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12일 오전 8시26분49초 전북 부안군 남남서쪽 4㎞ 지점에서 규모 4.8 지진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진은 올해 한반도와 주변 해역에서 발생한 제주 서귀포(규모 3.8)와 익산(2.0) 등을 넘어서는 가장 큰 규모였다.
첫 지진 발생 이후 기상청 재난문자(CBS)가 오전 8시26분에 전 국민에게 송출됐고 곧바로 전주시와 산림청, 기상청 등의 문자 발송이 이어졌다.
전북자치도청의 경우 오전에는 재난 문자를 발송하지 않았지만 오후 1시55분에 여진 주의 문자를 내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해 "전북자치도는 왜 즉시 재난 문자를 발송하지 않았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전북자치도청의 속사정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통상 재난문자는 도청 재난대책본부 상황실에서 발송하는데 '행안부 재난문자 방송기준과 운영규정'을 따른다.
도청 상황실은 행안부의 '재난문자 방송기준 및 운영규정' 제9조15호에 '호우나 지진, 지진해일, 화산 등 재난이 발생할 경우 기상청장이 별도로 정하여 운영하도록 한다'고 명시돼 있어 기상청이 발송한 재난문자와 중복되는 점을 고려해 발송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재난문자의 중복 발송은 찬반 논란의 여지가 남아 있다.
전북도청에서 퇴직한 K씨(65)는 "기상청이 일괄적으로 재난 문자를 발송한다. 광역이나 기초단체가 별도의 문자를 발송할 경우 되레 불안심리를 심화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말했다.
과거 재난 발생시 20분 안에 4곳에서 재난 문자를 발송하자 "왜 중복 발송으로 불안하게 만드느냐"는 시민들의 불평과 항의가 있었다는 부연설명이다.
전직 공직자 S씨는 "중앙부처도 중복 문자를 보내지 말라는 방침인 것으로 안다"며 "중복 발송은 오히려 지자체 내부 평가에서 패널티를 먹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고 말했다.
하지만 재난 대응은 지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과도할 정도로 심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기상청이 재난 문자를 보냈다 해도 광역단체에서 재차 강조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전북도청의 한 관계자는 "광역단체가 재난 문자를 안 보내면 안 보낸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보내면 중복발송이라는 지적이 나온다"며 "경우에 따라선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난감할 때도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도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문제인 만큼 규정이나 앞으로는 법을 떠나서 즉시 재난 문자를 보낼 방침"이라며 "지역민들이 이 점을 이해해 주시길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전북자치도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현재 전북의 지진 피해는 부안 114건과 정읍 17건 등 총 140건으로 집계됐다. 창고 벽체 균열이나 유리창 파손, 화장실 타일 파손, 담장 기울어짐, 지하주차장 바닥 들뜸 등의 피해가 접수된 실정이다.
전북자치도 재해대책본부는 이번 지진과 관련해 도청 30명과 시군 80명 등 110명이 비상근무에 들어갔다.
아울러 대책회의와 합동점검 등 재난대책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여진의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유감 신고 및 피해현황 확인, 소관 부서별 지진피해 모니터링과 지진피해 원인조사단 실시 등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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