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에 욱일기 게양한 입주민...비판 여론에 결국 철거했다

경찰·지자체, 옥외물광고법 위반 여부 검토...해당 주민 현관문 앞에는 비난글 도배도

순국 선열의 희생을 기리는 현충일날 부산의 한 아파트에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가 내걸려 시민들의 공분을 사고있다.

6일 부산 수영구에 소재한 주상복합 아파트에 오전부터 욱일기가 걸렸다며 인터넷 커뮤니티 중심으로 사진이 빠르게 확산됐다.

이로 인해 시민들의 항의 전화가 잇따랐고 아파트 측에선 물리적으로 제제할 방법이 없다며 난감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중순에도 욱일기를 내건 입주민은 여러 차례 일장기를 걸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논란이 계속되자 해당 아파트 입주민은 전날밤 욱일기를 뒤늦게 철거했다. 현재는 두개의 욱일기 사이에 걸려 있던 '민관합동 사기극'이라고 적힌 현수막만 붙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민 현관문 앞에는 오물이 투척됐고 '나잇값 못한다, 토착외구XX'라는 비난 글의 문구도 붙었다. 이 입주민은 자신의 직업이 의사임을 밝히며 아파트 터일부에 포함된 국유지 문제를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이를 해결하지 않으면 제헌절, 광복절에도 욱일기를 걸겠다고 밝혔다.

일장기, 욱일기를 내거는 행위에 대한 처벌법을 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자신의 SNS에 "이건 선을 제대로 넘었다"며 "이럴 때일수록 비난과 분노만 할 것이 아니라 이번 일들을 계기 삼아 강력한 처벌법을 만들어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과 지자체는 옥외물광고법 위반 여부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 욱일기가 게양된 아파트.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