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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개원, 초반에 쏟아진 '1호 법안'들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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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개원, 초반에 쏟아진 '1호 법안'들 보니…

[국회 다니는 변호사] 법안 1호 경쟁, 여야 대결? 민생법안 경쟁?

안녕하세요, 독자 여러분. 22대 국회가 드디어 열렸습니다. 국회의 한 회기가 끝날 무렵에는 법안 발의가 뜸합니다. 총선으로 어수선하기 때문이죠. 또한 법안 심의도 잘 안 됩니다. 당선되신 분들은 당선되신 대로 지역구 당선인사로 바쁘고, 낙선하신 분은 낙선하신 대로 의욕이 떨어지신 탓이지요.

이런 탓에 '국회 다니는 변호사'도 선거기간 및 6월까지 법안을 다루지는 않았습니다. 대신 각 당의 1호 영입인재로 선거를 치른 민주당의 박지혜 의원(인터뷰 당시 후보), 국민의힘 이수정 경기대 교수, 민주당의 비례대표 3번 초등학교 선생님 출신인 백승아 의원(후보)과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22대 국회는 21대와 동일하게 여소야대로 시작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합당해 175석을, 신생정당 조국혁신당이 12석을 차지하였으나, 국민의힘은 108석밖에 얻지 못했죠. 범야권이 주도하는 의제들은 상대적으로 처리가 용이할 것이나, 범여권이 추진하는 의제는 여러모로 난관에 부딪힐 것이라는 것을 경험적으로 알 수 있습니다.

각 당의 의원들의 구성도 새롭게 바뀌었습니다. 총선의 경쟁을 뚫고 국회의원이 된 분들은 어쨌든 존경할 만합니다. 국민들은 국회가 일을 하지 않는다는 인식이 보편적이지만, 국회의원들이 당선에 이르기까지 공천을 받는 과정, 치열한 선거과정에서의 노력들 하나하나만은 경탄할 만합니다. 각종 지역구의 행사와 지역구민들의 여러 요구들을 어떻게 주말·주일도 없이 소화해 내는지 모르겠습니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으라는 명언처럼, 22대 국회에서도 다양한 입법 발의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각 당에서도 모두 1호 법안을 선정해서 내고 있지요. 1호 법안의 의미는 일종의 그 당의 '브랜드'라고 할까, 당이 지향하는 가치를 내보이는 것이죠.

의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과거 의원실에서는 첫 개원일인 5. 30. 하루 전날인 5.29. 밤에 국회 의안과에 줄을 서는 풍경도 있었습니다. 누가 첫 발의를 내는지도 큰 뉴스거리이기 때문이죠.

이번 22대 국회 1호법안은 무엇일까요? 2200001번은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서미화 의원의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이 차지하게 되었네요. 소위 장애인들을 비롯한 교통약자들의 이동권을 주로 다룬 법안입니다.

각 당에서는 어떠한 법안을 1호 법안으로 냈을까요? 우선 1당인 민주당의 경우는 '2024년 민생위기 극복을 위한 특별조치법안(이재명 의원 대표발의)'과 '순직해병 수사방해 및 사건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법률안(소위 채상병특검법, 박찬대의원 대표발의)'을 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도 잘 아시겠지만, 채상병특검법안 법안은 지난 21대 국회 회기 마지막 가결법안이기도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국회에 재의요구되었으나, 부결처리됐지요.

전자의 경우는 이재명 대표의 핵심공약사항입니다. 전국민 1인당 25∼35만 원을 지역사랑상품권으로 지급하자는 내용이지요. 소위 '처분적 법률(행정부의 집행권한을 배제하고 입법부가 직접적인 처분을 명한다는 법률용어)'논란이 있고 정부·여당에서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지요. 민주당의 1호법안은 일종의 '윤석열 정부와의 대결'을 염두에 두고 발의된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국민의힘은 어떨까요. 소위 5대 분야 패키지법안을 1호 당론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5대 분야의 31개 법안'을 발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금융감독원장도 공언하고 있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문제, 부총리급 저출생대응기획부 신설, 늘봄학교 전면확대 시행, 중대재해처벌법 50인 미만 사업장 유예기간 연장, 단말기유통법 폐지, 원전사업 지원 특별법, 국가기간 전력망 설비 확충 특별법, 지역의료 격차해소 특별법 등 보수정당 고유의 색채가 강한 법안들이지요.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정부·여당의 반발이나 대통령의 거부권행사를 전제로 민주당의 1호 법안도 모두 처리가 쉽지 않다는 점이고, 또한 정부·여당의 1호 법안 역시 다수당인 민주당의 반대가 충분히 예상되기 때문에 역시 처리가 쉽지 않다는 점입니다. 아무래도 1호법안은 모두 처리가 쉽지 않지만, 각당이 서로의 선명성 경쟁 내지는 대결을 위해 염두에 둔 법안인 것 같아 보입니다.

조국혁신당의 경우는 지지층을 의식한 탓인지 아예 1호 법안으로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의 검사·장관 재직시 비위의혹 및 자녀 논문대필 등 가족의 비위 의혹 등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박은정의원 대표발의)'을 발의했습니다.

진보성향 범야권의 1호 법안이 '채상병특검법', '한동훈특검법'인 것을 보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치열한 논쟁과 대결구도의 장이 될 것임을 짐작할 수 있겠습니다.

이와 별개로 의원들의 대표상품인 1호법안도 다양하게 발의되고 있습니다. 몇 가지 의미있는 법안들을 살펴볼까요?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은 제22대 국회 1호법안으로 '초저출생 극복 패키지법(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으로 육아휴직기간도 최대 3년까지 늘리고, 육아휴직 대상에 남성배우자를 포함하는 법을 발의했군요.

학교급식 노동자들의 집단 폐암발병과 산업재해 사고를 방지하겠다고 진보당 정혜경 국회의원이 낸 '학교급식법',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도 눈에 띄입니다.

또 대전 유성지역에 기반을 둔 더불어민주당의 황정아 의원은 국가 총예산의 5%이상을 R&D에 배정하도록 하는 국가재정법, 과학기술기본법을 냈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지난해 과학기술 R&D예산삭감에 대응하는 법안의 성격을 갖고 있는 것이지요.

모든 입법안은 입법안 고유의 의미를 갖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의원의 색채와 향기를 말하지요. 그만큼 법안발의는 중요합니다. 국회의원의 실력은 곧 입법안의 발의를 통한 의제화, 그리고 그 의제의 성공에 달려있는 것이죠.

22대 국회는 법안으로 승부하고, 법안으로 좋은 평가를 받는 국회의원들이 많아지길 희망합니다. '국회 다니는 변호사'도 국회의원들의 의정활동을 응원하고, 사회적으로 의미있는 법안들을 더 많이 소개하는데 게을리하지 않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서미화 당선인이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교통약자 이동권 보장을 위한 법률안(교통약자법 개정안)'을 '22대 국회 1호 법안'으로 접수하기 위해 22대 국회 시작일 하루 전부터 의안과 앞을 지키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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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웅

박지웅 변호사는 현재 법무법인(유) 율촌의 변호사로 재직중입니다. 국회의원 비서관, 국회교섭단체 정책연구위원, 기획재정부 장관정책보좌관, 대통령비서실 정무수석실 행정관을 역임하며 국회 입법의 바람직한 방향에 대해 연구하며 오랫동안 여러 입법 경험을 쌓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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