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시·도민들의 부정적 여론에 멈췄던 부산·경남 행정통합 추진이 다시 급물살을 타고 있다.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17일 오전 부산시청 7층 영상회의실에서 양 시도의 미래 도약과 상생발전을 위한 '부산시-경상남도 공동합의문'을 채택했다.
양 시도는 이번 공동합의문을 통해 행정통합 추진 절차와 체계 마련 등 3가지 사항에 대해 협력하기로 했다.
먼저 행정통합 추진에 시·도민 공감대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통합 지자체가 실질적인 권한과 재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특별법 제정, 시민 공론화 등 필요한 절차를 마련하기로 했다.
행정통합안의 경우 부산과 경남 연구원에서 진행 중인 용역을 통해 오는 9월까지 마련하고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를 발족해 민간 주도의 공론화를 진행한다. 내년 상반기에는 여론조사를 다시 실시해 시·도민 의사를 확인하기로 했다.
또한 양 시도는 남부권 핵심 성장거점으로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미래 도약을 견인하고 신성장산업 육성, 인재 양성, 맑은 물 공급, 낙동강 녹조 대응과 수질개선, 물류와 광역교통 개선 등에 상호 협조하기로 했다.
부산·경남 행정통합은 지난 2022년 말 부산·울산·경남 특별연합(초광역 특별지방자치단체)이 무산된 후 박 지사가 제안하고 박 시장이 수용하면서 논의되기 시작했으나 2023년 부산과 경남이 실시한 행정통합 관련 여론조사에서는 찬성 35.6%, 반대 45.6%, 잘모름 18.8% 등 부정적인 평가가 높게 나타난 바 있다.
그러나 최근 대구시와 경북도가 2026년 7월 통합자치단체 출범에 합의하는 등 전국 지자체 간 통합논의가 이어지자 부산·경남 행정통합 논의도 다시 수면위로 급부상했다.
이날 공동합의문 채택 후 이어진 질의응답에서 양 시도는 행정통합 추진에 전제 조건으로 시도민의 동의를 우선적으로 꼽았으며 단순한 통합이 아닌 연방제 정부에 준하는 권한 이양을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박완수 지사는 "민선 8기 이후 행정통합에 대해 논의하고 지역별 토론회, 시민도민 여론조사를 했었다. 시도민들의 인식이나 찬성 부분이 약했기에 좀 더 시간을 가지고 충분한 논의와 통합 대안을 제시해 의견을 다시 묻고자 부산, 경남 연구원이 공동으로 논의하고 있다"라며 "올해 하반기에 안이 나올 것이고 시도민 의견을 물어서 다시 통합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형준 시장은 "부산·경남 통합은 형식적 통합이 아니라 연방제에 준하는 권한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진행되지 않으면 실제 통합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라며 "그런만큼 특별법과 중앙정부의 지원을 끌어내는 일을 동시에 진행되도록 할 것이다. 오늘 공동합의를 기반으로 통합에 대해 논의 속도를 한층 더 붙이고 시도민과 함께하는 행정통합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전했다.
전체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