와 체육을 분리하기를 간곡히 당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권 회장은 태백시 상장동 황지남부교회 장로로 목회활동을 하고 있으며 지난 1987년 황지자유시장에 ‘태백식육점’을 창업해 39년째 운영하다가 지난 2019년 중소벤처기업부로부터 ‘100년 가게’로 선정되었다.

그는 “질 좋은 태백한우를 착한 가격에 판매하자는 경영철학으로 32년간 성실하게 정육점을 운영해 온 덕분에 100년 가게로 선정되는 영광을 안게 되었다”고 말했다.

▲지난 8년간 권오종 회장이 태백지역 당구발전을 위해 헌신해온 덕분에 태백시 당구선수단은 도내 최고 실력을 갖추게 되었다. ⓒ프레시안

특히 권 회장은 오랜 세월 태백에서 광부로 근무한 부친은 진폐증으로 그가 4세 때(1964년) 세상을 떠났으나 보상제도가 마련되지 못해 가족들은 보상금을 단 한 푼도 받지 못했다.

이후 홀어머니 아래서 성장한 뒤 건강한 몸으로 군에서 전역과 동시에 어머니가 갑자기 숨지면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기를 만나게 된다.

권 회장은 “아무 것도 모르던 나이에 부친이 진폐로 돌아가시고 군대를 마치자마자 어머니까지 세상을 뜨면서 충격과 외로움에 무척이나 힘들었다”며 “다행히 교회에 나가 마음의 안정을 찾는 과정에서 부인을 만나 가정을 꾸렸으니 교회가 나의 안식처”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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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춘봉

강원취재본부 홍춘봉 기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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